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봄이여 안녕히> 中 마지막 작품 <나비가 떠난 이유>의 본 연작 <봄이여 안녕히> 中 마지막 작품 <나비가 떠난 이유>의 본 나비가
떠난 이유
홀로 남은 장미에게 물었어.
“나비가 왜 떠났는지 아직도 몰라?”
장미는 말하더라고.
“아직도 몰라.”
나는 의아했어.
“나비가 왜 떠났는지 알고 싶지 않아?”
장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입을 움직였어.
“알고 싶어. 하지만 알고 싶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게 아니야.”
“추측해볼 수 있지 않을까?”
장미는 아직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어.
“장미는 오는 나비만 사랑하는 거래. 그러니까 떠난 이유를 알지 않는 거야.”
“그래도 항상 말도 없이 떠나는 건 너무한 것 같아.”
“나비는 떠나가지 않을 수 없어. 장미처럼 머무를 수 없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장미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우린 당분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세상이 밝아지자 장미는 이윽고 나를 바라보고 입을 열었어.
“나도 날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오는 사랑밖에 못 하잖아. 나도 훨훨 날아서 내가 사랑하고 싶은 꽃을 사랑하고 싶어.”
그렇게 말하는 장미의 꽃잎마다 새벽 이슬이 맺혀 있었어.
10.01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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