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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해리 May 15. 2022

나비가 떠난 이유

연작 '봄이여 안녕히' 中 마지막 작품

연작 <봄이여 안녕히> 中 마지막 작품 <나비가 떠난 이유>의 본
연작 <봄이여 안녕히> 中 마지막 작품 <나비가 떠난 이유>의 본

나비가 

떠난 이유


홀로 남은 장미에게 물었어.

“나비가 왜 떠났는지 아직도 몰라?”

장미는 말하더라고.

“아직도 몰라.”

나는 의아했어.

“나비가 왜 떠났는지 알고 싶지 않아?”

장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입을 움직였어.

“알고 싶어. 하지만 알고 싶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게 아니야.” 

“추측해볼 수 있지 않을까?”

장미는 아직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어. 

“장미는 오는 나비만 사랑하는 거래. 그러니까 떠난 이유를 알지 않는 거야.”

“그래도 항상 말도 없이 떠나는 건 너무한 것 같아.”

“나비는 떠나가지 않을 수 없어. 장미처럼 머무를 수 없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장미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우린 당분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세상이 밝아지자 장미는 이윽고 나를 바라보고 입을 열었어. 

“나도 날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오는 사랑밖에 못 하잖아. 나도 훨훨 날아서 내가 사랑하고 싶은 꽃을 사랑하고 싶어.” 

그렇게 말하는 장미의 꽃잎마다 새벽 이슬이 맺혀 있었어. 



10.01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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