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의 삶과 고민

by 자봉

길다고 생각하면 길고'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 인생 전반기 30여 년의 삶!


무수한 시간들을 한 지붕, 하나의 조직인 큰 직장 그늘 아래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보냈다


궂은일 힘든 일들을 조직 공동체로써 함께 임무를 수행하고 정년이라는 나이 굴레에서 그 누구도 벗어나지 못하고 정들었던 직장을 다 같이 떠나야 했던 운명 공동체의 구성원이었던 은퇴자들!


직장에 임용된 날짜와 은퇴를 한 날짜는 서로 다를지라도 모두가 다 한 직장, 한 부서에서

2년 3년씩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 추억과 정이 많다.

학교 동창은 3년 동안 같은 반 급우가 되지 않았더라도,

학창 시절에는 서로 얼굴을 모르고 지냈더라도

졸업 이후에는 같은 학교 동창과 동문이라는 이유로 모임이 결성되고 유대가 돈독해진다.


동문이나 동창과 달리 직장 동료들은 한 지붕과 조직체 속에서 20년 또는 30년 이상을 함께 근무하면서

주어진 업무와 과업을 달성하면서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 보니 정이 많이 들기 마련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늦게 입사하든 빨리 입사하든 어느 누구라도 61세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영위하다가 퇴직을 하게 된다.


재직 시에는 자녀들 돌이나 부모님의 회갑, 칠순잔치에는 동료들이 한 가족처럼 다들 챙겨주고

궂은일이나 슬픈 일, 부고 소식이 있을 때에는 모든 동료들이 가족처럼 참석해서 위로와 격려를 해준다.

이런 모습을 보노라면 직장동료들이 학창 시절의 동창들보다 더 믿음이 생겨나고 유대감이 있는 것

같다.


더군다나 나처럼 성격이 온순해 초등학교 동창들에게 빚보증을 서주거나, 돈을 빌려주고 사기를

당해 고통을 받아본 사람들이라면 직장 동료들이 좋다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오늘도 어제와 다르지 않게 폭염은 심하고, 은퇴자의 생활은 현직 시절처럼 바쁘지 않고

여유롭다.

은퇴자들의 공통점이 평소에 비자금을 마련해놓지 못해 퇴직 이후에는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과다한 지출인 저녁 술자리와 식사 커피값 때문에 사람들을 쉽게 만나지 못하고 한다.


은퇴를 한 지 10여 년이 되어 가는 나도 다른 은퇴자들과 별 다른 뾰쪽한 수가 없다.

그래도 은퇴자 중 어느 누가 먼저 핸드폰이나 카톡을 보내면 토를 달지 않고 무조건 약속장소로

나가는 은퇴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이다.


오늘도 다들 현직에서 은퇴한 그대들!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흘러가 검던 머리털들은 다들 은백색으로 변했거나 머리숱이 없어져 이마가

넓어진 은퇴자들이 많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살아 있으면서 걷고 여행이리도 다닐 수 있는 사람들은 복을 받은 분들이다.

가만히 세상을 떠나 다시는 올 수 없는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옛 동료들을 헤아려보니 수십 명이나 된다.


가만히 되돌아보니 수십 년 동안 근무환경이 열악했던 직장에서 왕성하게 일했던 동료들을

조용히 가슴속에 묻어본다.

한 시절 함께 근무했던 은퇴자들의 이름들을 퍼즐을 맞추듯 한 명 한 명씩 소환해 보니

이제는 추억이 된다


은퇴한 지도 오래되어 이름들도 생각나지 않지만 얼굴들은 선명하게 떠오른다

며칠 전 번개처럼 그들의 이름이 생각나 20여 년 전 같은 부서에서 함께 근무했던 편안한 동료들에게 미리

연락하여 오늘 7호선을 타고 까치울역에 내려 맛집으로 소문난 추어탕집에 3명이 함께 자리를 잡았다


가장 연장자인 70대 중반의 선배님에게 자녀들 결혼을 시켰는지? 물어보니 딸의 나이가 45세인데 아직도

미혼이라고 한다

직장도 좋은 공무원인데 결혼을 하지 않으니 걱정된다고 이만 저만 아니다


언젠가 매스컴을 통해 들어보니 우리나라 결혼적령기인 25세에서 39세까지의 젊은 청년과

미혼 여성세대들 중 결혼을 하지 않은 비율이 52%로

결혼을 한 세대들보다 많다고 한다

주택값 상승 등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어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들이 많아 사회적으로 큰 일이고

