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걷기

by 자봉

베이붐 세대로 새마을운동과 산업화를 겪으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다하면서 오뚝이 인생으로 살아온 지 70여 년의 세월!

잠잘 곳도 없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 곳에나 들어 누워 숙식을

해결하고, 먹을 것이 없어 라면 한 끼와 물로 굶주린 배를 채워가며 살아왔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직장에서 모든 손을 떼고 퇴직을 한지도 10여 년의 세월이 흘러간다.


은퇴 이후에는 코로나 19가 온 지구인들을 힘들게 하였지만

우리는 살아나고 이겨내고 극복했다.

은퇴 이후 60대에는 단순한 직종의 직업을 찾아 대 여섯 개의 생소한 직업도 체험해 보고

나이가 들어간 탓인지 잠을 자다가 깨어나 하루에 두세 번씩 일어나는 것이 루틴이 되어 버렸다.


특별하게 할 일은 없어도 하루가 시작되면 인생 후반기의 하루는 빨리도 지나간다.

매일 아침 5시 30분이면 집 근처에 있는 경의선 숲길을 아무런 생각 없이 걷노라면 너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진다.


나무는 뿌리가 먼저 늙고

사람은 다리가 먼저 늙는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 다리에 힘이 없어 앉기만 하다가

나중에는 결국 눕게 되고 요양원 신세를 지다가

인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힘들어도 다리에 힘이 없어 걷지 못하면 신체가

약해지니 하루에 8 천보씩은 천천히라도 걷자

아침저녁으로 한두 시간씩 꼬박꼬박 옛 철길 숲길을 걷노라면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살아가니 축복받은 인생이라고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7월 녹음이 우거진 상쾌한 경의선 숲길을 따라 공덕역에서 서강대역을 지나 하늘다리를 건너 책거리가 있는 홍대역 앞을 지나 가좌역까지 걷는다.


나이 들어가면서 복잡하고 미묘한 생각들을 잊기 위해서 숲길 공원에 조성된 분수와 실개천의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온몸에 땀이 젖는다.

푸른 숲길 공원을 걷다 보면 남녀노소 주민들이 나와 더위를 피해 오손도손 대화를 나무면서

벤치나 의자에 앉아 정담을 나누는 모습들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

젊은 부부와 연인들이 함께 걷는 모습은 더 행복해 보이고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걷고 운동하는 모습들을 보노라면 부럽기도 하고

행복해 보인다.


경의선 가좌역까지 길을 걷다가 목이 말라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기 위해

공원 근처 카페에 들렀더니 마음에 와닿는 글 서너 편이 벽에 걸려 있어 커피를 마시면서 읽어보니

좋은 글이 내 마음에 와닿는다


행복이란!


"마음먹기에 달렸고, 받는 것만 바란다면 행복은 오질 않는다.

주는 자가 복이 있고,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은 큰 것보다는 작은 것에서 느낀다.

그리고 그 작은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으며,

스스로 얻는 것이다"



커피점 벽에 붙어진 행복이란 내용처럼 인생 후반기에도 많이 걷고, 좋은 일을 하면서

많이 베풀어 가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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