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육아일기, 올해는 실패만 하자.

by 이소 시각

작년 여름, 대표와 커피챗을 했다.

대표님에게 드라마 보면 대표님들 조식 모임 하던데, 참여하시는지 언제 하는지, 무엇을 하는지 모임에 대해 꼬치꼬치 묻고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대표는 무응답으로 대답했다. 그때부터 조식 모임에 너무 참여하고 싶었다. 이 내용을 회사 동료에게 이야기했더니 그 친구가 '이소님이 모임 만들면 되죠! 서민 버전으로 맥도널드 맥모닝을 먹으면 좋겠네요.' 그 말에 문토에서 모임을 열었다.


막상 모임을 열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가끔 모임에 참여하지만, 대화 기반 모임은 잘 참여하지 않는다. 참여하는 모임은 클래스, 독서, 뭔가 배울 수 있는 것들 이 있어야 참여한다. 그래서 모임을 운영할 때도 대화 기반보다 독서 모임을 주로 운영했다. 맥모닝 클럽은 대화 기반 모임이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가 인사이트를 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좀 있었다. 모임이 시작되기 전까지 정말 고민 많이 했다. 모임 취소 할까 말까 고민을 했다. 아침 모임에 참여한다는 건 아침 사람들은 그 시간에 할 일이 있기 때문에 할 일을 두고 모임에 참여하는 명분이 있어야 올 거라고 생각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신청자가 있었다.


모임 당일, 맥도널드로 향하는 길 ‘내가 왜 이걸 하기 싫어했을까?’ 질문을 하게 되었다. 생각의 꼬리를 물다 깨달은 건 모임원들이 오지 않을까 봐, 모임이 열리지 않을까 봐. 두려움. 실패할까 봐 라는 마음이 기저에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이었구나.’ 생각을 했다. 모임은 에너지 넘치고 즐거운 시간으로 잘 마무리가 되었다.


그날부터 내 머릿속에 실패라는 단어가 자리를 잡고 도통 나의 뇌에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며칠 뒤에 지인을 만났다.

그분은 항상 새로운 일을 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실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실패? 그거 경험이지,
작년에 사업 접으면서
그게 실패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 경험 때문에
일을 다시 하고 있어.

그리고 두려움
다음이 후회야.



이 말을 듣고 계속 생각했다 하루 종일 밤낮으로 ‘나는 실패한 경험이 없었나?’ 하고,


12월 말 미션캠프 ‘나를 인터뷰합니다.’를 진행할 때 [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실패에서 무엇을 얻었나요?]라는 질문에 없다는 대답을 했다.


'진짜 없었을까?'


그렇게 내 머릿속에서 내 인생의 실패를 찾고 찾아 헤매다 알게 된 건 나는 일 할 때 늘 실패를 했었다.

MD는 목표 매출을 달성하지 못하면 그 기획은 실패한 거다. 그럴 때마다 각 요소 별로 분석하고 다음 달 목표 매출 달성 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도를 하고 실패를 계속했다. 그런데 실패라고 인지하지 못했다. 실패의 경험이 계속 쌓이니 실패를 실패로 인지하지 못하고, 당연히 목표 매출 달성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는데라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일 하는 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데,

왜 일상에서 두려움은 큰 걸까? 생각해 보았다.

일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실패에 대한 경험이 많아 내성이 생겼지만, 일상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100% 자의로 해야 한다. 이런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실패를 피했던 것 같다. 실패가 없는(?) 새로운 경험 찾고, 충족했던 것 같다. 실패를 하더라도 포장했었다.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고 말했지만,

사실 나는 실패 가능성이 적은 경험만 선택하고 있었다.


나는 왜? 실패를 왜 두려워할까? 돈이 필요한 사이드 프로젝트는 내가 직장 생활을 하기 때문에 매달 급여도 들어오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다.

돈이 필요 없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려고 해도 무언가를 하려면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고, 그 결과물이 좋지 않음을 보여주기 싫어서 그런 걸까? SNS에서 반응 없는 글을 숨기고 싶은 그런 마음인 건가? 수만 가지 질문들이 떠올랐다.


나는 아직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를 정확히 정의하지 못했지만, 며칠 동안 처음으로 '실패'라는 단어와 깊이 마주했다. 꼬리의 꼬리를 물어 가며 내가 왜 실패를 두려워했는지, 내가 어떻게 실패를 포장했는지 많은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있었지만 결론은 '실패를 자주 해야겠다.'로 끝이 났다.


일을 하는 것처럼 나의 개인의 삶에서 실패를 자주 마주치면 실패를 더 이상 실패로 느껴지지 않을 꺼라 생각했다. 실패가 두렵다는 건,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올해는 실패를 목표로 삼아 나만의 작은 시도를 반복해볼 것이다. 실패의 경험이 쌓여 언젠가 성공의 발판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올해는 실패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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