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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Sep 19. 2024

지공선사(여사)

    재산 능력이 되면 지공선사가 되지 마라


만 65세가 되면 대한민국 남자는 "지공선사" 여자는 "지공여사"라고 부른다는 우습게 소리다.

이 자격증은 아무나 나이가 되면 저절로 주는 자격이며, 남녀, 학벌, 경력, 재산의 구분이 없다고 한다.

노인들에게 지하철 공짜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에만 있는 경로우대제도이다.


자봉은 이러한 대열에 동참하고 싶지 않아 가발연구소에 가서 가발을 맞춰 착용하고, 기후 동행카드를 사용하면서 이러한 그룹에 끼어들지 않으려고 했으나 세월이 가면 어쩔 수 없나 본다.


오늘도 공덕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일산에 갔더니 지하철역 의자에 앉아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공선사와 여사님들이다.



지하철무임이 여론에 도마가 되어 이 ㅇㅇ의원은 전국에 지공선사와 여사님들이 골고루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하루종일 지하철을 이용해도 공짜인 현행 경로우대카드를 버스와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교통요금을 줄여 지하철이 운행되지 않은 다른 지공선사님과 여사님들도 공평하게 혜택을 보는 것으로 변경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


어느 정치인과 일부 시민들은 지공선사와 여사님의 연령대를 65세에서 70세나 75세로 상향하자는

의견도 제시하였지만 아직까지 개정된 것은 없다.

일부에서는 평일에 지하철이 텅텅 비어 전기로 운행되는데, 어르신분들이 무임 승차했다고 전력비용이 더 투입되냐고 현행제도를 유지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자봉도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시간과 세월이 흐르니 지공선사 대열에 끼어들었지만, 눈치 보고 이용하기

싫어 지하철을 별로 이용하지 않고 있다.

유전인지 나이가 들어 그런지 몰라도 자봉도 이제 검은색보다 흰색머리카락 수가 훨씬 더 많아지고,

이마가 넓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가발을 착용하고 다니지만,

젊은이나 주변 승객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는 15가지의 기본 수칙이 있다고 한다.

그럼, 이제 지공선사와 여사의 15가지 수칙을 살펴보자

1. 지공선사와 여사는 출, 퇴근 시 지하철을 타지 마라.

    출퇴근 시간 비좁은 지하철에서 등산복에 배낭 짊어진 지공선사는 젊은이들이    

    빨리 죽으라고 속으로 저주한다고 하니 출, 퇴근 시간을 피해 다녀라


2. 지공선사와 여사님의 자리는 경로석이다.

   젊은이들 좌석에 앉지 마라. 경로석이 비어 있는데 젊은이들 자리에 앉으면,

    공연히 자리 하나만 줄어들어 젊은이들이 싫어한다.


3. 지공선사와 여사님은 젊은이들 앞에 서 있지 마라.

   젊은이들이 피곤한데도 자리를 양보해야 하니,

   곧 내릴 것처럼 문 앞에 서 있거나 경로석 앞에 서 있어라.


4. 지공선사와 여사님은 눈을 감고 앉아 있어라.

   눈 감으면 도를 닦는 것처럼 보이고 참선하는 것으로 인정받아,

   지공선사의 진짜 모습으로 위장된다.


5. 지공선사와 여사님은 가끔 눈을 떠야 한다.

   내 앞에 나보다 더 늙은이가 서 있는지 수시로 살피고 감시하며,

   나하고 나이를 비교해 10年까지는 무시해도 된다.


6. 지공선사와 여사님은 경로석에서 모자를 벗어라.

   모자를 쓰고 있으면 10년은 젊어 보여서, 가짜 지공선사로 오인받을 수 있으니,

   모자 벗고 대머리나 백발을 보여라.


7. 지공선사와 여사님은 경로석에서 스마트폰 보지 마라.

   젊은이들처럼 스마트폰 만지작거릴 나이는 한참 지났으니,

   지공선사 품위만 손상되고 참선하는데 방해된다.


8. 지공선사와 여사님은 깨끗한 옷차림으로 단정해야 한다.

    늙으면 추해지고 냄새나고 꼰대 티를 내어 젊은이들이 싫어한다.

    이것을 위장하기 위해 외모에 신경 써야 대우받는다.


9. 지공선사와 여사님은 정치 이야기하지 마라.

   젊은이들과 말도 안 통하고, 자기 고집만 내세우며,

   목소리 커지고, 아는 척 많이 하며, 자기 생각만 옳은 줄 안다.


10. 지공선사와 여사님은 큰 소리로 떠들지 마라.

    과거 경력이 화려하고 거창해도, 흘러간 지식과 경험은

    이제 남이 알아주지도 않고,  달밤에 개 짖는 소리일 뿐이다.


11. 지공선사는 술 취해서 지하철 타지 마라.

     술과 안주 냄새 등 지하철에서 옆 사람에게 큰 고역으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데도, 지공선사는 치매로 이런 사실조차 모른다.


12. 지공선사는 경로석에 퍼지고 앉지 마라.

     넓게 양다리 벌리고, 두 자리를 한 사람이 차지하여 자기 안방처럼 전용하지 말고,

     지공선사의 존엄과 예의를 지켜야 한다.


13. 지공선사는 경로석에 앉은 젊은이를 혼내지 마라.

      나이 많은 게 계급도 아니고, 공짜로 타는 주제에

      피곤한 젊은이가 앉아 있다고 훈계하면 안 된다.


14. 지공선사와 여사는 할 일 없이 지하철 타지 마라.

      할 일 없는 노인들이 지하철을 독차지하면, 젊은이들이 지하철 공짜로 태워주는

      정부의 잘못을 질책하게 될것이다


15. 지공선사와 여사는 가능한 한 재산능력이 되면

      무임으로 타지 마라

     재력이 있다거나 사회에 보탬이 되려면, 아직은 돈.           내고 타고 다닐만하다고 생각해라

     죽을때까지 가지고 있는 돈 다 쓰지 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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