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가 왜 헤어졌을까 _ 두려움
*이 작품의 모든 글은 해당 영화의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문 대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통용되는 번역을 존중하되
독자적 영화 해석에 따른 필요로 인해 필자 본인이 되도록 직접 번역합니다.
*조금 더 원활한 설명을 위해 때론 직역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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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제목과 작품에 나오는 대사, 작품 속 고유명사에는 작은따옴표를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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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절대적이고 완벽한 해석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 그래서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_ 두려움
- 중점적으로 다룰 영화
영화 ‘연인’ The Lover : 넷플릭스 _ 1차례 관람
- 글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 : 약 2주
사랑을 그토록 찾아 헤매는 우리건만 사랑이 와도 왜 사랑을 잡지 않는 걸까.
어쩌면 시작은 호기심과 쾌락의 충족이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애써 부정하기 쉬웠고, 그 핑계로 빠져들었다. 극렬히 몸을 내던져도 빠져들 사랑은 없다고 설득했다. 서로에 대한 탐색은 가히 외면적이었다. 입에 올리는 말은 마음에 없었다. 관계는 점차 서로 마찰될수록 멍들고 무르는 과육과 같은 양상을 띠었다. 탐스러운 껍질이 벗겨지고 난 뒤 확인한 것은 아름답지도 않고 처량한 체면이었다.
가진 건 그저 알량한 자존심밖에 없었다. 이걸 버리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당신의 사랑을 바라지도 못하지만, 이것마저 버린다면 당신을 잠깐이라도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사랑하려면 포기해야 할 이 특권이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 나의 전부였다. 그러니 나는 당신을 사랑해도 이 사랑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아니, 인정해서는 안 된다. 이 우월감이 결국은 껍데기에 관한 것임을 모르는 건 아니나, 우리의 만남은 처음부터 어차피 가시적이고 물질적이었잖아. 나의 마음에 이렇게 사랑이 있어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건 온통 한계였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자체만으로도 두려움의 실체가 까발려졌다. 화려한 가죽과 허물을 벗기면 내가 실은 별것 아닌 사람이라는 것, 실상이 드러나도 여전히 당신이 나를 사랑해줄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나는 너무도 두려웠다.
곁을 떠나 서로를 더는 만질 수 없게 되자 깨달았다. 내가 만진 건 사랑의 피부이고, 내가 느낀 건 사랑의 촉감이었다. 표면적이었던 우리의 관계는 실로 육화(肉化)된 사랑이었다. 사랑은 노정(露呈)되는 것이었다. 우린 그렇게 사랑의 윤곽을 완성했는데, 그 속을 우리의 모습으로 채우지 못했다. 이제 와서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고 싶어도 당신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당신이 닿지 않는다. 당신을 잃고 나니 비로소 사랑이 보였지만 배는 이미 떠났다.
그렇게 우린 사랑을 다시 못 하게 된다. 왜냐하면 우린 헤어졌어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한 명이니, 나의 사랑도 단 하나다.
글쓴이의 코멘터리
'그래서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질문했지만 아무래도 답은 '그래서 우리가 왜 헤어졌을까'
나도 모르게 그렇게 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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