그래서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_ 동상이몽
*이 작품의 모든 글은 해당 영화의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문 대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통용되는 번역을 존중하되
독자적 영화 해석에 따른 필요로 인해 필자 본인이 되도록 직접 번역합니다.
*조금 더 원활한 설명을 위해 때론 직역하거나
원래 대사의 의미를 차용했음을 감안해주세요*
*작품 제목과 작품에 나오는 대사, 작품 속 고유명사에는 작은따옴표를 달았습니다*
***해석은 얼마든지 바뀝니다.
고로, 절대적이고 완벽한 해석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 중점적으로 다룰 영화
영화 ‘라라랜드’ La La Land : 영화관 _ 3차 관람, TV 채널 _ N차 관람, 시나리오 1번 염독
- 영화를 이해하기까지 걸린 시간 : 약 4년
- 글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 : 문서화 _ 3시간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등장인물들은 사람으로서 사랑을 얘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예술가로서 동질감을 주고받은 적은 있었어도. 관객은 그저 이 둘이 키스를 나눠서 이 영화가 사랑 이야기라 착각한 것뿐이다. 그럼에도 관객은 그 어떤 영화보다 이 영화에서 유독 사랑을 절감하리라. 그건 이 영화가 사랑에 관해 질문하기 때문이다.
미아(Mia)는 두 번 떠났다. 그런데 두 번 다 세바스찬(Sebastian)이 원인으로 작용했을지언정 동기와 목적은 아니다. 미아가 떠난 동기와 목적은 언제나 꿈이었다. 미아가 세바스찬을 첫 번째로 떠났을 때, 미안하다 달려온 세바스찬은 너무 늦었다. 미아의 모든 것을 건 연극은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처량하게 막을 내렸고, 미아는 모든 것을 걸었기에 더더욱 처참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미아가 뒤늦게 부랴부랴 온 세바스찬을 원망하는 건 당연하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옆에 있어야 했다. 그게 사랑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외롭게 하지 않는 것. 하지만 세바스찬은 미아의 연극을 보러 간 대신 본인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미아는 세바스찬의 콘서트에 참석했는데 말이다. 이미 약속된 일정인데 펑크를 낼 순 없지 않겠냐며 누군가는 항변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공연이나 콘서트가 아니라 세바스찬의 마음에도 없는 커리어를 위한 사진 촬영이었다. 세바스찬의 꿈은 자신과 잘 맞지 않은 음악과 밴드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전통 재즈바를 여는 것 아니었던가. 심지어 이를 미아가 세바스찬에게 일깨워줬을 때 그는 당황해 역정을 냈을 뿐이었다. 또한 미아가 홀로 고군분투하며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바스찬이 그녀에게 격려성 통화를 하는 장면은 영화에 없다. 세바스찬이 미아에게 전화를 걸어 힘내라고 말했을 수도 있겠지만 영화가 그런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은 미아가 영화계 관계자에게 연극과 관련한 이메일을 보내고 난 뒤 지친 듯 세바스찬에게 전화하는 장면이다. 세바스찬이 미아 몰래 차린 저녁 식사도 처음엔 오직 그녀를 응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녀에게 리허설은 다른 장소에서 해도 되지 않겠냐며 본인의 투어에 함께할 것을 제안하기 위한 아주 무례한 자리였을 뿐이다. 세바스찬의 제의는 단순히 악의 없는 생각이었음을 뛰어넘어 미아에겐 상처였을 것이다. 배우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건 배우가 꿈인 여자친구를 둔 남자친구로서의 행동이라 납득될 수 있나? 사려 깊지 않은 발언과 지각 사태는 결국 세바스찬이 미아보다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꿈을 더 사랑함을 증명한다. 물론 미아와 세바스찬이 함께 보낸 시간과 그들의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거짓은 아니다. 상대방의 꿈에 추진력을 달아준 미아와 세바스찬은 서로에게 더없이 영감적이고 자극적이었다. 다만, 미아와 세바스찬 둘 다 서로보다 각자의 꿈을 조금 더 사랑했다. 세바스찬이 엉뚱한 길을 걸을 정도로 본인의 꿈이 간절했듯, 미아도 세바스찬의 투어에 동행하지 않았던 것이고, 연극이 실패로 끝난 뒤에 세바스찬의 품에 안겨 우는 대신 고향으로 떠난 것이다. 그럼, 오디션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 미아의 집 앞까지 찾아온 세바스찬의 행실이 참사랑이 아니면 뭐냐고? 꿈이냐 연인이냐 고민하기 전 느꼈던 연인에 대한 사랑이 남긴 기억과 세바스찬 본인의 꿈을 상기시켜준 것에 대한 보답에 가깝다. 그러니 미아가 영화를 위해서 파리로 향해야 한다 말하자 세바스찬은 별다른 고민없이 LA에 남기를 선택한다. 재즈바를 여는 꿈을 추진하기로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다. 본인의 꿈보다 미아를 더 사랑했으면 같이 파리로 갔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 대한 연인으로서, 또 꿈을 위한 파트너로서 역할이 끝나자 둘은 자연스레 헤어진다. 미아는 그렇게 두 번째로 세바스찬을 떠난다.
미아와 세바스찬이 훗날 우연히 만났을 때 미아는 유명한 배우가 되어 있었고 세바스찬은 재즈바를 운영하고 있었다. 재회의 다음 장면으로 영화는 하나의 상상을 펼친다. 그 속에서 세바스찬은 미아의 연극을 놓치지 않았다. 덕분에 우린 확실하게 깨닫는다, 우리가 꿈이 아닌 서로를 사랑하기로 선택했다면 지금 세바스찬은 재즈바를 운영하고 있지 않았을 거라고. 미아가 세바스찬을 떠났기에 그도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질문한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연인을 사랑할 것인가, 내가 바라는 현실을 실현할 꿈을 사랑할 것인가? 미아와 세바스찬은 꿈을 조금 더 사랑했고 선택한 결과, 그 꿈은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이젠 사랑할 꿈이 없다.
그럼에도 우린 다시 사랑을 한다. 왜냐하면 어떤 존재를 알아차리는 순간 온 일생과 마음을 다 바쳐 사랑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는 지칠 때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찾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글쓴이의 코멘터리
사랑의 자리는 왜 하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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