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비자, 비자

해외에서 살기 위한 필수 요건! 비자

by SueB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글들 중에는 자신이나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의 해결책으로 고려하는 "외국에서 사는 삶"에 대한 내용을 자주 보게 된다. 특히 경제가 나빠져 모국에서 살기 힘들어지거나 가족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을 경험하고 있을 때 이민이나 유학을 해결책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편리하다는 한국인 여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남의 나라에서 살기 위해 비자라는 거주 허가증이 필요하다거나 그 비자가 의외로 받기 힘들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여행을 위해 단순히 티켓만 구입해도 아주 많은 나라의 여행비자가 딸려오는 한국인 여권이라 여행비자조차 받기 힘들 수 있다는 개념이 많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호주에서 살고 있을 때 양가 부모님들과 언니 가족들이 방문을 했으며 한국인과 프랑스인들의 여행비자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을 하거나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당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옆자리에서 일을 하던 중국 출신의 동료는 당시 부모님의 방문을 위해 이리저리 서류를 준비하였으며 나에게 공인회계사 자격으로 추천서를 부탁해서 도와주기도 했다. *호주에서는 도덕적인 자세가 필요한 일부 전문직 자격증을 소유한 직업군의 사람들(의사, 약사, 회계사, 경찰, 선생님 등등)이나 일정기간 이상을 공무원으로 일을 했을 경우 서류 공증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따라서 그런 직업군의 사람들의 추천서가 일반인들의 추천서보다 더 신용이 높다고 평가한다.


호주로의 여행이라는 단순한 선택에서도 내가 어느 나라 출신이냐는 것에 따라 필요한 자격이나 서류들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행보다 더 장기간 호주에 머무는 자격이 주어지는 학생비자, 워킹비자, 워킹홀리데이비자, 영주권 등등은 당연히 출신국, 자격요건, 필요서류가 더 다양하고 받기가 힘들다는 것은 미리 알고 고민을 하고 시작하기를 권유하고 싶다.


최근에 한국 도시마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 많이 보이는 외국인 여행객,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호주 내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호주인들의 시선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가 자격이 안 되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사고를 치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과 똑같은 걱정을 호주인들이 우리를 보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자를 주기 전 하는 심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더더욱 엄격해져가고 있으며 자국에 도움이 되는 외국인들만 출입을 허가하기 위해 다양한 규정이나 법적 절차를 추가하고 있다.


이 말은 내가 그냥 한국이 싫어서, 적응을 못 해서 아무 생각 없이 훌쩍 다른 나라로 떠나서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야 지는 아주 아주 실현되기가 힘든 환상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다 보면 우연히! 그다지 고민도 없이! 어쩌다가! 외국에 정착하게 되는 것들을 볼 수가 있지만 그것이 나에게 해당하는 경우는 0%에 가깝지 않을까?


예전에 우연히 알게 된 한국인 친구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한다. 멜버른으로 백패킹으로 와서 지내던 게스트하우스에서 그곳에 머물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온 호주인과 우연히 합석을 해서 놀다가 그 호주인과 친해져서 여행기간 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그 호주인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연락이 왔다. 당연히 한국인 특유의 친절로 함께 한국여행을 같이 하다가 그 호주인에게 청혼을 받아 얼떨결에(?) 호주에서 살게 된 친구이다. 영문과를 나왔지만 영어를 아주 잘하진 않았으며 유학생들과 같은 적응 기간이 없어서인지 호주의 행정이나 문화를 잘 알지 못해 힘들어했었다.


초반에 영어학원이라도 가서 서서히 적응하는 기간이 있었으면 좋았으려 만 영문과 출신이라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아님 남편이 호주인이니 차라리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배운 영어로 억양이 다른 호주 영어를 따라가기는 힘들어 보였다. 당연히(?) 슬프지만 그 친구가 할 수 있는 일자리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돈을 현금으로 받고 일하는 한국인 가계들 뿐이었으며 나중에는 주말장터에서 한국에서 가져온 액세서리나 중고물건을 팔아서 용돈을 번다고 했다.


