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예쁜 그 또래의 일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카페에는 계절 메뉴가 있다.
그날은 겨울디저트의 마지막 판매일이었다.
‘이제 봄이 오는구나’ 생각하며 카페에서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데, 젊은 두 명이 여성이 들어왔다.
그들은 문을 열고 한참을 들어오지 못했다.
두 여성 중 한 명이 휠체어를 타고 있었는데,
문 앞에 턱이 있어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계셨는데,
휠체어만 해도 무게가 상당해 보였다.
같이 오신 친구분의 힘 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장애인 여성분은 ‘혹시 도와주실 수 있나요?’라고
당당하면서도 밝게 직원의 도움을 요청했고
직원분은 매우 친절하게 도와주셨다.
테이블이 고작 세 개뿐인 작은 개인 카페에
전동 휠체어를 탄 손님이 들어오니
나 혼자 있던 카페가 꽉 찬 느낌이 들었다.
그 휠체어의 부피 때문일 수도 있고,
밝고 당당한 휠체어 손님의 에너지 때문이기도 했다.
보고 있으면, 느껴지는 기운에서부터
무언가 응원하고 싶고 흐뭇한 느낌이 드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성분이셨다.
두 친구는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며 평범한 20대
여성의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문득 내가 외출해서 여가 시간을 보내는 장소에서
장애인을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렇게나 당당하고 밝게 주변의 도움을 받고,
친구와의 시간을 보내는 예쁜 휠체어 손님을 보며
장애인에 대한 무의식적 편견이 한 꺼풀 벗겨졌다.
그녀는 그저 20대의 여성일 뿐이었다.
장애 때문에 몸이 불편하지만 그건 그녀의 일상을
해칠 만한 큰 걸림돌이 아니라고 여기는 듯했다.
그런 당당한 태도가 더 빛나고 예뻤다.
평소 신체장애인들이 생활에 꼭 필요한 외출 외에
여가시간을 갖는 모습을 흔히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몸이 좀 불편하지만 보통의 일상과 여가를 즐겼다.
게다가 움츠러들지 않는 밝고 당당한 태도까지!
우리 주위의 그저 평범한 20대였다.
두 친구는 실컷 웃으며 수다도 떨고 사진도 찍고,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가자며 웃으며 카페를 떠났다.
머리로 알고 있던, 가르치던 내용이
피부로 느껴졌다.
장애도 다양성의 한 종류일 뿐이다.
모든 사람이 성격, 신체적 특징, 건강 상태가
다른 것처럼
그저 다양한 사람의 한 모습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