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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Apr 24. 2024

천 원으로 베푸는 즐거움

       천 원의 가치

. 직장에서 퇴직 후 조그마한 소호사무실을 보증금과 관리비도 없이 매월 20만 원을 납부하면 내 마음대로 책도 보고, 글도 쓰고 나 혼자만의 생각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독방 사무실에 책상과 책장이 있는 사무실을 얻어 매일매일 출근한 지 5년이 되어 갑니다.   


매월 납부하는 사무실비 23만 원이 아까워 마누라의 참견을 듣고 싶지 않아 스스로 도시락에 김치와 김을 준비해서 작은 가방을 메고 퇴직 전과 다름없이 출근해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했던 책도 읽고, 딸아이가 퇴직기념으로 사준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하면서 여기저기 단순 일자리도 검색하면서 아파트 동대표

회의에서 감사직책수당 15만 원 받은 것과 가끔씩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받은 일당으로 내 사무실을 유지할 수 있으니 속도 모르는 퇴직자와 은퇴자들은 그냥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전부터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연세 많으신 할아버지께서 리어카에 포장박스와 폐 종이 등 각종 고물을 실었는데, 얼마나 힘드신지 리어카를 길가 옆에 세워두고 바로 그 옆에 주져 앉아 허기진 배를 채우시는 것인지, 아니면 막걸리 힘으로 재활용품을 수거하시는지 안주도 없이 막걸리 한 병을 들고서 쉬지 않고

막걸리를 한 번에 쭈욱 마시고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가려니 제가 40년 전 현역으로 군대 생활을 마치고 서울에 무작정 올라와 

친척 한분 없는 이곳에서 살아나가기 위해 서울 종로 중심가에서 리어카로 쓰레기를 치우던 일이

주마등처럼 생각나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답니다.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만 원권 한 장과 천 원권 한 장이 있어  오던 길을 뒷걸음쳐 날씨도 짓궂은데 고물을 실은 리어카옆에 주져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천 원권 한 장을 드렸더니 할아버지께서 너무 고마워하셨습니다.     

할아버지만 좋아하신 것이 아니라 남몰래 할아버지에게 천 원권 한 장을 드린 제 마음도 너무 좋았고, 착한 일을 한 것 같아 오늘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66년을 너무 어렵게 성장하고 생활하면서 그래도 내 집도 가지고 있고, 조금은 여유가 생기니 나는 

행복하다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뽀빠이로 유명한 육군 중령 출신이라는 이상용 MC는 항상 천 원권을 많이 가지고 다니면서 길을 걷다가도

노숙자나 어려운 분들을 만나면 천 원 이천 원씩 나눠준다는 방송도 시청한 적이 있어, 이분처럼 많이는 베풀지

못할지라도 조금씩은 베풀며 살아 보렵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항상 행복을 찾기 위해 기대하지만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 주위에서 남을 위해 조금 베풀고 선행하면 마음이 즐겁듯이 그게 바로 행복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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