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떠난 지 어언 50년!
외딴 산골 고향에서 논ㆍ밭일만 허리 굽도록
평생 동안 고생하시다가 2010년 교통사고로
뇌를 다쳐 요양병원에 계시다가 2016년 가을 추석
전에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평생 고생만 하시다가 자식들 효도도 받지 못하고
고생만 하신 내 어머니를 회상하면서 시 한 수를
적어 올려본다
어머니
당신의 옷장은 참으로 가벼웠습니다.
다 떨어진 메리야스 몇 벌,
해진 고무신 몇 켤레,
그리고 자식들 사진
그게 전부였습니다.
바람이 숭숭 드는 옷을 입고도
당신은 늘
“나는 괜찮다”
그 말만 남기셨지요.
괜찮지 않으셨을 텐데.
손마디가 갈라져 피가 맺히고
등허리가 휘어
밤마다 몰래 신음하셨을 텐데.
좋은 것은 다 자식들에게 주고
따뜻한 것은 우리 그릇에 담고
식은 밥은 당신 앞에 놓였습니다.
나는 몰랐습니다.
아니, 알면서도
모른 척 살았습니다.
하늘나라로 그렇게 급히 가실 줄
알았다면
그 메리야스부터
벗겨 드렸을 것을.
고운 옷 한 벌,
따뜻한 외투 한 장
제 손으로 입혀 드렸을 것을.
어머니,
이제는 별이 되셨습니까.
밤마다 가장 밝은 곳에서
여전히 우리를 내려다보고 계십니까.
거친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던 그 온기,
나는 아직도 그 손길을
이마 위에서 느낍니다.
세상은 나를 어른이라 부르지만
어머니 앞에서는
나는 아직도
메리야스 자락 붙들고 울던
어린아이입니다.
어머니…
이번 생에는
제가 너무 늦었습니다.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는
제가 당신의 어머니가 되겠습니다.
좋은 것만 입히고
따뜻한 것만 드리고
고생은 제가 다 하겠습니다.
그러니 그때는
편히,
편히 웃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