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시)

우리집

by 자봉

어릴적 어디 간다면 무조건 즐거워서 고무신 신고

엄마 아빠 따라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나섰던

그때가 마냥 신기하고 행복했다.



10대 학창 시절

마을이라야 서너 가구가 옹기종기 살면서

지붕 위에 호박이 열리고

푸른 대나무들이 바람에 서로 부딪쳐 소리를 내면

무서웠는데

10리 길 산 고개를 두세 개 넘나들며

매일 보자기에 책을 담아 허리에 매고



검정 고무신을 신고

양은 도시락에 까칠한 보리밥과 밀죽을 담아

하루도 빠짐없이 등교했던

가난하고 힘들었어도 소박하고 정이 있었던

초가삼간 초가 외딴 우리 집

(어릴적 추억속의 초가 흙담집)


동년배 나이는 없었어도 20대 청춘에는

내 나라 내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국가의 부름을 받아 동부전선 최 전선으로 향해

동서남북 아름다운 조국 산하를 수호했고



30대 40대 50대에는

고향을 두고 타향살이 40년 동안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와

60대에 은퇴하여 고향을 찾는다.



황혼의 70대에 두 눈을 감아도 항상 생각나

그리운 고향으로 낙향해 왔건만

우리 집은 옛 그대로인데

세월 지나 지붕만 초가에서 기와집으로 바뀌고

매년마다 꽃은 피고 지고,

이름 모를 새들도 자주 찾아와

쓸쓸하지 않네.



이제는 그리움에 고향으로 왔건만

사랑하는 부모 형제는 멀리 떠나 별이 되어

이제는 뵐 수는 없어도

어린 시절들을 그리워하고 회상하면서

그리움과 사무침이 가득한 내 고향 우리 집에서

조용하게 홀로 황혼을 보낸다

그리운 고향!

우리 집이 너무 편안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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