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의 일상

호주인, 한국인 그리고 프랑스인이 한집에 ㅎㅎㅎ

by SueB

한때 한국에서 조기 유학이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다. 주위의 친구들도 아는 사람들의 부탁으로 학교를 알아보거나 집을 렌트하고 가구를 장만해 주는 등 모두 다 어느 정도 봉사활동이 아닌 봉사를 하고 있어 각오를 하고 있었다. 어차피 지나가는 바람이라면 그 시기를 내가 조정하고 싶었다. 여러 명이 같이 살집이랑 차가 준비가 되면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무모한 자신감과 함께 ㅠㅠㅠ


대학원을 졸업한 남편도 대학에서 일하게 되고 나 또한 대학에서 자리 잡아 어느 정도 안정에 자신하게 되었을 때 집을 구매하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녔다. 하지만 예산에 맞는 집은 작거나 위치가 나빴고 적당한 집은 가격이 비쌌다. 고민만 하는 중 집값은 점점 올라만 가고...


친한 회사 선배에게 상담을 하니 조금 힘들어도 원하는 집을 사라고 했다. 어차피 90% 이상 대출이 되고 우리 둘 다 앞으로 연봉이 올라가면 그 정도 대출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자신도 예전에 같은 고민을 했는데 오히려 당시에 더 좋은 집을 선택 않았는 것을 후회했다고 하며 내 걱정을 잠재워 주었다.


그래도 관리 힘든 평균 200평 정도의 단층집보다 땅은 작지만 방 4개의 2층짜리 타운하우스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나와 구매하고 조카 2명과 언니를 오라고 했다. 집 근처 일본어 특성화 초등학교와 상담을 하고 유학수속을 도와주고 있다 보니 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촌 새언니가 아들 2를 데리고 따라온다고 ㅋㅋㅋ 엄마 2명과 4명의 아이들을 맞이하고 다행히 1분 거리에 작은 타운하우스를 구해 사촌네 가족들을 정착시켰다.


집안일과 거리가 먼 나와 전업주부로 특성화된 언니들은 모든 것이 달랐지만 어떻게 1년을 보내고 나니 사촌네 가족들은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근데 세상에! 언니가 자기는 남편이랑 살고 싶다고 같이 돌아간다고 한다. 애들은 1년 더 호주에서 공부하고... 사실 애들은 계속 호주에 남아있고 싶어 했지만 경제적인 문제와 우리가 감당하기 힘들어 약속한 2년을 채우기로 했다. 아무래도 2년은 해야 어느 정도 영어가 자연스럽게 가능할 것 같기도 해 정한 기간이었다


마침 은퇴 후 아들 곁으로 오기로 한 남편 부모님의 영주권이 나와 우선 우리 집에서 사시기로 했다. 60대 프랑스인 부부, 한국인 초등학생 둘 그리고 공식적으로는 호주인인 우리 부부의 한 지붕 동거가 시작되었다.


우선 집안에서 사용된 언어는 영어, 프랑스어, 한국어와 일본어였다. 세대차이, 문화적 차이뿐 아니라 이민 후 호주에서 적응하려 힘든 시기였던 부모님들, 모든 것을 챙겨주던 엄마 없이 지내게 된 조카들, 직장생활과 대학원 과정을 동시에 하고 있던 나와 새직장에서 적응 중이던 남편이 함께했던 1년은 내 상상을 초월한 새로운 세계였다.


다행이라면 조카들이 모두 영어를 잘해 취업에 엄청 도움이 되었고 대학졸업 후 취업을 해서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걸로 우리의 고생은 보답받은 것이 아닐까? 물론 다시 하라면 온몸으로 거부할 테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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