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은퇴자에게는 쉬는 날이 많거나 길어질수록
즐거움보다는 더 불편한 것 같다
경주가 익제공파 문중에 종손으로 태어나 대를
이을 아들을 못 낳았다고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제들에
의해 조상분들 기제사를 10년 동안 서울 우리 집에서
아내와 함께 정성스레 모셔왔는데 남동생 때문에
어머님이 오토바이 사고로 별세하시자 유교주의
사상에 푹 빠지고 골수 보수적인 아버지는 나 몰래
전답과 임야 선산을 전부 다 팔아 종손인 나도 모르게
아들 낳고 사업에 거듭 실패하는 차남인 남동생
부부에게 사업자금으로 수회씩 수억 원 상당의 현금과
임야를 증여해 주었으나 동생 부부는 서로 동거하면서
재산때문이었던지 서류이혼해 놓고 살았나 본다
그러다가 부부가 서로 맞지 않았는지 갈라서고
말았다
남동생은 다섯 번의 사업실패로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 재산을 나도 모르게 없애 버리고 빛만 지고 사는 것
같아 언젠가는 조용히 남동생에게 조상 대대로 내려온
논과 산 아버지가 팔아서 준 돈 어디에 뒀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본인의 사업자금과 동생부인에게 줬는데 이혼 후 다 가져가버렸다고
대답했다
이혼 후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컨테이너 숙소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남동생을 생각하면 밉기도 하고
측은한 동정심도 든다
7남매 중 3남매는 아버지 때문에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 버리고 이제 4남매가 남아있어 10년 전 어머님이
오토바이에 치어 사고로 돌아가셨다
어머님이 별세하시니 시골집은 거의 10년 동안 방치했더니 폐가는 아니지만 엉망진창이었다
이런 고향집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사회복지협회와 대기업에서 6.25 전쟁에 참전했던 유공자들의 집을 일부 수리와 개축을 해줘 공사가 끝나고 시골 고향집에서 남동생이 홀로 살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08년 이버지는 고칠 수 없는 병으로 전남대와 조선대학교 병원에서는 오늘이나 내일 임종할 것
같다면서 입원을 거절했다
마지막 임종이 될 것 같으니 살아 계실 때 친, 인척들이 생전에 뵐 수 있도록 하라고 하여 아버지의 형제 남매분들이 전부 다 모여 아버지 얼굴을 봤다
아버지가 돌아가신다니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
이걸 두고"천붕"이라고 했던가!
아버지를 살려내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교통안전공단에서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초등학교 동창 백 00에게 전화하여 서울대학교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 광주에서 민간 119구급차를 48만 원에 빌려 아버지와 내가 구급차에 승차해 분당 서울대 병원에 입원시켰다.
지방과 달리 서울대병원의 시설이 쾌적하고 의료시설이 좋았던지 아버지는 한 달여 동안 입원해 계시다가 완쾌되어 고향으로 내려가셨다.
아버지를 살려내고 병원비를 치르고 퇴원을 해 드렸으나 장남인 내가 딸만 둘이고 대를 이을 아들이 없다고 아버지는 딸 둘과 아들 한 명을 낳은 남동생 부부에게 큰아들인 나를 감쪽같이 속이고, 고조할아버지와 증조부, 할아버지대를 이어 종손인 이버지에게 대물림되어 내려온 문전옥답 20마지기를 몰래 팔아 아들을 낳은 남동생에게 현금으로 수억 원을 줬나 본다.
아들 낳은 남동생은 수억 원의 돈으로 대형트럭을 구입하여 서울과 부산을 오고 가는 운수 물류사업을 하다가
실패해서 아버지가 몰래 만들어준 사업비로 대도시에서 식당과 단란주점, 노래방, 유흥사업을 하다가 실패해서 망했다.
아버지는 계속해서 대를 이을 손자를 위해 우리 남매들 몰래 네 살짜리 손자인 찬혁에게 조상님들이 모셔진
선산땅 7만여 평방미터를 증여등기해주었나 본다
아들 낳은 남동생 부부는 실제로 함께 살면서 서류상으로는 위장 이혼해 놓고 살면서, 어린 자녀들의
친권자는 남동생이 아닌 동생 부인으로 해놓고, 결국에는 모상님들이 모셔진 선산들을 동생 부인이
몽땅 팔고 남동생과 헤어져 서로 남남이 되었다.
종손과 장남인 나는 딸만 둘 낳고 대를 이을 아들을 낳지 못했다고 툭하면 아버지는 나에게
"아들도 못 낳은 칠거지악" "낫으로 목을 쳐버린다"라고 목청을 높이고 미워하면서 남동생과 그의 부인과
손자 손녀들에게는 수억 원 수천만 원을 주면서, 아직까지 나에게는 만 원짜리 한 장을 주지도 않는다
남동생과 나는 서로 배가 다른 이복형제도 아니고
친형제이고 친 자식인데 돈만 갖다 없애버리는
차남은 아들 낳았다고 예뻐하고 전 재산을 몰래
다 주는데
효도를 하는 장남에게는 아들이 없다고 미워하고
차별하고 욕설하면서 폭언을 일삼는 우리 아버지를
포기해야 할지 나도 고민스럽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만든다는데 장남인 우리
부부를 칭찬은커녕 비난하거나 학대와 차별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버지와 남동생 부부 때문에 백주 대낮에 동생집
근처 장흥읍 도로에서 이륜차에 치어 선량하신
어머님은 별세하시고, 이제 아버지는 혼자되어 요양병원에 계시지만 그래도 부모이니 측은하기도 한다.
생각하면 아버지가 밉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을
잠바와 내의 잠옷 이불을 사드리고 한의원에서 보약도 지어 드렸지만 이제는 아버지를
포기해야만 할 것 같다.
수백 년 내려온 가문을 생각하면 마음이 괴롭고 힘들지만, 부잣집 3대가 가지 못한다고 하더니
아버지와 남동생 부부가 합작으로 전재산을 없애 버렸으니 울화통이 터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살아야 한다.
"좋은 생각 5분이면 인생이 즐겁다"라고 한다
우리의 "삶은 하늘이 준 것이지만, 행복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생이란 알고 보면 자기와의 싸움"인 것 같다.
우리 집 가문과 가세를 이렇게 기울이게 만들고 남들에게 비난대상이 되게 한
아버지와 남동생 부부가 밉고 보기도 싫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화를 내고 우울해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냥 이 모든 것들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내 것이 아니니 욕심내지 말고 포기하고
편안하게 살자
욕심내지 말고 마음 비우고 사는 것이 평온하며
이기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