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다행이다.

벗에게

by 정은영

참 다행이다.

뒤돌아보니 많이 돌아왔구나 싶었지.

하고 싶은 말도.... 묻어두고 싶은 말도 많지만

복사꽃 향기 살포시 풍기며

가만히 나의 벗에게 응원을 보낸다.

참 다행이다.


못된 말도

상처 주었던 말도

실은 소중한 벗이 행복하게 잘 살아주었으면 하는

나의 서투른 표현이었음을 고백할게.

참 다행이야.

나의 소중한 친구여.

나의 아픈 새끼손가락 같은 이여.


너에게 보내는 나의 응원이 헛되이 돌아오지 않길 바래.

하고픈 말을 입밖에 새어 나올까 봐

날이 선 혀끝을 깨물며 참아왔어.

참 다행이다.

아득한 기억 너머로 너의 흔적들이 비칠 때

내 고이 접어두었던 앨범을 꺼내어 보곤 해.

추위를 많이 타는 나를 잔소리해 주던 니가

참 많이도 보고 싶었는데

멀리서 이렇게 나의 작은 응원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참 다행이다.


오늘도 너에게 하고픈 말이 많지만

아쉬움의 한 자락 비워둘게.

참 다행이야.

내 인생에 여백을 남겨두고 아무 조건 없이

나를 받아주었던 벗이 너였음이 고마울 뿐이야.

오늘도 뒤돌아서며 나의 마음도 두고 간다.

참 다행이다. 벗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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