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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추억과 여름휴가

ㆍ고향을 그리워하며 ㆍ

by 자봉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칠월 말의 날씨는 무덥기만 합니다.

여름방학철이 되었고, 휴가철이 되다 보니 직장인이나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두가 다 한결같이 마음이 들뜨는 것은 똑같나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름휴가는 항상 차도 밀리고 교통체증도 심하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여름휴가는 즐겁기만 합니다.

이렇게 모두가 다 즐거워하고 부푼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면 즐겁지만,

그런데도 왠지, 나는 가슴 한 구석이 서늘해지면서 눈물이 난답니다.


이렇게 여름이 되면 기온은 35도가 넘는 날이 많지만

즐거워야 할 여름이 마냥 즐겁지만 않은 것은 교통사고로 영영

이 세상을 떠나버린 누나와 동생들과의 추억 때문입니다..

내가 태어나 성장하고 자란 것은 온통 산으로 둘러 쌓인 체 오로지 하늘만 보이는 그런 곳이며,


어린 시절에 도깨비불을 직접 보고, 귀신을 봤다는 이웃 어른들의 경험담에 간담이 서늘하여 어둑해진 밤이면 사립문을 잠그고 대문밖으로

무서워서 나가지도 못했던 마을이지요

(그림같은 고향 집)


마을이라고 해보아야 고작 4~5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친척처럼 살면서 인정을 베풀고 사는 물 좋고 공기 좋은 심산유곡의 땅이었답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또래 아이가 없어서

보자기에 책을 싸 등에 메고는 1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학교를 혼자 걸어 다녀야

했습니다.


학교 가는 길은 외진 데다가 인적이 없는 공동묘지옆을 지나 혼자서 지나다녀야 하기 때문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거나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에는

엉엉 울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음아! 나 살려라! 고 앞만 보고 달렸던 기억이 엊그제처럼 생생하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름방학이 되면 무서웠던

길을 가지 않아도 되었기에

여름방학은 정말 신나는 세상이었지만 그 대신 부모님을 따라서 땡볕을 쬐며 논, 밭에 비료를 주고 농약을 하면서 길고 긴 분무기 줄을 잡아주고

힘들게 일했던 어린 시절의

여름날들이 즐겁지는 않았지요

여름방학이라고 해도 도시의 아이들과 달리 마냥 놀 수많은 없었고, 모자를 쓰고 뙤약볕에서 일을 하다가도 오후 4시쯤이면 집에서 기르던 일소(황소)에게 풀을 먹이러 할아버지를

따라서 동생과 함께 산으로 가 어린 동생들과

그늘에 앉아 책을 읽던 그 여름방학의 시간들이 추억으로 남는 답니다.

(고향의. 대 밭)


인적도 없는 산(山)에서 소가 풀을 뜯어먹도록 지키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해가 서산에 저물어 땅거미가 질 때에야 집으로 내려오곤 했죠

!

그러면 어머니는 밀가루로 하얀 죽을 끊여 저녁을 장만하시고 우리 남매들과 할아버지 할머님, 부모님과 동생, 누나와 함께 흙마당에 짚멍석을 깔고

밥상을 준비해 소박한 저녁상을 온 가족이 옹기종이

둘러앉아 전기도 없는 호롱불을 비추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반찬도 없던 시골 채소 음식을 나누어 먹던 그 시절이 이제는 너무너무 그리워

집니다.


어디, 그뿐이나요!

모기들이 극성을 부리는 밤이면 보리짚단을 테워 풀을 얹어놓고 연기를 피우며 동생들과 함께 밤하늘에 초롱초롱 빛나는 수많은 별들을 헤아리며

밤을 지새우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이제는 교통사고로 남동생들도 누나도 어머님도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

아픈 추억을 간직한 체 매년마다 찾아오는 여름휴가철을 맞이합니다.

휴가철이 되다 보니 어머니도 동생도 누나도 조부모님도 보고 싶습니다.

이럴 때 에는 조용히 혼자서 산(山)을 찾고 절(사찰)을 찾아

명상의 시간 여름휴가를 보내봅니다.

(추억이 있는 고향집 마루)


( 그리운.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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