가끔 그 친구가 하는 말을 듣고 당황한 경우가 있었는데 예를 들면 "왜, 남편이 집을 사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교회분들이 지금 집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고 하시던데,... 대출도 100% 나온다는데,... 왜 집 사자고 재촉해도 들은 척을 않는지 속상해요" 음...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것도 맞고 은행대출도 집값의 100% 나올 수도 있는 것은 맞는데 그것은 내가 대출금을 매달 갚아나갈 능력이 될 때이며 그 친구 남편은 그럴 여력이 안된다는 것을 이 친구는 이해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나 사회보장제도가 잘되어 있는 나라들은 개개인들의 수입에 비례하는 세금이 높은 편이다. 당시 그 친구남편의 월급에서 세금을 빼면 매달 월세내고 생활비로 사용하기에도 빠듯했을 것이며 그 친구가 아르바이트(?)로 벌어들이는 기록이 없는 현금들은 남편이 대출을 받을 때 (부인 쪽 수입이나 신용이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음으로) 전혀 도움이 안 되기에, 외벌이로 사고 싶은 집의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가망성은 아주 낮지 않았을까? 이러한 구체적인 상황 설명을 영어로 부인에게 했어도 과연 그 친구가 얼마나 이해할 수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 남편은 매번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은 것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단순히 집 구매에 관한 문제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다른 문제들이 이 부부사이에 서서히 자라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안정적이지 않은 부부사이에 계획도 없던 갑작스러운 임신은 둘 사이의 갭을 점점 더 크게 만들어 버린 것 같다. 아기를 키우는 방식도 다르며, 언어가 편한 한국인 커뮤니티에서 놀기를 원하는 전업주부와 한국의 문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일하기 힘든 IT업종의 남편은 서로가 공유하는 삶의 공간이 점점 줄어가고 있었다.


특히나 내가 충격받았던 이야기는 남편의 여동생이 다른 지역에서 결혼식을 하는데 자신은 비행기값이 없어서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부부라고 모두들 수입을 합쳐서 같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예전에 흔히 말하던 경제공동체라는 개념이 호주에서는 굉장히 희박하지만 그래도 서로 도우면서 생활을 공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나였기에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자신은 아기 앞으로 나오는 정부지원금과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으로 개인생활을 유지하며 남편은 가족이 살기 위한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미혼모이거나 싱글맘이면 정부지원이 더 많아서 살기가 편할 것 같다는 희망을 내보일 때 내 걱정은 심화되었다. 그러다 한동안 소식을 듣지 못하다가 우연히 보인 페이스북 포스팅으로 봐서 이혼을 한 것 같았다.


물론 얼떨결에 한 선택이 내 삶에서 가장 잘한 것일 경우의 수도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대부분의 선택들은 그 결과가 대부분 그다지 좋지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만약 외국에서 공부, 일 또는 이민 생활을 하고 싶을 경우 미리 준비를 좀 더(많이) 해야만 한다고 본다. 그 준비에서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 어떤 비자를 받을 것인가. 그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가 등등이다.


흔히들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유학원에 연락을 먼저 하거나 이민을 위해서는 이민업무를 하는 회사나 변호사를 먼저 찾아간다. 돈을 벌어야 하는 유학원이나 이민업무회사들은 당연히 내가 목표하는 것이 아주 쉽게 이루어질 것 같이 이야기를 할 것이다. 거기에다가 조금 더 색칠을 해 펜스 넘어 잔디가 훨씬 더 푸르게 보이는 환상을 심어 줄 것이다. 그런데 성공을 하면 다행이나 실패를 하면 그들은 모든 책임은 신청자 본인에게 있다며 고개를 돌려버릴 것이다.