국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당연히 젊은 남녀들이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어야 하지만 지녀들이 결혼을 하지 않으니 강제나 물리적으로 결혼을 강요할 수도 없다


이제 실버와 시니어세대인 우리 세대들은 자녀들이 미혼으로 살아가는 이러한 고통에서 한순간이라도 벗어나고파 푸르른 초록숲이 우거진 나무와 숲들을 바라보면서

산기슭에 자리 잡은 추어탕집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장 비중 많은 게 자녀들 결혼걱정이 아닌가 싶다


은퇴 후 이분들과 2번째의 점심 번개 모임이지만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서로 근무했던 부서는 다르지만 한 지붕 아래에서 20년을 함께 근무했으니 직장동료들이 학교 동창들보다 훨씬 대화하기도 편한지 모른다



동창들과는 달리 퇴직 동료들을 만나게 되면. 어느 누가 밥을 사게 되면 다른 이는 얼른 커피값을 계산하기 때문에 서로 부담이 없다

이렇게 식사 후 커피점에서 한두 시간 대화를 나누다 보면 오늘 하루도 금방 지나간다



오늘은 은퇴 전 어느 부서에서 함께 근무하다가 퇴직한 동료들을 만나고, 며칠 후에는 다른 부서에서 근무했던

은퇴동료들과 만나 점심과 커피를 마시다 보면 하루하루가 즐겁다


여러 은퇴자들을 만난다고 해도 서로 십시일반 본인들이 먹고 마신만큼 돈을 내니 경제적으로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아 편안하다


오늘 만난 동료 중 또 다른 한 명은 바다낚시를 좋아해 동호회에서 자주 낚시를 가고, 다른 한 명은 부동산에 관심이 많고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


이렇게 10년 전 20년 전에 같은 직장 한 부서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점심과 저녁까지 같이 먹고 야간작업까지 하면서 60세가 되도록 일을 했다.


3,000원 하던 구내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살기 좋은 지역과 주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밤, 낯으로 함께 일을 했던 옛 동료들이 은퇴 이후 10년 20년 지나서 퇴직자란 세 글자로 가끔씩 만나 지하철을 타고 외곽으로 나가 옛 추억들을 되살려 젊었던 시절들을 회상해 보면서 비록 모두가 다 남자들이지만 여성들처럼 실컷 수다를 떨어본다.


이제, 나이 들어 얼굴도 쭈글쭈글해지는데 전국 팔도

어디를 가나 내 몸이 편하면 휴식이고. 마음이 편하면

행복이다


온갖 잡념 무거운 것들 다 내려놓고 몸과 마음 편하도록 종종 옛 직장 동료들도 만나 마음껏 이야기하고 웃고 행복을 찾아보자


이제 인생후반기 내리막길을 살면서 다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면서 은퇴자들과 헤어진다.

오늘도 참 좋은 날이고 행복한 날인데 자녀와 젊은 세대들이 제발 결혼을 해서 은퇴 후 나이 들어가는

부모들 걱정을 하지 않도록 많이들 결혼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갔으면 한다


어차피 인생의 행복이란 자신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데 결혼도 해 가정을 꾸려보고 자녀를 낳아

키워보면 젊을 적에는 힘들었어도 은퇴 후 시니어가

되다 보니 경제적으로 힘들어 월세를 살면서 신혼생활을 하고 자녀들을 키울 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추억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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