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봉 Sep 06. 2024

가을의 길목에 서서


소스러운 바람소리에 눈을 떠 보니

여명이 다가온다

어둠의 적막을 깨고

조금씩 훤해지는 걸 보니

오늘도 변함없이 하루가 찾아왔다


어젯밤도 무탈 없이 잘 보내고

오늘을 맞이하니 즐겁고 반갑다

그제 아침에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조금 찰과상을 당했기에

오늘은  별로 자전거를 탈 생각이 없어

운동복에 모자를 쓰고

오랜만에 경의숲길로 갔다


핸드폰을 보니

지금 시간이 오전 6시

공원과 가로수 나무에는

가을 문턱의 흔적이 나붓낀다.

그토록 무덥고 잔인했던

 여름은 가고  

풍요로운 계절이 온 것 같다


바람도 시원하기보다는 서늘해지고

거의 일주일 만에 나와 보니

푸르던 나뭇잎들도

노랑 빨간색으로 일부는  변해있다


아침 바람이 불어

잠자던 돌과 숲을 깨우면서

노랑나무잎들이 하나둘씩 떨어진다

길을 걷는 양쪽으로 가로수들이

하늘을 가려  너무 상큼해

눈이 정화되고

공기가 좋아

숨을 쉬기도 한결 부드럽고

상쾌하다


이렇게 좋은 가을이

우리 곁을 떠나지 말고

계속해서 내 곁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가을!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낭만의 계절!  가을이여!

제발 저 멀리 가지 말고

내 곁에 있어 주렴ㆍㆍㆍ


                          (서서히 깊어만 가는 경의숲의 가을의 길목에 서서)

가을이 다가오니

왠지 모르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으며

삶의 보람이 생겨난다.

오늘 소중한 하루도

하늘이 내려준 하루하루의 삶의 그 자체로서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살리라...

매일매일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마치 무슨 목적을 완수하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기계적 소모적으로 살아서는 안 되겠다.

우리는 '일' 하러 이 세상에 온 것도 아니고,

성공하려고  온 것도 아니다.

우리 모두는 과거 살면서  무엇을
잘했는지 모르지만, 하늘로부터
'삶'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서서히 내 곁에 다가오는 가을날에

사소한 것부터 모든 것들에게 감사하면서

오는 가을을 반갑게 맞이하리라.....



작가의 이전글 송추계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