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선생님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 열셋

4-13

by 전해리

선생님,

제가 드뷔시와 쇼팽의 곡을 연주하고 감상하기를

유독 좋아하다 보니,

부족하지만 저만의 관점이 생겼어요.

제가 느끼기론, 쇼팽은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수트 같고,

드뷔시는 사랑스러움과 강인함을 뿜어내는 드레스 같아요.

브랜드로 비유하자면, 쇼팽은 다니엘 리의 보테가 베네타나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 같고, 드뷔시는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디올이나 사라 버튼의 알렉산더 맥퀸 같아요.

쇼팽은 형식을 존중하되 단순함의 힘을 믿는 것처럼 보이고

드뷔시는 꼭 모네처럼 어떠한 형상에서 얻은 심상을

부드럽게 반영하는 듯해요.

또, 쇼팽이 아름답지만 기능적인 건축물 같다면,

드뷔시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역동적인 자연이에요.

나만의 취향에 관점까지 생기니

사랑하기가 더 수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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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만큼 이로운 글

언제까지고

당신을 맞이합니다


<둥글게 둥글게>

- 원체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오

- 마지막 편지

- 샴페인 잔에 담은 우유

-

- 하농

- My Life but Better


이런 편지를 쓰는 나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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