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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닥다리 에디 Jan 21. 2020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계획이 있음에도 자꾸만 어그러지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

시대가 변했다. 더 이상 회사가 바라는 인재상에 스스로를 구겨 넣기보다 회사가 담을 수 없는 존재가 되라고 누군가 말한다. 당장 눈 앞의 취업에 목이 타는 취준생들에게 과연 가당키나 한 이야기일까 싶지만 결국은 사필귀정이라, 그들도 언젠가 절감하게 되리라. 아무리 근사한 회사에 들어간들 나 스스로가 깨어있지 않으면 자연스레 도태된다는 것을. 결국 중요한 건 회사보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 그 마음가짐에 있었구나 하며. 조금이라도 빨리 그 사실을, 아니 그 진실을 깨닫는 것이 차선이 될 수 있겠다. 눈 앞에 당면한 목표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에겐 혹여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완독 한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에서 얘기하듯, 이미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이잖아요'라는 이유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이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미 유명한 저서인 '보랏 비 소가 온다'를 집필한 바 있는 세스 고딘은 이미 마케팅 분야에서 엄청난 권위자이기도 하다. 어느 누가 권위를 수여해 준 것도 아니건만 그가 내뱉는 말 한마디, 책 한 권이 엄청난 영향력을 주는 건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통찰력 덕분이 아닐까. 독자들의 열렬한 환호와 지지는 그래서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늘 다음 세대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그다음 스텝을 안내하려는 그의 바람은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돼라'는 이 책 '린치핀'을 통해 눈 앞의 저 너머를 볼 줄 아는 시야를 확보하길 바란다.


"전통적인 공장에서 최고의 리더는 작업 매뉴얼과 조립라인이다. 매뉴얼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조립라인은 일이 계속 진행되도록 만든다. 우리는 결정할 필요가 없다. 조립라인이나 매뉴얼이 없다고 해서, 우리가 완전히 공장에서 탈출한 것은 아니다. 하는 일이 바뀐 것뿐이지 일을 하는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이제 우리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줄 만한 것을 찾는다. 그것은 바로 책상마다 칸막이 쳐진 사무실과 인터넷과 두려움이 뒤섞인 문화다." by 린치핀 中


이미 만들어진 시스템 안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 우리가 지금까지 교육받은 바이자 지향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새 세상은, 그리고 기업은 그것만을 바라지 않게 되었다. 저 너머를 내다보지 않으면 우린 늘 누군가가 먼저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계속해서 휘둘리며 살 수밖에 없다. 세스 고딘은 바로 우리가 신뢰해 마지않는 이 시스템의 역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남들 다 그러고 사는 것 아니겠냐며 스스로 위안하며 혹은 서로를 위안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하면 대체되지 않는 사람이 될지, 그것을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에 서길 바라는지, 그 답은 명확하지만 그 답을 위한 노력을 우린 모두 주저하곤 한다. 타성이라고도, 혹은 관성이라고도, 아니면 안주라고도 할 수 있겠다. 훗날 닥쳐 올 위협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건 아니기에 우린 판단을 미룬다.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계획이 있음에도 어그러지는 경우는 우리 삶에서 너무나도 많이 목격하기도, 체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시적인 계획은 늘 시행착오를 거치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바, 삶의 목표, 내 인생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는 우리가 겪어야 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버티게 하는 힘이자 든든한 원동력과도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자문하게 된다. 나는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책에서도 이야기하듯 현재에 만족할 것인가, 차이를 만들 것인가. 오늘 써내려 간 글들에 자못 비장함마저 느껴질 수 있다. 얼마 전 읽었던 #안티프래질 에서 저자가 이야기 한 바가 이 책에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실패는 패배가 아니다. 전략 수정을 위한 호재일 수 있으니 그깟 실패에 움츠리지 말고 과감하게 선택하고 정진하라고 세스 고딘은 말한다. 린치핀이 되기로 선택하라고 말이다.


이따금 나오는 형편없는 서평의 연장선상으로, 이 책 역시 저자의 통찰을 내 그릇에 담아내기가 애당초 불가능했다. 그저 경탄만을 늘어놓을 뿐. 당장 눈 앞에 당면한 좁디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길 바라는 취준생들부터, 회사가 자신의 바람막이라도 되는 양 그 그늘 아래에서 알량한 위안을 찾는 직장인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찔림이 있다면 그 찔림을 스스로의 변화를 위한 첫 단추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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