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봉 Sep 20. 2024

가을

  

가을이다

며칠 전 추석도 지났고 폭염은 계속되었다

어젯밤에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렸는지 새벽에. 일어나 보니 땅바닥이 촉촉하게 적셔있다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해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올까 생각하다가 맨발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 하여

운동화를 손에 들고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걸어갔다


학교 운동장은 최근에 마사토와 모레로 다져놓은 탓인지 어젯밤 내린 빗물을 머금어 스펀지처럼

촉촉하고 감촉이 좋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낙엽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모레 위를 걷는 기분으로 촉촉해진

학교운동장을 20분 동안 걸으니 기분도 상쾌하고

오늘도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심고 가꾸는 채소밭을 보니

배추와 무가 제법 크게 자랐다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어릴 적 어머님과 밭에 나가

배추와 고추 무 콩 팥을 심어주고 잘 자라게끔

물조리에 물을 담아 농작물에 물을 뿌렸던 가난하고

소박했던 옛 시절들도 생각난다


이제는 어머님을 뵐 수 없고 꿈속에서 가끔씩 뵙지만

지나간 날들은 다 추억이다

집으로 걸어오면서 바람에 떨어져 있는 단풍잎과

은행잎들을 주워 옛 시절을 생각해 보면서 책갈피 속에

예쁜 낙엽잎들을 한 장 한 장씩 넣어본다


세월 따라 나이는 들어가도 아직도 감수성이 있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더 나이 들어가기 전에 조금씩  소일거리를 하면서

행복을 찾으련다

)(바라만 봐도 행복해지는  낙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