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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시스템이라면, 교사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어느 교육자의 일기

by 김박사의 생각들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교육 창업을 준비하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었다. "교육에서 시스템과 사람이 각각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좋은 시스템'은 수업의 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장치다. 하지만 교육은 사람의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교사의 역할은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변해야 할까?

나는 교사를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경험 설계자'라고 본다. 학생이 몰입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만들고,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피드백을 제공하는 역할이다. 특히 리서치 교육에서는 교사가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던지고, 사고의 방향을 제시하고, 때로는 도전과 좌절을 함께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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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에서 교사의 역할은?

AI가 정보를 더 잘 알고, 자동화된 교육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다. 이제 교사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왜냐하면 '정보'가 아닌 '동기'와 '관계', '감정적 연결'은 여전히 사람만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리서치 교육에서 교사의 존재가 더욱 특별한 이유다.


실제로 A선생님은 수업 중 학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네 생각은 어때?", "만약 네가 이 실험을 설계한다면 어떻게 할래?" 처음엔 학생들이 어색해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A선생님은 학생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된다.


또한 B선생님은 실패를 환영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실험이 잘못되면 "좋아,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해보자"라고 말하며 함께 웃는다. 이런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돕는 멘토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C선생님은 환경 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들과 함께 '학교 내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C선생님은 처음부터 모든 해답을 주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문제를 정의하게 하고, 자료를 조사하게 하며, 실제로 학교 카페테리아에 가서 인터뷰를 시켰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한 환경 보호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우는 복잡한 과정을 경험했다. 어떤 아이는 처음엔 부끄러워 말을 못 했지만, I선생님의 격려 속에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설문지까지 설계했다. 이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아이들은 단순한 과제를 해냈다는 성취감보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세상과 연결된 경험을 했다는 성장감을 더 강하게 느꼈다.


교사는 시스템과 학생을 연결하는 따뜻한 매개체

이처럼 좋은 교사는 시스템 속에서 인간적인 연결을 만들어 내며,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목소리와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교사의 역할은 점점 더 복잡해지겠지만, 그 본질은 언제나 같다. 학생이 스스로 탐구하도록 돕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드는 것. 나는 이런 교사들이 있는 교육 현장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믿는다.


학교가 시스템이라면, 교사는 그 시스템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정답을 요구하지 않고, 과정에 집중하고, 실패를 환영하며, 학생의 눈빛을 바꾸는 사람. 나는 그런 교사와 함께하는 교육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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