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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Sep 14. 2024

성묘

어머님 납골당에 성묘

어제는 비가 내려 허약해진 몸을

단련하기 위해 비옷과 우산을 챙겨 들고

안산자락길. 숲길을 정처 없이 걸었다


오늘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새벽 5시

대충 아침을  차려먹고 벤츠사에서 준

배낭 속에 떡과 사과 배 단감 음료수 물

전병과자 등 등

음식을 가득 채워 지하철을 타고

고속버스터미널로 갔다


다행히 오전 7시에 광주유스퀘어로

출발하는 우등석 좌석이 1개 나아있어

30800원에 표를 구해 승차했다


오늘부터 추석 연휴라 빈좌석 없이

10분 간격으로 광주로 운행되었다


평소에는 3시간 30분 소요되던. 거리가

오늘은 추석 연휴 첫날로 속도가 적체되다 보니

서울에서 광주까지 6시간이나 걸렸다

(납골당 앞에서)


오후 한 시에. 광주터미널에서 대충 점심을

먹고 택시정류장으로 가니 50미터나 길게

대기줄이 생겨 한참 기다린 후 택시를 타고

사랑하는 어머님이 모셔진 효령동 영락공원으로

갔다


택시 요금은 18000원이고 보성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남동생이 시간에 맞춰

나와 있어 임시로 차려진 재례 식장으로 가서

아내가. 준비해 준. 송편과  과일들을  진설하여

동생과 함께  어머님  사진을 걸어놓고

간단하게 재례 하였다


생전에 어머님이 큰 며느리인 내 아내를

예뻐해 주시고. 소중하게 생각해 와

아내는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님 납골당에

걸어둘 예쁜 꽃을 사 와 떨어지지 않게

이중테이프를 잘 부착해 주어

오늘 어머님 영전에 떨어지지  않게

잘 부착했다


옛사람들이  자주 말씀 하기를

긴 병에 효자 없고

죽은 이후에 열 백번 효도하기보다

생전에 계실 때 한번 더 찿아뵙고

효도하라고 하셨다

                 (반가워 할것 같은 어머님. 사진)

내 어머님도 고집불통이시고

유교사상과 구식문화에서 신세계로

변화할 줄을 모르셨던  아버지 때문에

너무 많이 고생하셨다


앞이 꽉 막히고. 답답했던 아버지가

신문물과 새로운 변화에 적응했더라면

남동생 두 명과 누나도 어머님도

교통사고와 다른 아픔으로  이렇게 빨리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들 선호사상을 고집하다가

모든 재산을 날려버린 아버지가 밉다가도

측은한 생각이 든다


이런 와중에 아버지의 남동생은

아버지에게 잘해준 것처럼 해놓고

내 남동생들의 사망보험금까지 찾아

써버리다가  들통이 나서

말도 되지 않은 거짓말을 하면서

형제들 간에 이간질과 불협화음으로

자식들까지  서로가 소원하게 되었다


돈과 욕심

나이가 들어가면 서서히 마음을 비우고

양심껏 살아야 되는데

이런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더 욕심을  부리니  형제는 물론

조카들 사이도 서먹서먹해진다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은 지도 몇 해가 되던가!

오늘이. 어머님 떠난 8주년 기일이다


어머님이 살아 계셨더라면

아버지 동생도

내 남동생도 돈으로 장난치지 않았을 것이며

우리 집이 쫄딱 기울지 않았을 것이다


중심 없고

어른 역할 못 하신 내 아버지가

죽도록 밉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측은하기도 하다


이를 이용하는 아버지의 형제분들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 될지

서글픈 어머니의 8주년 기일과

추석 연휴 첫날에  혼자서. 고뇌하다가

발길을 돌린다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님의 평온한

영면을 기도하면서.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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