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by 자봉

서울 J구에서 퇴직 후 경춘선 마석역 인근에 거주하는

은퇴자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다


얼굴을 본 지도 반년의 시간이 흘러가 무조건 3시에

종로3가역 6번 출구에서 만나는 것을 약속했다

시간이 되어 약속장소에서 만났다

출구에 나오면 바로 익선동이다



긴 추석 연휴이고, 핫 플레이스 장소이어서 그런지 젊은 청춘들과 외국인들이 걷지 못할 정도로

붐빈다.

이렇게 여행객들이 많은 걸 보니 우리나라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k-pop과 k-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탓이겠지만

경제부국과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 가을 비는 계속 내리고, 기온마저 떨어져 코스모스와 가을꽃 들이 핀 계절이

너무 좋다



몇 달 전에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몇 번씩 방문하였고

최근에는 혼자 와서 2층 카페에서 창밖을 바라보면서 핸드폰으로 글을 쓰면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혼자 마시면서 고즈넉하게 여유를 부리면서 일상의 여유를 즐겨본다

오늘 만난 은퇴 후 배는 늦게 결혼하여 자녀가 없어 자녀들이 있는 은퇴자들을 너무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노라니

애잔한 생각과 동정심이 든다.



시흥에는 오피스텔ㆍ 마석에는 아파트를 구입하여 산세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은퇴 이후 인생 후반기를 보내고

있는데,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어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왜 재산을 상속해 줄 자녀도 없는데 돈을 벌어야 하는지

공허한 생각이 든다고 푸념이다

오랜만에 은퇴한 후배와 둘이 마주 앉아 인생후반기와 가정사 등 을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도

너무 빨리 흘러간다.

은퇴 후배는 60대 중반으로 그냥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 수 없어 조경학원도 다니고 산에서 청소도 하면서

단기 계약직으로 재 취업을 하여 월 240만 원씩 받고 있다고 한다



서울에서 4년제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사무직으로 공직에서 은퇴했지만 은퇴 후 재 취업이 어려우니

청소도 하고 시설도 관리하는 과거의 직종과 아주 다른 현장에서 청소와 현업일을 하면서 손가락도 크게 다쳐

붕대로 손가락을 감싸고 병원에 다니면서 계속해서 힘든 일을 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도 왜 자기 자신이 자녀도 없는데 이렇게 계속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 거 린다

세상을 살다 보면 어느 누구나 고민 없는 삶이 없지만

늦게 결혼은 했어도 불임으로 자녀가 없어 인생이 재미가 없다는 후배에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딸아이 한 명을 입양해 키워보라고 조심스럽게 권유했지만, 아내가 입양을 싫어한다고 한다



길고 긴 추석 연휴에 익선동 2층 카페 창가에 앉아 1층을 내려보니 한옥건물들 사이의

좁은 골목길에 관광객들이 오고 가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다른 한편에는 옛 기와지붕들이 우리 고유의 주거지였던

한옥집들을 현대양식으로 일부 개조시켜 상점이나 식당, 카페로 사용하고 있다.

길을 걷다 보면 영어와 베트남어. 중국어 등 등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들이 귓속을 파고들지만

그래도 이렇게 우리나라를 많이 찾는 외국인들에게 고맙다

대나무가 많이 심어진 고즈넉한 카페거리를 지나

인사동과 송해거리를 걷다 보니 20대 초반에

이곳 청진동에서 힘들게 아르바이를 하면서 사설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숙식을 해결하면서

20대 중반을 보냈던 4~50여 년 전의 가난하고 힘들었던 추억들이 떠오른다



이곳 종로거리가 옛 단성사와 유명한 극장 서너 개가 있었던 장소이었건만

오늘 익선동을 돌아보니 옛 건물들이 현대식으로 개조하여 금, 은보화를 판매하는 장소로 변모되어

있다



익선동!

자주는 오지 못하지만 가끔씩 찾아오는 익선동에 오면 우리 옛 문화와

한류의 발상지가 되어 가고 있고, 또한 옛 직장동료들도 만나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얼굴을 맞대고 지난 추억들을 이야기할 수 있으니 참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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