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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Jul 25. 2024

맛있는 피자

 은퇴 후 첫 월급으로 피자를 쏘다

칠 학년에 가까워서 그런지 몸무게도 빠진다

하루를 잘 보내고 자정 이전에 잠을 자도

밤이면 꼭 두 번씩 눈이 떠진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내 또래 친구들은. 다 그렇다고 한다


이게 바로 나이가 들어간다는 생물학적 루틴이다

그래도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살아왔으니

자랑스러운 삶이다 


이제 7학년 근처에 다 다 랐으면서도 한 달에 200여만 원씩 월급을 받고 일을 할 수 있다니  스스로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직장생활 40여 년을 앞만 보고 성실하게. 생활해 왔기에 매월 연금은 받아 아내한테 생활비로  꼬박꼬박 바치고 내가 벌어 내 용돈을 해결하니 아내와 자식들은

은근히 좋은가 본다

며칠 전에는 집에 들어왔더니 아내가 학교 동창친구들에게 부지런히 남편인 내 자랑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남편 자랑 내용은  내가 4대 보험이 다 되는 직장에

취직을 해서 의료보험도 지역에서 직장으로

변경되어 보험료지출도 줄어들고 첫 월급을

받아와 두 딸과 아내에게 용돈도 조금씩 주고

첫 봉급기념으로 피자를 사서 쐈다는. 내용이었다


큰딸은 해외업체 근무 중이라 종종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작은 녀석은 지방 출장이 잦다 보니 우리 가족이

다 함께 모여 식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첫 봉급도 받았고 기분도 좋아서

아이들이 다 모였을 때 피자를 쏘겠다고

선전포고 했기에 드디어 오늘가족들이 다

모였을 때 피자를'시켰다


배달료는 별도로 3000원을 내야 한다기에

3000원을 절약하고 걷기도 할 겸 집에서 400미터

거리를 항상 걸어가서 찾아온다


피자를 찾아 집으로 올라가기 위해  1층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바로 아래층에 사는 항공사 승무원이었던 여자분은

피자를 든 나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는데

배달을 시키지 않고 직접 찾아오시냐고

묻는다


사실 하루종일 땅을 파도 누가 백 원짜리 동전하나

주지 않는데 걷고. 몸을 움직여 3천 원을 절약하면

은퇴자인 나에게는 건강에도 좋고. 삼천 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좋다


3000원이면 백다방에서 커피 한잔 값이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호두과자 한 봉지를

사 먹을 수 있는 돈이다


길거리를 걷다가도 노숙자나 돈이 없어

손을 벌리면'자주 천 원권 지폐를 드린다


뭔가 남을 위해서 아껴온 천 원짜리를 사용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다

이렇게 기분이 좋으면 인근에 복권판매소가

있으면  가서 로또복권도 구입한다


추첨해서 떨어져도 아깝지 앓다

복권 구입했던 돈이 어려운 분들에게

사용되면 그 자체가 즐겁고 좋다


피자!

자녀와 가족들과의 약속인 은퇴 후 첫 봉급으로

피자를 사서 사랑하는 내 가족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으니 이 또한 즐거움이다


다음 달에도 부지런히 일해서

7학년인 아빠가 또 피자를 사겠다


열심히 일하는 두 딸과 살림을 잘하는

아내에게 고맙다


건강하게 80세까지 몸을 움직여 적당한 일을 해서

피자는 매달 내가 사겠노라고 약속한다

                     (내가 사용하는 공용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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