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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선생님께 보내는 마지막 스물세 번째 편지

4-23

by 전해리

선생님,

어떤 곡의 어떤 구간은 아직 답을 찾지 못했어요.

분명히 틀리지 않았는데 그다지 인상 깊게 들리지 않는 건

그 구간에 대한 해석이 덜 완전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매번 다르게 시도하고 있어요.

다르게 말하면, 듣기 좋은 선율은 못 내고 있는 거에요.

그렇게 피아노를 치는 저도 썩 달갑지 않고요.

저라고 해서 듣기 따가운 것만 치고 싶겠어요.

그렇지만 계속 깨져야 해요. 깨지 않으면 안 돼요.

맞지 않는 것들이 깨져야

맞는 것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깨져봐야 알 수 있어요.

깨지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너무 아파하는 것도 나쁘죠. 매 시도마다 안타까움이

강하면 그 다음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그래서 피아노를 칠 때는

실패에 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해요. 필연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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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만큼 이로운 글

언제까지고 당신을 맞이합니다


이러한 편지를 쓰는 나의 피아노 연주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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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BL1XPlWz4HY

https://youtu.be/w7UwFcIGQgY

https://brunch.co.kr/@eerouri/149


<둥글게 둥글게>

- 원체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오

- 마지막 편지

- 샴페인 잔에 담은 우유

-

- 하농

- My Life but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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