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의 스카프

[feat. 교수님의 빨간 운동화]

by RECO

2024년 11월 4일 인천공항. 7년 만에 컴백하는 GD가 그의 에서 내렸다.


가수는 옥경이를 부른 태진아가 최고지!라고 말씀하시는 우리 엄마는 모르실 수 있어도 그날 GD의 공항 패션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붉은색 카디건에 청바지 샤넬백에 캡모자를 썼다. 그리고 캡모자를 감싸고 턱밑에서 살포시 묶어진 스카프하나.


연예인들의 공항패션은 공항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처럼 늘 기대가 된다.

게다가 패션의 아이콘인 GD! 혹시나 남루한 내 옷장의 옷들과 매치할 전략이라도 나올까? 기대는 증폭된다.


아방가르드한 스타일흠모하는 이지만 그날 GD의 패션은 홀인원을 향해 날아가는 골프공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저건 너무 간 거 아닌가? 나의 말에 친구는 "에이.. 이 사람아.. GD자나" 라며 금방이라도 "제 점수는요" 푯말을 들고 싶은 심사단처럼 재미있어했고. 나는 GD의 걸음걸이만큼 어쩔 줄 몰라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스카프패션은 수많은 패러디 룩으로 SNS를 점령했고 한동안 스카프는 태극기처럼 펄럭였다. 우리는 왜 GD의 스카프 패션에 열광했을까?


2014년 6월 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예상한 대로 옷을 입지만 하나의 예외가 있는 무엇을 했을 때 그 사람을 더 긍정적으로 보았다. 예를 들어 강의를 하기 위해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교수가 구두대신 예상밖의 빨간색 운동화를 신었을 때 학생들은 그 교수의 지위와 역량을 더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세상의 규범으로부터 약간의 일탈이 행 해졌을 때 사람들은 일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규범에 도전하는 행위를 두고 가치가 높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 사람이(교수님) 그러한 행동(빨간 운동화를 신는 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충분히 감수할 만큼 실력이 있고 강하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GD는 8살 때부터 연습생을 시작했고 그 시간은 11년간 이어졌다. 그가 연습실 바닥에 뿌렸을 땀의 양은 얼마나 될까. 막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버스 유리창에 기대어 그가 꿈꾸었던 미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메가히트곡인 [거짓말]은 그가 18세의 나이에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라고 한다. 세계적인 명품브랜드의 엠버서더라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하고 공항패션이라는 말도 GD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하니 그 영향력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이다. 우리가 열광한 것은 무심한 듯 툭 메고 나온 스카프가 아니라 그의 노력과 실력에 대한 찬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존재하지만 만질 수는 없는 아우라가 때로는 스카프와 같은 물질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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