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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Jun 15. 2024

성공한 인생

정년퇴직을 하고 60대 후반이 되니 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

매일 출근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욜로족으로 집에서 가만히 쉴 수는 없어 인근 공원을 무심히 걷거나 지하철 정기권 30일분을 발급받아 공항철도를 타고 아라뱃길에 가거나, 소래포구와 양평, 용문 등 현직에 있을 때 하지 못한 여행을 혼자 다닌다.
이렇게 퇴직 후 1년, 2년 다니다 보니 이 또한 무료하다 싶어 1365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해 공원에서 청소도 하고 쓰레기도 주웠다. 처음에는 창피하고 부끄러웠지만,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해보니 어느새 부끄러움이 사라졌다. 때로는 공원에 놀러 온 시민들이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얼마나 받고 일하느냐고 물어본다. 무료로 한다고 말하면 다들 “좋은 일 하십니다. 복 받을 겁니다” 하며 인사를 건네 보람도 느낀다. 인생 2막을 살아가는 나에게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으니, 자원봉사 활동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유머집을 읽다 보니 성공한 인생에 대해 나온다. 10대는 돈 많은 부모를 두면 성공한 인생, 20대는 명문대학 다니는 학생이면 성공한 인생, 30대는 연봉 많은 대기업 회사원이면 성공한 인생, 40대는 술자리에서 2차를 쏠 수 있으면 성공한 인생, 50대는 공부 잘하는 자녀가 있으면 성공한 인생, 60대는 아직도 직장에 다니면 성공한 인생, 70대는 병 없이 몸만 건강하면 성공한 인생, 80대는 아내가 아직도 밥 차려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한다.
60대 후반인 나는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에게 전혀 경제적인 도움 없이 나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적게나마 용돈을 벌어 자립하고 있으니 이만하면 스스로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 직장에서 퇴직해  인생 후반기에는 목에 힘주고 다녔던 인생 전반기의 영광스러웠던

그날들은 빨리 잊어버리고 항상 나지막한 자세로 살아가야 인생후반기가 즐겁다.

 인생 2막에는 직업에 귀천을 두지 말고 소소한 일거리라도 찾아 작은 일이라도 하면서  아프지 말고 건강관리를 잘 유지해서 성공한 인생을 살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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