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은 정녕 꿈일까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간디학교의 교가인 ‘꿈꾸지 않으면’
유, 초등 교사들에겐 꽤나 익숙한 곡이다.
멜로디와 가사가 왠지 모를 찡함을 주는 곡이다.
나도, 우리 반 아이들도 이 노래를 좋아했다.
임고생 시절, 유아교육을 공부하며 꿈을 꾸었다.
사립유치원 근무 경력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유아임용을 준비하며 유아교육을 파고들게 되었고,
유아교육은 정말 흥미롭고 가치 있었다.
누가 나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한 치의 고민 없이 대답할 수 있다.
유아기.
그리고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며 유아기의 중요성에
대한 내 생각은 더 단단한 확신으로 변했다.
심리학의 관점에서도 인간의 발달과 성격 형성,
행동 양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역시나 유아기였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지만,
유아들은 아직 모든 방면에서 발달하는 시기이기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유아기가 중요한 이유,
유아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유아교육이 좋았다.
우리 아이들은 사랑을 주는 만큼 변할 수 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무엇을 교육받았는지 잊을 수 있지만
유아교육의 경험으로 얻은 ‘행복을 위한 역량’은
평생 남으니까!
꼭 기억해야 하는 건 ‘행복을 위한 역량’은 쉽게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경험, 요동치는 감정을 다스려
보는 경험,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경험,
쉽지만은 않은 쓰라린 인생경험이 필요하다.
유아기에만 고생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평생을
쓰라린 인생경험을 통해 상처에 새살이 돋아야
우리는 내 삶을 행복하게 만들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다만 최적의 시기는 언제나 유아기다.
결정적 시기. 가장 효과적인 시기. 가장 중요한 시기.
그래서 유아교육은 존재한다.
대체 무얼 가르치고 배우는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유아교육으로 성장한 힘은 ‘잠재력’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속에 슬며시 쌓인다.
그리고 평생을 살아감에 있어 기초가 되는 힘으로
자리 잡는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유아교육을
아이를 돌보는 것이나 놀아주는 것쯤으로 여긴다.
때로는 유치원 교사들 중에서도
유치원 교사의 역할을 돌봄 서비스직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유아교육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런가 싶다.
별 헤는 마음으로 없는 길 가려내
-꿈꾸지 않으면 중-
‘꿈꾸지 않으면’ 노래를 부르고 들을 때마다
이 가사가
유아교육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유아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배움으로 이어지는지 알아채기 어려워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저 교사와 유아의 대화인 것 같지만 무언가를
알려주려는 목적을 가진 가르침이다.
무얼 가르칠지 정해져 있지 않지만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찾아내야 한다.
유아교육은 ‘비밀 펜‘ 같은 존재다.
무언가를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지만 보이지 않는다
비밀 펜으로 쓴 흔적은 빛을 비춰야 보이듯이,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유아들의 배움이 보인다.
단순 보육으로 치부하기에는
복잡하고 깊이 있는 교육 전문성이 필요하다.
오늘도 유아교사들은 별 헤는 마음으로 없는 길을
가려내어 가르치지만,
현장은 유아교사들이 꿈꾸는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이기에
교사들이 꿈꾸지 않으면 유아들이 배울 수 없다.
유아교육이 희망을 노래할 수 없다면
사람의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인 유아기를 놓친다.
사람은 희망을 노래할 수 없고
그렇다면 다가오는 세상은 희망이 없는 게 아닐까?
돌봄 수행이 아닌 교육을 꿈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