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책상 두 개가 놓인 소호사무실 406호에 매일 앉아서 인터넷을 하고 책과 신문들을 읽노라면 바깥세상이 너무 그리워졌다.
그렇다고 취업을 하려고 해도 60대 후반인 사람들을 입사하라고 반겨줄 곳도 없다.
지난해에는 모 구청에서 매일 밤 10시에 출근해서 새벽 1시까지 밤거리에서 2인 1조로 근무하는 "안심 귀가
요원"으로 거의 1년 동안 일을 했다. 토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 주 5일 동안 근무하는 심야근무가 몸에는
해로웠다
그래도 심야근무를 하면서 매월 90여만 원을 받아 내 용돈으로 사용하니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는데도
부담감이 없다
퇴직 이후에는 종종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나 지인들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서로가 밥값, 술값, 커피값 때문에 눈치를 보고, 어떤 이들은 식사나 회식 중에 슬그머니 담배를 피우는 척하면서 집으로 가버려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많은 식대를 혼자서 내게 될 때에는 울화통이 터지고 화가 나기도 했다.
모임이나 같은 직장에서 함께 재직했다가 퇴직 후 만나는 동료들 중 간혹 덤터기를 하고 가버리는 지인들이 있어, 가능하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가능하면 기피하려고 한다
나중에 우연한 기회에 친구들이나 동창 퇴직동료들을 만나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말하게 되면 자기들도 그런 친구나 지인들에게 당해봐서 다시는 숟가락만 들고 참석하는 부류들을 멀리하고 기피한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 나이 60대 후반으로 그동안 수십 년 일을 해서 생활에 불편하지 않게
재산과 현금도 모았으면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날 때 서로가 계산도 하고, 지갑도 먼저 열려고 하든지, 아니면 본인이 먹은 것이라도 본인이 계산한다는 마음 가짐으로 만나면 참 좋을 것인데.....
(경의숲에서)
어떤 사람은 음식을 시킬 때 마침, 본인이 계산할 것처럼 마구 잡이로 시켜놓고 중간에 말없이 가버리거나,
계산할 때에는 일부러 늦게 일어나고, 신발끈을 매는 척하는 구두쇠 습관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정말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종종 만나게 된다.
은퇴 후 일이 없어 우울하게 보내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도 수입이 없어 지인들을 만나는 것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퇴직 후 이런 불쌍 스러운 모습들을 보지 않으려고 힘들어도 일을 하기 위해 아파트 경비원이나
주차단속일을 하면서 무료한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가 본다.
"재산...?"
"인생 사는 거 잠시 잠깐이다. 재산은 있다가 없는 거고 죽을 때 뭐 가지고 갈 것도 아닌데 집도 여러 개 소유하고 재력도 있는 사람들이 만나게 되면 술도 잘 마시고 식사도 맛있게 하고, 많이도 먹으면서 계산에는 너무 인색한데 정말 나이 들어 상대방이 한두 번 사게 되면 그냥 계속해서 얻어만 먹지 말고, 호주머니를 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