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으로는 1층의 잔디, 바닥과 나무 너머로 메콩강이 시작된다. 흙탕물이라 수심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가끔 근처에서 배를 타고 어망을 치거나 빼는 어부들을 본 적 있어 그렇게 깊지는 않아 보였다. 매일 잔잔하게 흐르는 강가에 페트병 두 어 개가 거꾸로 처박혀서 둥둥 떠 있다. 처음 봤을 때는 물고기나 뭔가가 끼여있나 걱정되기도 했었는데, 페트병은 매일 그 자리에 있었다. 움직이는 듯 안 움직이는 듯 두둥실.
한 번씩 큰 비가 내리면 상류에서부터 이것저것 많이 떠내려온다. 그리고는 곧 시야에서 사라진다. 내가 소원을 빌었던 유등도 안 보이는 걸 보니 떠내려갔다 믿고 싶지만, 그대로 침몰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페트병은 거기에서 못 내려가고 그대로 거꾸로 박혀있다. 어째서인지 거기에 묶인 페트병은 하나 둘 늘어난다. 큰 비가 내려도 가지 못하는 페트병.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게 나을까, 아니면 먼 길 떠나는 듯 흘러가는 게 좋을까.
무엇이 되었든 내 의지라면 괜찮겠지만, 그게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편이 좋을 것인가. 둘 중 무엇이 되었든 간에 주변의 영향으로 나의 상태가 변한다면, 편하게 그 자리게 있는 것보다 다양한 곳을 흐르며 못 봤던 것과 못 보던 것을 보는 것이 더 나을까.
흘러간다면 멈출 수 없다는 것이 어려운 점일 것이고, 멈춰있다면 고인 채 새로운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그대로 삭아버리는 것.
하지만 본인이 뭘 원하는지 모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놀랍게도, 꽂혀있는 페트병은 어부가 쳐 놓은 부표였다.
마땅히 새로 살 필요 없이 버리는 페트병을 잘 묶어서 부표로 사용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