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을 떠올리는 마음
서른 살 인생에 처음으로
무려 10살이나 어린 스무 살 친구가 생겼다.
교사와 학생 아니고, 사람 대 사람인 친구 사이.
절대 나이 든 것 같지 않고, 아직도 내가 아이 같지만
난 분명 이 친구에겐 까마득한 어른이었다.
친구에겐 인생의 절반이었을, 10년을 더 살았으니!
이 사랑스러운 스무 살 친구는 참 대견했다.
작지만 누구보다 단단하고, 여리지만 씩씩했다.
스무 살 인생 첫 혼자 영화를 보러 간다기에
응원하고 싶어 영화관 근처까지 함께 가주었던 날,
모른 척했지만 계속해서 지도와 위치를 들여다보는
약간은 긴장한 듯한 모습에 내가 더 설렜다.
나는 더 이상 느끼지 못하는 설렘이기에 그랬을까
그래서 ‘처음’이라는 것에 많은 애착이 가는 것 같다.
덕분에 ‘난 최고보다는 최초가 좋아’라는
막연했던 내 삶의 마음가짐의 이유를 찾게 되었다.
나의 최초는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것이라 설레고
어느 분야에서의 최초는 처음으로 용기 내 시작한
사람이라는 뜻에서 뿌듯하다.
최고보다는 최초를!
설레는 인생을 살 수 있는 힌트를
스무 살 친구에게서 얻었다.
이십 대 친구들 사이의 나는 성숙 그 자체지만
아직 30년밖에 살지 않은 나는
죽을 때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해볼 수 없기에
매 번 도전하는 순간이 최초이고 설렘이겠지.
다음 달에 인생 처음으로 수영을 배우러 간다.
점점 설렌다.
처음을 차곡차곡 채워가면 설레는 인생이 되겠지.
나의 첫 스무 살 친구도
무려 우리 셰어하우스의 ’ 최초 여성 20살 게스트‘다.
이제 또 스무 살 여자 게스트가 오더라도
절대 최초는 될 수 없다.
최초는 사랑스러운 내 친구가 가져갔으니까!
내 스무 살 친구는
가족의 품을 떠나 홀로 제주로 떠나 올 용기를 가진
참 어른인 친구다.
덕분에 나도 설렜고, 용기를 냈고, 많이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