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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Sep 03. 2024

송추계곡

은퇴동료와 함께


그토록 무덥던 더위도 아침저녁으로는

한 커플 꺾여 조금 서늘해지니 살맛이 난다


은퇴 후에는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사람이 성공한 인생이다


은퇴 후 집에 있으면 게을러지고

답답하다

그러던 찰나에 나와 비슷한 연대에

함께 퇴직했던 동료로부터

통의 전화가 왔다


매일마다 두 시간씩 어르신 일자리로

하루에 두서너 시간씩

운동 겸 알바를 하는데

월요일은 본인의 휴일이니

서울에서 가까운 송추계곡에 놀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불러주고 호출할 때

지갑을 먼저 열고 참석하는 게

인생 후반기를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정석이라고

생각한다ㆍ

(은퇴동료 완기와 함께 여성봉에서)


인생의 후반기!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가는 인생인가?

나에게 묻는다

두말할 나위 없다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ㆍ


오늘도 은퇴동료 완기의 전화를 받고

용카드와 현금 십만 원을 소지하고

간단한 배낭에 생수 한 병을 넣어

만나자고 하는 장소인 양평역으로 갔다


양평역에 도착하니 은퇴 동료는

본인의 경유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나와 있어

내 핸드폰의 카카오 네이비를

송추계곡으로  목적지를 설정해

운전석역 옆에 타고

40킬로 거리를 한 시간 만에 주파하여

목적지인 송추계곡에 도착했다


오늘이 9월이어서 그런지

하늘은 끝없이 푸르고

날씨는 청명하고 너무 좋은 날씨다


30년 전 현직으로 재직할 때

봄과 가을이면 직원 체련대회 때 부서 직원들 30~40여 명이

이곳에 와서 족구게임도 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팀원 간 우애도 돈독하게 했던

추억들이 떠 오른다ㆍ


이제는 시간도 세월도 가고

너도 가고 나도 가고

사랑도 청춘도 젊음도 다 가 버렸다


이렇다 보니 세대교체도 되어

요즈음 mz세대들은 체련대회를 영화감상이나

다른 것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20년 30년을 함께 하며 돈독한 우정이 쌓인 옛 직장동료들과

북한산 송추 오봉까지 쉬엄쉬엄 다녀왔던 생각을 하니

감회도 새롭고 옛 추억이 떠 올라

눈물이 나려고 한다


옛 직장생활 때는 힘들었어도

지나간 시간과 세월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고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될 역사가 되었다.


하산을 하여 식당에 들르니 30년 전 직장 부서 직원들과 함께 와 매운탕을 먹고 하루종일 족구를  했던 송추미가 식당이다


세월은 30년이 지났건만 음식점 사장님 얼굴도

세월은 이길 수 없는지 머리도 하얐다

옛 추억을 이야기하니 사장님은 사이다를 한병

서비스해 주시면서 지난 추억들을 같이 회상했다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30년 전 봉고차를 직접 운전해영등포 내직장 앞까지 오셔서 우리 직원들을 이곳 송추계곡까지 실어 나르셨는데......

30년 지난 세월의 추억들이 이곳 송추계곡에 오니

너무 감격스러워 또다시 30년 전 과거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60대에 은퇴는 했어도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는 완기처럼

나도 건강하고 부지런히 살아야겠다


은퇴 후에도 일을 하고 있는

동년배 은퇴자들이 부럽기도 하다

그래도 하루하루가 소중하지만

어제는 지나가버린 어쩔 수 없는 날이었지만

오늘은 내가 만들어 갈 수 있고

나이 들어 내일은 없다고들 하지만

70세가 안된 나에게는 꿈과 희망이 있는 날이다

절망하지 말고 내일을 헤쳐 나가 보자

         (송추 계곡의 반듯하게 정비된 음식 문화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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