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도 이 세상도
마음의 준비 없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나에겐 안정적인 지옥이었던 그곳에서
누군가는 원하는 대로 떠났고
누군가는 원하는 대로 남았고
누군가는 원하는 대로 더 높이 올라갔다는 걸.
무시하고 말면 그만인 소식인데,
아직 이런 일을 가벼이 넘길 만큼 단단해지지
못했나 보다.
원하는 대로 떠난 이에게는 진심 어린 축하를
원하는 대로 남은 이에게는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낼 수 있었지만
원하는 대로 높이 올라간 사람은 축하할 수 없었다.
정말 그 자리의 무게에 합당한 사람인가
자리의 무게만큼 책임을 지는 사람인가
적어도 나와 함께할 때에는 그렇지 못했고
당연히 나는 그 사람을 믿을 수 없다.
썩었다
하루종일 이 세 글자만 머리에 맴돌았다.
아직도 이렇게 누군가를 미워하며 곤두서고,
내 주변 사람들이 불편한 마음을 느끼게 만드는
내 마음이 썩었다.
사실 한참 전에 다친 후 돌보지 못해 썩은 것이지만
여전히 썩어있는 상태였다.
난 아직 그 정도만 나아졌고 자랐음을 확인했다.
내가 속해있는 이 조직의 문화는 썩었다.
그 무엇도 투명하지 않다.
너무 썩은 나머지 주변 공기까지 몽땅 상해 버린 듯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불투명도 100.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썩었는지도 알 수 없다.
그 무엇도 보이지 않으니.
무시해도 될 작은 소식 하나에
내 속은 썩어 문드러졌다.
아직도 썩어 있는 내 상태를 확인했고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 썩을 대로 썩었음을
확실하게 확인했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음에도 선명하게 덧칠하게 되었다
'썩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