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교육자의 일기
얼마전 *페이팔 마피아 중 한명인 피터 틸(Peter Thiel)의 『제로 투 원(Zero to One)』을 읽었다. 제로투원은 단순한 경쟁을 뛰어넘어 독점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그는 기존의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그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의 길이라고 강조한다. 즉, 경쟁이 심한 레드오션에서 싸우기보다, 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블루오션을 발견하고 독점하는 것이 더 높은 성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페이팔 마피아 : 페이팔 공동창업자들로 이루어진 실리콘밸리의 인적네트워크: 일론머스크, 피터틸, 스티브 첸 등)
『제로 투 원』에서 틸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비즈니스 전략을 넘어, 교육과 입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오늘날 입시는 전쟁이다. 많은 학생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적과 스펙을 쌓지만, 이는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구조 속에서 이루어진다. 결국, 그 속에서 차별화된 인재가 되기는 어렵다.
학생들은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까’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나만의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해답이 나는 패션 프로젝트(Passion Project) 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교육 시스템은 학생들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하게 만든다. 높은 GPA, SAT/ACT 점수, 각종 스펙을 쌓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서로를 의식하고, 결국 비슷한 길을 따라가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는 ‘차별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수많은 학생이 비슷한 배경과 성취도를 가지게 되고, 결국 치열한 경쟁 속에서 ‘대체 가능한 인재’로 남게 된다.
피터 틸의 말처럼 성공한 스타트업이 독점적 시장을 창출하듯, 학생들도 자신만의 독점적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단순히 더 높은 성적을 받거나 더 많은 활동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프로젝트, 즉 Passion Project를 만들어야 한다.
패션 프로젝트(Passion Project)란, 학생이 단순히 점수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몰두하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이는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고,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활동이 될 수도 있으며,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창작물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프로젝트가 학생 자신만의 독창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단순히 관련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지역 오염도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음악과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청각 장애인을 위한 AI 기반 음악 감상 도구를 개발할 수도 있다. 이런 프로젝트는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그 학생만의 독점적 영역을 만들어 준다.
대학과 기업은 이제 단순한 성적과 스펙을 넘어, 학생이 대체 불가능한 존재인지를 평가한다. 패션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은 자신이 단순히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독창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
고유한 문제를 발견하라: 경쟁에서 벗어나려면, 경쟁하는 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찾아야 한다. 남들이 이미 하는 것을 따라 하기보다, 아무도 해결하지 않은 문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깊이 있는 탐구를 하라: 단순히 흥미로운 주제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탐구가 필요하다. 연구 논문을 작성하거나, 실제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거나, 프로젝트를 실행해 실질적인 영향을 만들어야 한다. 즉, 작게는 지역사회, 크게는 글로벌하게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Impact)
이야기를 만들어라: 패션 프로젝트는 단순한 활동이 아니다. 학생이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어떻게 해결하려 했으며,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이 입시에서, 그리고 미래의 커리어에서 강력한 차별점이 된다.
미국의 최상위 대학들은 이제 단순한 성적보다 학생의 사고력, 창의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을 본다. 하버드, 스탠퍼드, MIT 등은 학업 성취도뿐만 아니라 그 학생이 얼마나 독창적인 사고를 했는지, 어떤 영향력을 만들어냈는지를 평가한다. 즉, ‘얼마나 많은 AP 과목을 들었는가’보다는, ‘어떤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했는가’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패션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은 단순히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경쟁 자체를 피하는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더 이상 같은 기준에서 비교되지 않고,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인재로 평가받게 된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경쟁에서 승리하는 법’만을 고민해 왔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승리 전략은 경쟁을 피하는 것이다. 피터 틸이 『제로 투 원』에서 말했듯이, 최고의 기업은 경쟁을 의식하지 않는 기업이며, 최고의 학생 역시 경쟁하지 않는 학생이다. 패션 프로젝트는 바로 그 방법이다.
경쟁을 뛰어넘고, 자신만의 시장을 창출하라. 그러면 대학뿐만 아니라, 미래의 커리어에서도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인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