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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May 07. 2024

가장 맛 좋았던 막걸리

   -  군대생활과 늦깎이 만학 때 마셨던  막걸리-



20대 초반에 국가의 부름을 받아 늠름하고 씩씩한 현역군인이 되었다

논산훈련소와 부산 병기학교에서 종합행정에 대한 교육 6주 동안  이수한 후 강원도 인제 원통 육군 제12사단에 자대 배치되어 힘들고 혹독한 34개월의 군대생활이 시작되었다.


매주, 토요일이면 부대에서 내무사열을 받기 위해 전 부대원이 환경청결을 위해 청소를 한다.

24시간 항상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울타리 안에서 보내야 되는 병영생활은 외출증이나 면회를 와야만 원통 시내 구경을 하니 당연히 바깥세상이 그립다.

그래서 매주마다 토요일이 되면 부대 내에 쓰레기들을 버리러 군용 트럭을 타고 삽을 들고 트럭뒤에 졸병

서너 명이 승탑해 부대 밖으로 나간다.

몇 시간 동안 삽으로 쓰레기들을 하천변에 버리다 보면 허리도 아프고 배가 고파 부대에서 출발할 때 미리 준비해 온 버너에 라면을 넣고 상점에서 막걸리 한 병을 사 와 순간적으로 마시는 막걸리는 꿀보다 맛있는 막걸리였다

44년 전 강원도 동부전선 원통에서 졸병으로 군대생활을 한대 잠깐식 마시는 막걸리가 내 인생 중 가장 맛있는 막걸리이고 ,

두 번째로 맛 좋았던 막걸리는 40대 후반과 50대 초반에 흑석동에 소재하는 J대학교에서 아동복지와 청소년,

노인복지학을 공부하면서 비슷한 연배였던 자산공사에 다녔던 J군, 행정안전부와 OO구청의 모 국장, 지방자치의원, 그리고 나 보다 나이가 많았던 KT의 모 부장 이 같은 학우가 되어 밤늦도록 함께 공부하고, 발표하고,

학점 때문에 시험 공부하느라 늦깎이 나이에 참 고생 많았다.

이렇게 나이 많은 연배들끼리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사회복지에 대한 기초부터 배워 사회복지사란 자격증과 또 다른 학위까지 받았지만 은퇴 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힘들게 공부했던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가끔씩, 학교 밖을 나가는 현장학습과 미술관 견학 등 외부 학습이 있을 때면 연배가 있는 우리 몇몇 이는

누가 뭐라고 말할 필요 없이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타임이 많을 때에는 학교와 가까운 동작동 현충원 뒷산에 쏜쌀같이 올라가 막걸리 두세 병을 준비해 온 반주를 안주삼아 서너 명의 학우들이 막간을 이용해 마셨던 막걸리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제는 순간을 이용해 함께 마셨던 학우들도 지방으로 내려가 OO부군수와 부시장, 기관장과 CEO를 하고 다들 은퇴해서 소일거리를 하고 있겠지만,

 지금까지 마셔봤던 막걸리 중 가장 맛있는 막걸리는 군대에서 현역복무 중 졸병 때 외부로 사역 나가 마신 막걸리와 대학과 대학원에서 늦깎이로 

공부할 때  만학의 학우들과 막간의 시간을 이용해 마셨던 막걸리가 가장 맛있었고,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막걸리에 대한 애찬과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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