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버벌 퍼포먼스의 낮은 진입장벽과 깊은 울림 - 뮤지컬 <스텝잇 업>
“’사랑’으로 가는 길이었어.”
올해가 이제 두 달가량 남은 시점에서, 저의 '은밀한 수집'을 복기해보니 작년보다 훨씬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만난 한 해였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춤이라는 움직임의 언어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색다른 공연 예술을 통해 또 한 번 식견을 넓히는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대사 한마디 없지만, 몸짓 하나하나에 담긴 감동과 희열, 그리고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작품.
오늘 제가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바로, 춤으로 삶의 결정적인 발걸음을 풀어낸 작품, 뮤지컬 <스텝잇업>에 대한 감상입니다. 명보아트홀에서 공연되었던 이 작품은 엄밀히 말하면 뮤지컬이라기보다 댄스컬이나 넌버벌 퍼포먼스에 가까웠지만, 그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뮤지컬 <스텝잇업>은 6개의 신발을 통해 펼쳐지는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장르의 댄스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 작품은 넌버벌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미디어 아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전달합니다. 특별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일상적인 이야기, 자전적인 이야기, 심지어 신화적 서사까지 다양한 독립적인 주제와 소재들을 활용하면서도, 그 모든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각기 다른 신발이 상징하듯, 풋풋한 만남의 설렘부터 이별의 아픔, 희망찬 미래 등 '사랑'의 다채로운 단면들을 몸짓과 춤으로 그려냈습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오직 움직임과 표정, 그리고 리듬만으로 표현되는 감정의 향연은 관객들에게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며, 넌버벌 장르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스텝잇업>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연출적인 시도 또한 돋보였습니다. 각 배우들이 선보이는 다채로운 군무와 아름다운 춤선은 에피소드를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용이하도록 구성되었고, 소도구를 활용한 안무들은 극의 분위기를 풍성하게 형성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관객 참여가 가능한 이머시브적인 요소들을 극중에 가미하여,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공연을 보는 재미와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린 점입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관객 소통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런웨이' 형태의 독특한 무대 디자인 덕분입니다. 넓은 동선을 활용할 수 있는 이 구조는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여 공연에 대한 친밀도를 높였습니다. 대사 없이 오직 움직임만으로 7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을 밀도 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것은 넌버벌이라는 장르만이 표현 가능한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스텝잇업>은 넌버벌 장르의 매력과 강점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춤이라는 예술 양식이 가진 장점을 온전히 살려, 관객들에게 낮은 진입장벽을 제공하면서도 예술적인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오랜만에 접한 넌버벌 작품들 중에서 이토록 상업성과 예술성이 잘 결합된 작품을 만난 것은 무척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이 공연을 보면서 춤이 전해주는 감동과 희열, 그리고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70분은 저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춤은 언어를 초월하여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을 가장 순수하게 전달하는 예술입니다. <스텝잇업>은 바로 그 순수하고 강력한 '춤의 언어'를 통해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탁월하게 풀어냈습니다.
아쉽게도 지난 2025년 10월 성황리에 막을 내린 뮤지컬 <스텝잇업>은 춤의 힘을 통해 모든 세대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공연장이 과거 영화 산업의 최전선에 있던 1957년 개관한 '명보극장'에서 '명보아트홀'로 이어진 공간이라는 점은 또 다른 의미를 더합니다. 공연을 통해 각자마다 지닌 과거의 추억을 회고하며 현재의 감동을 더하는 소중한 관극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충무로와 을지로 일대에 넌버벌 전용 공연장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 이곳이 대학로와 같이 새로운 넌버벌 예술 거리의 태동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만약 다시 한번 무대에서 <스텝잇업>을 접할 기회가 찾아온다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관람하며 춤이 전해주는 즐거운 추억과 희열을 만끽하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P.S. 커튼콜이 매우 풍성하고 다양하며, 사진 촬영도 가능하여 티켓 가격 이상의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작성자 정보]: 은밀한 수집가, 丁火 丁海緣 드림
[질문]: 뮤지컬 <스텝잇업>을 보면서 춤이 당신에게 어떤 감동을 선사했나요? 혹은 당신에게 '사랑'이란 어떤 발걸음으로 향하는 길인가요? 댓글로 함께 이야기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