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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하며 느낀 것

어느 창업가의 일기

by 김박사의 생각들

일본 여행을 하며 느낀 것

겨울의 한가운데, 삿포로를 비롯한 훗카이도의 여러 도시를 돌며 일본의 눈축제를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글은 단순한 여행 기록이 아니다. 지금까지 일본을 여행하며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 민족은 무서운 민족이다.

화면 캡처 2025-02-13 110857.png 훗카이도, 철도원 영화 촬영장

일본의 장인정신

일본을 여행할 때마다 가장 먼저 피부로 와닿는 것은 서비스 정신과 장인정신이다. 고객을 대하는 태도,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수십 년을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그들의 자세는 감탄을 자아낸다. 우리는 종종 AI 시대의 전환이 늦었다고 일본을 평가하지만, 만약 인간의 가치가 다시 중요해지는 사이클이 온다면, 일본의 이러한 단단함이 세계를 다시 제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전문가들은 안다. 일본제품의 무서움을

일본의 기저 산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탄탄하다. 연구용 기자재, 정밀 기계 로봇 장비, 싱크로트론 같은 첨단 기술을 다루는 분야에서 일본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본산 제품이 주는 신뢰감을 잘 알 것이다. 일본 제품은 단순히 품질이 좋은 것을 넘어, 오랜 시간 쌓아온 명성과 철저한 체계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하나의 예로, 우리나라의 입자가속기에 들어가는 레이저는 일본에서 대부분수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조업부터 첨단산업까지 일본의 산업은 나노미터 단위 혹은 그 밑의 정밀성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산업을 넘어 서비스까지

이러한 단단함을 골프장에서조차 느꼈다. 일본에서 골프를 쳐보면 캐디들의 태도, 골프장의 관리 상태,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깝다.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서비스 정신과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50대, 60대 연배의 캐디분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고객의 공을 확인하고 방향을 알려주며 고객으로 하여금 '이정도의 서비스를 이 가격에 받는 것이 황홀하다' 라고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장인정신이 깃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비자 또한 그들의 직업을 존중하게 된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가끔씩 그건 높은 연봉과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선민의식으로 느껴질때가 있다. 하지만 일본의 골프장을 경험하며 나는 선민의식이 아닌 그들의 직업정신에 감동하여 '직업에 귀천이 없구나' 라는것을 깨닿게 되었다.

소비자로 하며금 돈을 쓸수 밖에 없게 만들고 정말 기분좋은 소비를 했다고 평생의 자랑거리로 남게 한다.

화면 캡처 2025-02-13 111136.png 오사카, 이께다시에서 골프 후 캐디분들과 함께 (가운데 남녀 두분)

한국은 어디 있는가

물론,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의 국격도 상당히 상승했다. 한때는 시장의 신뢰가 높지 못했던 한국산 제품이 이제는 일본 제품과 어느정도 대등하게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다. 예를들어, 과거에는 인지도와 신뢰성때문에 1달러에 팔렸을 제품이 이제는 1.5달러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올라갔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에게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우리나라의 공격성과 효율성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체계성이다. 최근 몇 년간 체계적인 나라운영이 무너지고, 주먹구구식의 결정이 반복되면서 신뢰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AI 시대에서 중요한 요소인 공격성과 효율성에서는 우리는 그나마 선방하고 있고, 그 결과 세계 6위의 국가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일본은 8위,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103109440626152)

하지만 나는 이러한 결과가 모래위에 쌓은 보기 좋은 성일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수치적인 국가경쟁력은 높아졌지만 기초가 단단하지 않은 경제구조의 부작용은 언젠간 나타나는 법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경제 성장을 이끌면서도 부작용을 줄일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처음부터 다시 튼튼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느냐? 단순하다. 일본의 장점을 배우면 된다.


일본의 배울점

일본을 여행하며 느낀 점들을 돌아보면, 단순한 문화적 차이를 넘어 그들의 사회 구조와 가치관에서 오는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속도와 효율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일본은 세밀함과 완벽함을 추구한다. 그들의 조직적인 사고방식과 철저한 계획성은 우리가 본받을 만한 요소다. 한국이 급성장을 이루면서도 불완전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면, 일본은 느리지만 안정적이고 견고한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일본을 단순히 따라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우리만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빠른 실행력,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유연한 사고방식은 일본보다 우리가 강한 부분이다. 다만, 일본의 강점을 우리가 보완한다면 세계 최강의 국가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느낀 무서움은 단순한 경이로움이 아니라, 우리가 더욱 성장해야 한다는 자극이었다. 우리의 강점과 일본의 강점을 결합할 수 있다면, 우리는 단순한 경제 강국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그러니, 이제는 극단으로 분리된 나라를 합치고 모아진 힘을 바탕으로 전진할 때이다.


KakaoTalk_20250213_113400358.jpg 훗카이도, 조잔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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