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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봄 Nov 23. 2022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라니

이렇게 드러내도 되는 걸까

질병코드 F329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


F로 시작하는 질병코드는 정신질환이다.

자신의 의료기록에 F코드가 남을까 걱정하며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미루는 사람들도 많다.


그만큼 정신질환은 2022년이 저물어가는

현재까지도,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질환이다.




그저 사람에, 인간에 관심이 많아서 진학하게 된

상담심리 교육대학원 수업은,

나를 성찰하고 배운 내용을 내 심리에 적용해보는

자가 치료의 기회가 되었다.


덕분에 정신질환을 비교적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난 정신질환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

그저 신경전달물질에, 호르몬에 문제가 생겼을 뿐,

그로 인한 부정적 생각에 부정적 사고가 굳어졌을

뿐이다.





우울증은 그냥 병이다. 미친 게 아니라!

심지어 아주 고통스럽고 무서운 병이다.

아무리 우울증에 대해 많이 연구한 사람일지라도,

피상적인 공감만 해줄 수 있을 뿐!


우울증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

예민한 기질로 태어난 탓에 평생을 어딘가 아프며

살아왔다. 수술도 여러 번 해 보았다.

하지만 질병으로 인한 고통은 단연 우울증이 최고

였고,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우울증은 자기가 자신을 망가뜨리는 무서운 병이다

어쩌면 우울증의 치사율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난 이 병이 너무 충격이었고, 여전히 고통스럽기에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그리고 일면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이 우울증을 겪지 않거나, 가벼운 수준에서 치료해

적당한 고통에서 넘기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아직 눈에 띄게 나아진 부분도 없고,

이제 겨우 약에 우울이 가려지는 정도이지만!

우울증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이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게,

정신질환은 무조건 미쳤다는 오해를 줄이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내가 우울증을 가진,
심지어 직업이 '유치원 교사'임을 드러낸다.

사실은 드러내면서도 매번 두렵다.

그리고 두려운 마음이 들 때마다 '당당하게 더 드러

내야지' 다짐하곤 한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다.

덜 잘하는 것이 있고, 더 잘하는 것이 있다.

건강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정신질환자도

그저 세상에 존재하는 각양각색의 사람 중 일부로

여겨졌으면 좋겠다.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는 척하면서, 불리해지면 흠잡는 게 아니라!

그저 다양성의  종류로 존재했으면 좋겠다.


당신도 어느날 갑자기, 우울증 환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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