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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론즈실버 Sep 14. 2022

#1. 또다시 퇴사를 고민하는 밤

이건 내 문제인가, 아니면, 또 내 문제인가.

오늘도 (이젠 슬슬 남편이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되는) 남자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오빠 나 퇴사하고 싶어"


수습평가를 끝낸 오늘, [당장의 나는 의미 없지만, 향후에 해야 할 일은 많은 사람]이 되었다. 대표를 만나서 해보겠다고는 했지만 글쎄... 나는 해낼 수 없을 것 같았고, 자신이 여전히 없다. 내 능력 밖의 일인지 분간하는 건 나를 객관화해서 뜯어보는 일이기에, 지금 당장 하고 싶지조차 않았다. 내 포지션의 일이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뭐 하나 제대로 끝낸 게 없어서 불안하고 고독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피드백 주는 사람이 없으니, 일하기가 싫다. 


나만 이런가? 나만 이렇게 하기가 싫은 걸까. 모든 회사가 이렇게, 자신의 의지만으로 굴러가나?

아니면, 돈을 받는다는 걸로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와, 정말 모르겠다. 


해야 할게 많지만, 나는 하고 싶지 않은 기분으로 수습평가를 끝냈다.  더 혼란스럽다. 내가 잘하는 것이 뭔지, 하고 싶은 게 뭔지.


대학병원에선 환자의 죽음이 싫어 도망쳤고, 검진센터는 나의 일요일을 위해 뛰쳐나왔고, 다음엔 상사의 무능함이었는데, 이번엔 아직 '퇴직의 사유'를 찾을 수가 없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엔 시작조차 안 했기에, 잘 모르겠고. 요즘 스타트업이 좋아하는 그 fit이 안 맞는다고 하면 되는 걸까. 


브런치를 돌아다니며, 여러 글을 읽어보는데, 어차피 회사란 테두리 안에서는 다 이런 경험을 하는 걸까. 나는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들 이러면서 직장을 다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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