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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봄 Jul 09. 2023

유아교육학과 전과자

솔톤보다는 도레미파솔라시도

내가(내 친구가) 좋아하는 그룹 비투비.

비투비 창섭이 출연한 ‘전과자’라는 콘텐츠에서

유아교육학과로 전과를 한다는 소식에 기대했다.

그런데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실망도 컸다.

물론 유아교육학과에서 수고하신 창섭님과 제작진,

용기 내어 출연했을 학생들 모두 잘못은 없다.


게다가 콘텐츠는 정말 재미있었다!

다만 유아교육에 대한 낡은 시선이 담겨 아쉬웠달까




전과자는 유아교육학과 수업에서 만난 학생에게

“말투가 왜 그래?”라는 뉘앙스의 질문을 한다.

유아교육학과 학생의 목소리 톤이 높고

말의 높낮이가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막에는 ‘유치원 말투’라는 글이 함께 표기되었다.


사실 나는 “말투가 왜 그래? “라는 질문을 익숙하게

받을 정도로 목소리 톤이 높고 리듬감이 넘친다.

사람들은 이런 목소리를 유아교사답다고 생각한다.

아직 교원양성단계를 거치고 있는 학생들의 생각도

같았나 보다. 어쩌면 학과에서 강화했을지도...!

그런데 과연 정말 일명 ‘솔톤’이 유치원 말투일까?


저는 이 tip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유아교사 목소리>라며 팁으로 소개되었다.

물론 솔톤의 쾌활하고 밝은 목소리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맞다. 유아들의 관심을 끌 수도 있다.


하지만 ‘솔톤’은 주의집중을 위해 음성을 사용하는

방법 중에 하나일 뿐이다.

모든 유아교사가 솔톤으로 말해야 하는 게 아니라

집중시간이 짧은 유아들의 주의를 집중하기 위해

목소리의 고저, 성량, 음색, 속도 등을 다채롭게

사용하는 교수전략이다.


평소 말투가 솔톤인 나는 솔톤이 기본이기 때문에

오히려 저음이나 큰 성량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원래 목소리가 높아 저음은 목에 무리가 갔기에

복식 발성법을 연습하기도 했다.

낮은음을 내기 위해, 솔톤을 내지 않기 위해,

교수전략으로 목소리를 활용하기 위해!


개인적인 생각으로 솔톤은 오히려 아이들보다는

관리자나 학부모님들이 더 좋아하시는 것 같다.

아이들은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바꾸는

천의 목소리인 선생님을 좋아하고 집중한다.

밝고 쾌활한 선생님이지만 때로는 진지하고 차분한

순간도 필요하다. 그럴 때는 낮은 톤이 필요하다.


전과자를 본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다.

교사의 목소리는 서비스가 아닌 교수전략이다.

무조건 밝고 쾌활한 솔톤이 아니라

때와 상황에 맞게 목소리를 바꾸는 것이
전문성 있는 유아교사의 목소리다.

솔톤이 유아교사의 목소리라고 단정짓기보다는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교사가

목소리를 활용한 교수전략이 능숙한,

전문성 있는 교사라고 생각한다.

유아교육학과에서 교육학을 배우고

그 많은 교직이수과목을 수강하는 이유도 서비스가

아닌 ‘교육’을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함이 아닌가?


다른 선생님들의 의견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재미있는 콘텐츠 하나에 불편한 점부터 보이는

예민한 교사인 나지만, 예민한 교사로 인해

유아교사에 대한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예민한 교사의 특별한 가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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