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아이들 낳아 행복하게 키우고
내 집 장만하면서 어렵고 힘들었어도 크고 작은 우여곡절 무사히
다 넘기고 61세란 꽉 찬 나이로 서른다섯 해를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정년퇴직을 맞이했다
퇴직 이후 인생 후반기 살아온 지 어~언 6년이 흘러가고
칠순을 목전에 두었지만 하루하루 생활이 즐겁다.
나이 들어 인생 후반기는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어야 하고,
평소에 음주를 자제하면서 건강에 힘써온 탓인지 크게 아프지 않아
지척에 낮은 산과 공원에 나가 운동을 할 수 있고, 가까운 곳에
평생학습관과 복지관이 있어 나이 들어 모르는 것들을 하나둘씩 배워가는
쏠쏠한 재미에 왕성했던 직장 현역 때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인생 살아가는 게 즐겁다
젊은 시절 가까운 친구들은 방학이면 열차를 타고 놀러 다닐 때에
가난이란 굴레 때문에 책가방보다는 어깨에 일간신문을 끼고
배달한 시간들이 더 많았고,
시냇가를 건너고, 산기슭 양계장까지 신문 배달을 하면서 너무 힘들게
공부했던 유년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돈이 없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수많은 결석과 굶주림으로
간신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비원과 공장, 액자를 만드는 일들을
10대와 20대 초반의 나이에 힘들게 일하면서 그래도 마냥, 공부를 포기할 수 없어
현역병으로 강원도 최 전방에서 3년을 보낸 후
늦은 나이에 직장생활과 방송통신 강의를 들으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학점은행으로 또 다른 전공과 대학원 강의를 들으면서 앞만 보고
달려오니 60대가 지나 정년을 맞이하고 인생 후반기를 살다 보니
내 곁을 떠난 친구들과 내 아우들이 한 두 명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누나와 동생들 부모님 조부모님이 하늘나라로 떠나
때로는 슬프고 힘들고 견디기 어려웠으나
세월이 약이라고 시간이 흘러가니 조금씩 위안이 되었다.
인생이란, 만나면 헤어짐이 있고, 떠난 사람은 반듯이 돌아온다 고 했는데
영영 떠나 버린 가족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꿈속에서나마 만난다.
살아있는 생명은 반듯이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며,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온다. 고 했던가!
이제 나이 들어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수필이나 인문서를
읽다 보면 우리네 인생은 마침내 자연에서 왔다가 자연으로 귀소 하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살아보니 인생의 삶이란 무상이요, 허상이며, 바람처럼 왔다가
구름처럼 흘러가는 것이 인생이란 걸 실감하게 된다.
젊은 시절에는 악착같이 일하면서 가난이란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고
밤과 낯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면서 한 푼이라도 더 모으려고 부지런하게 살아왔지만
이제 인생의 후반기에 와서 지나간 시절들을 되돌아보니 욕심도, 많은 재물도 필요 없고
건강하게 노후를 살아가는 게 인생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살아보니, 인생은 번갯불 같고, 환상 같으며, 그림자 같고, 바람 같은 거였다.
칠순의 나이에 접어들어 보니, 지식도 재물도 명예도 젊은 시절 한때의 호사이며
사치였다.
젊은 시절 신용카드가 없던 시절에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재정보증을 서주고, 돈을 빌려 달라고
부탁을 하면 마음씨 여린 나는 직장 동료들에게 돈을 빌려 친구들에게 빌려 주었지만
그런 친구들은 돈 갚으려고 하지 않고 다들 어디론지 숨고 도망쳐 버려 얼마 되지 않은 내 월급과
전세방에 압류당해 수십 년 동안 고생했던 나의 지난날의 젊은 추억들이 인생 후반기에 접어드니
왜, 이리도 자꾸만 뇌리 속을 혼란스럽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것들이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하니
좋지 않은 과거의 아픔들과 나쁜 추억들을 훌훌 털어 버리고, 활활 날려 버리고
쫙쫙 놓아 버려야겠다.
세상이란 이해와 용서 속에 관용의 미덕이 솟고, 인생은 나눔과 베풂 속에 사랑의 화음이 쌓여간다고
한다.
인생이란! 한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 막다른 길이다고 하니 그저 속상하고 기분 나빠도 손해 보고
살아가는 게 노후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