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고 섬세하며, 내향적이고 다정한 나
나는 예민하고,
자극에 강하게 반응하는 기질로 태어났다.
기질은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지금도 예민하고, 작은 자극에도 큰 반응을 보인다.
이모 삼촌들도 내 몸에 손을 댈 수 없었고,
남의 손에 절대 맡길 수 없을 정도로 엄마 껌딱지에 예민한 울보였던 나의 기질 때문에
우리 엄마는 경력 단절을 선택하고 전업 육아맘이 되었다.
어린아이 시절에는 매우 조용하고 낯을 가렸지만,
최근까지의 나는 밝고, 사람을 좋아하며, 내향적이지만 처음 만난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때로는 외향적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섬세하고 다정했다.
다른 사람의 입장, 감정을 잘 알아채고 섬세하게 반응해주는 능력이 남달랐다.
정이 너무 많은 까닭에 좋은 사람들에게 애교가 절로 나오고, 헤어짐의 순간에는 항상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유치원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물론 유치원 교사로서 부족한 점도 많지만, 능력을 발휘하며 나와 안맞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심지어 교육공무원 공립유치원 교사가 되었다.
그런데 유치원 교사 생활 4년째에 접어든 지금,
몸과 마음 모두가 망가져 내 평범한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고, 지금도 어둠과 의문 속을 걷고 있다.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가는 걸까?
대체 진짜 내 성격은 무엇이고,
무엇들이 타고난 것이고 무엇들이 만들어진 것인지,
어떤 영향들이 지금의 날 만든 건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아프고 힘겨운 건지,
있는 그대로 편안한 나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혼란에 빠졌다.
유치원을 벗어나면 금방 차도가 보일 줄 알았던 우울증은 반년을 쉬었음에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저 트라우마 요인이 눈앞에서 사라졌으니 더 심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에 감사할 뿐,
이제 나를 위해, 나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람과 마음에 대해 공부해보려 한다.
유치원을 잠시 쉬고,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공부하며 내 마음부터 알고 보듬어 주고 싶다.
나와 비슷한 기질과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우리가 유난을 떠는 게 아니라는 걸,
그저 사람마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살면 된다고!
함께 나누며 서로 토닥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