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D-22
추석을 마치고 2박 3일 국내 여행을 가기로 했다. 어머님께서 쥐어 주신 여행 용돈과 함께.
분명 퇴사 기념으로 즐겁게 떠나자고 잡은 여행이었는데 내 마음은 전혀 즐겁지 못하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밀려 들어오는 의뢰 건들, 지난달에 건수가 확 뛰더니 이번 달은 월초부터 의뢰가 많다
처음엔 의뢰가 들어올 때마다 '대박인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샘 해보니 회사에서 받던 시급 1/3 수준.
그래도 퇴사 후 할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다만 내 마음이 더 조급해졌고,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있을 뿐..
관광지를 돌아보는 중에도, 밥을 먹는 중에도 핸드폰을 하고 머릿속으로 밀린 건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하고 있던 나.
계속 핸드폰만 보냐며 핀잔을 주던 남편에게도 미안하고 같이 여행 온 식구들에게도 모두에게 면목 없었던 하루.
'앞으로도 쭉 이렇게 살게 되는 걸까?'
프리랜서에겐 휴일과 주말이 없다더니 역시 월급쟁이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했던 것일까.
처음으로 퇴사가 두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