어떤 회사들은 신청금과 수수료만 받고 서류를 보내지도 않다가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예전에 흔히 있던 유학원 사기사건 누구나 다 한 번씩 들어 봤을 것이다. 내가 멜버른에 있는 유학원에 일하고 있을 때 그곳에서 가장 큰 한국인 유학원이 갑자기 사라진 적이 있다. 유학원 사장이 카지노에 빠져서 학생들에게 받은 학비를 학교로 보내지 않았고, 학생들은 비자신청을 위한 학교 서류를 받기 위해 유학원을 재촉하다가 연락이 잘되지 않는 사장에게 짜증이나 학교에 직접 확인을 하니 신청서가 아예 없거나 학비가 입금이 되지 않아 비자 서류를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유학원 사장은 사라졌고 학생비자를 신청조차 못한 많은 학생들이 다시 추가로 학비를 내거나 유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한 학기 학비를 받지 않고 비자 관련 서류를 제공하는 등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그 후유증은 한동안 그 동네에선 매우 컸었다. 내가 일하던 유학원은 학생들에게 학비를 학교로 바로 입금하기를 권유하기 시작했으나 일부 유학원들은 학비를 할인해 준다며 여전히 유학원 통장으로 학비를 보내라고 유혹을 했었다.


내가 들은 이야기 중에 이민회사에서 이민을 원하는 가족들에게 여행자 비자로 우선 그 나라로 가면 그곳에 있는 자신들 계열회사가 영주권을 받게 해 준다며 수수료를 받고 보내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회사도 그만두고 집도 팔아서 외국땅에 도착하니 "누구세요?" 상황이 되어 버리는 일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당시에는 인터넷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사기였지만 지금도 비슷하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비자를 어떤 자격으로 신청가능한 지 설명해 주기보다는 "그곳에 가셔서 우리 계열 유학원을 통해 학교를 다니시면 영주권까지 저희가 다 해결해 드립니다" 등등으로 학교만 등록하고 그냥 오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그럴 경우 다 사기라고 볼 수도 없다. 한때는 정말 학교만 제대로 졸업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가 있었으니까. 문제는 비자신청 조건이나 자격은 자주 바뀌고 있고 자신이 신청하는 그 순간에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확인을 하고 그 자격에 맞게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회계만 해도 한때 졸업장만 받으면 6개월 만에 영주권이 나오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회계경력을 요구하며 받기가 무지 힘든 직업군에 하나이다.


내가 아는 한 친구는 IT 업계에서 아주 잘 나가다가 한의사가 되고 싶어 미국, 영국, 호주의 한의과를 둘러보고 가장 마음에 든 호주 멜버른에 있는 대학으로 공부를 하러 온 경우이다.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공부하며 IT 경력을 살려 파트타임으로 일도 했으나 IT 일을 무지 싫어했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최소한으로 억지로 일하면서 좋아하는 한의학과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다가 졸업 직전 중국에 인턴 기회가 생겨 운이 좋다며 3개월 다녀왔는데 이민법이 그동안 바뀌어서 영주권 신청자격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한의사 자격으로는 영주권 신청이 안되고 한국으로 돌아가도 호주 한의사 자격은 인정이 되지 않으니 그 친구의 5년+동안의 노력이 그 인턴 생활 3개월 때문에 물거품이 되어 버린 것이다.


다행히 자신이 하기 싫어하는 IT 경력이 인정이 돼서 한동안 일을 열심히 해서 IT 직업군으로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지만 추가로 소요된 시간과 노력은 그 친구를 지치게 만들었다. 게다가 작은 한의원을 열기 위해 진료실 임대를 하자마자 코로나가 시작되어 응급실을 제외한 대부분의 급하지 않은 의료행위가 금지되어 버린 것이다. 당시 작은 수술을 했던 나도 추가적인 진료상담을 비디오챗으로 했었는데 한의원은 침을 비디오챗으로 놓을 수가 없으니 개점휴업 상태가 되어 버려 월세만 꼬박꼬박 내게 되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이렇듯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비자 신청 준비를 해도 운이 나쁘면 그 모든 노력과 투자가 한순간 물거품이 되어 버릴 수 있는 게임이 영주권 받기이다. 그러니 자신이 가고 싶은 나라의 언어를 의사소통이 될 정도는 반드시 익히고 그 나라의 이민성에 나오는 비자신청조건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구체적인 시작을 하기를 권유드린다. 준비 없이 뛰어들기엔 너무나 건너기 힘든 바닷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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