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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해리 Aug 02. 2020

[바닥을 높이는 연습]에 관한 감사 인사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글이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바닥을 높이는 연습]을 읽어주신 분들께

이렇게라도 감사 인사를 남기고 싶어

글을 씁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특수하거나 특별한 조건과 환경에서 벗어나,

글을 쓰는 수련을 일상화하고 싶어

자투리 종이 조각에 쓴 짧막한 글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즐거웠고,

감사하게도 소중한 소감들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제가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는 기간 동안

저에게 어떤 감상이든 전해준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처음엔 가벼웠습니다.


가볍다고 해서 나쁜 건 아닙니다.

그러나 그 무게가 가볍다고 해서

그를 대하는 태도까지 가벼우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행을 바란 적 없었는데

요행이 찾아온 적 있습니다.

이렇게 공공연하게 이 이야기를 하는 건 처음인데 아무튼,

제가 쓴 보그에 관한 글을 보그 편집장님께서 리그램해주셨고

갑자기 좋아요 수나 팔로워 수가 늘어났습니다. 그때 굉장히 놀랬어요.

또 하나의 비하인드스토리가 있긴하나 당장은 밝힐 순 없고 어쨌든,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자면,

우선 제 글이 보그 편집장님이시나 그렇게 많은 분들께 읽힌 적이 처음이라

기뻤습니다. 그 다음으론,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글의 가치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어서요.

저의 피드에선 그 글은 좋아요 수를 60개 정도 받았는데

편집장님 피드에선 리그램된 그 글이 좋아요 수는 제 것보다 10배 가까운 숫자였습니다.

저에게는 제가 쓴 모든 글들이 똑같이 소중합니다.

그런데 그 글의 가치가 좋아요 수에 결정된 것 같아, 또 노출된 장소에 따라 달라진 것 같아

착잡했습니다.  

글의 가치를 결정하는 건 과연 무엇일까요.


이 논점이 마음 속에서 사그라들지 않고

점점 커져갔습니다.

데뷔도 못한 작가, 작가라는 타이틀이 어색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당장 한 글이라도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어떻게서든 이름이 알려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당장 눈 앞의 분들이 제 글을 몰라 봐주더라도

제 글이 가진 가치가 결정되는 점이

대중에 노출되는 정도나 좋아요 수에 기저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영화를 보며 배운 점인데,

우리는 정말 '좋은' 걸 당장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고,

그러므로 늘 경계하고 예민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저는 제 글을 연마하는데 시간과 노력, 저의 최고를 쏟아붓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는 횟수를 줄이게 되었습니다.


이 [바닥을 높이는 연습]은

글 한 줄을 쓰더라도

그 자체로 완전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담겼습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저에게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와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당신이 필요한 여행]을 집필하며

여러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내면이 무너졌습니다.

그 무너진 내면을 보듬으며 집필의 끝까지 달릴 수 있던 건

바로 이 [바닥을 높이는 연습]을 동시에 썼기 때문입니다.

이 [바닥을 높이는 연습]이 이렇게 소중합니다.


그래서 이 [바닥을 높이는 연습]도

책으로서 세상에 빛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제 자신을 세상에 내놓기를 주저하고 망설일 때마다

글을 씀으로써 스스로 용기와 의지를 불어넣은 것처럼

이 책이

많은 분들께 그러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 또한

적재적소를 기다리며,

그리고 잠시 이렇게나마

그동안 인스타그램에서, 잠깐이나마 브런치에서

[바닥을 높이는 연습]을 읽은 분들께

감사인사를 남기며



인스타그램에서와 마찬가지로

브런치에 발행한 글들도 발행취소합니다.


다시 한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또 다른 글을 쓰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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