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1세기 히틀러인가, 미국의 구원자인가: 트럼프 2기

계몽주의적 현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대응 전략

by 성주영



2024년 미국의 대선이 트럼프의 압승으로 끝났다. 여론 조사만 보더라도 박빙일 것 같았던 승부는 해리스의 참패였다. 그리고 모두가 우려했던 것처럼 트럼프 2기 집권이 시작된 지 약 4개월이 다 돼 간다. 그 4개월 동안 관세 전쟁, 환율 전쟁,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의 갈등끝날 듯 안 끝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국제 경기 불안, 미국과 러시아 간의 힘겨루기, 중국과의 관세 협상과 그로 인한 관세율 인하, 유럽의 독자 세력화, 다자주의를 향한 국제 정세의 이동 등 많은 일이 있었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이번 국제 사회에서의 희대의 변수라 할 수 있는 트럼프의 당선 성공 이유, 그로 인한 향후 국제 질서의 영향, 트럼프의 생각과 구상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 방법 등을 논하기 위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히틀러와 닮아있다. 그냥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악감정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 언론에서는 그가 트럼프와 유사하다고 많이 고발했지만 정작 그 이유는 정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이 글의 작성자 본인은 그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에 다다랐다.



앞서 말했듯 트럼프는 히틀러처럼 대중친화적이다. 자기 포장에 능하다. 공식 석상에 나올 때마다 음악에 맞춰 춤추고, 박수를 치다가 한 사람을 지목해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운다. 그리고 이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이렇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뭘까? 트럼프가 이를 통해 남기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거다:


“난 기존 엘리트 정치인과 다르다. 엘리트와 비엘리트를 구분하지 않는다. 기존 민주당의 정치인들처럼 점잖게 무게 잡지 않는다. 날 편하게 생각해라. 민중이 날 뽑아주는 거다.”


이런 뉘앙스를 풍기면서 연설의 기조 역시 강한 어조의 단어, 감정적 프레임을 유지해 간다. 그렇다 연설 내도록 기승전결이 딱 맞는 것이다. 그리고 거침없는 말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중에게 잘 보여준다. 또한 약간의 진실 위에 거짓을 섞어 진짜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은 괴벨스를 닮기도 했다. 아래는 그 예시다.


EX)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불필요한 개입을 너무 많이 해 미국이 약화되었다.(일정 부분 O but 전적으로 O은 아님. 미국이 위 두 개의 전쟁에서 실패한 건 전쟁에서 져서가 아니다. 이라크 때는 3주 만에 수도바그다드를 점령했고, 2001년 탈레반을 공격해 몇 주만에 정권을 붕괴시켰다. 하지만 이후 미국이 지원하는 현지 문민정부의 부정 부패&무능력과 그로 인한 현지인들의 지지 감소 이로 인한 미국의 현지화 전략 실패, 수니파 vs 시아파라는 현지의 복잡한 종교적 대립 결정적인 실패 요인이었다.) -> 우크라이나•대만•이스라엘에 너무 많은 돈을 퍼준다(일정 부분 O but 전적으로 X 왜냐하면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이 직접 개입한 전쟁이고 이스라엘•대만•우크라이나 원조는 미국의 간접 지원이다. 애초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 이렇게 해서 미국이 망한다 또는 가난해진다(X)


이게 그의 전략이다. 여기서 금상첨화가 하나 더 있다. 자칫 잘못하면 촐싹대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그의 모습을 J.D 밴스가 약간의 논리력, 연설력, 점잖은 태도로 트럼프 옆에서 밸런스를 맞춰준다. 그러면서 트럼프식 담론을 해치지 않고 숫자와 통계, 논리력으로 보강한다. 트럼프는 이걸 알고 자신과 정반대 성향인 밴스를 부통령으로 뽑았던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도 아빠와 닮은 듯한 닮은 듯한 구석이 있다. 일단 먼저 그는 자신의 아빠트럼프와는 달리 점잖다. 하는 행동도 말투도 오히려 J.D 밴스와 닮았다. 하지만 그의 아빠 트럼프처럼 정치적 센스는 뛰어나다. 그의 이러한 감각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하나 있다.


유튜브•팟캐스트 등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채널에 출연하도록 자신의 아빠 트럼프를 설득해서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려놨다. 이럴 수 있었던 이유는 배런의 전략이 시의적절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의 젊은 층들은 취업 난항, 일자리 부족, 주택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로 바이든 정부에 실증을 느낀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트럼프 아들 배런 트럼프의 전략은 기가 막히게 먹혀들었고 아빠 트럼프는 그의 아들에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그의 미국 우선주의 담론을 설파해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배후로 경제적•정치적 조력자 일론 머스크가 있었다. 그는 기존 트위터를 인수해 그 어플이 민주당의 좌파적 담론을 확산시킨다고 공세를 실시했고 그리고 이를 명분 삼아 담론장의 형평성을 잡겠다는 취지로 트위터를 인수, X로 개명까지 시켰다. 그 결과 대선 기간 동안 그는 이러한 X를 통해 트럼프의 담론을 확산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그는 스페이스 X, 테슬라 등으로 쌓아놓은 막대한 부를 트럼프 정치 후원금으로 이용했다. 당연히 이러한 그의 행보는 자선이 아니었다. 트럼프는 그 대가로 여러 규제를 완화시켜 주고 감세를 통해 사업 활동의 기반을 형성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그 대가로 머스크는 트럼프를 지원한 것이었다. 트럼프는 대선에서의 승리 후 이러한 뒷거래를 입증하듯 정부효율부 즉 DOGE의 총책임자로서 머스크를 임명해 백악관 산하 미국 원조 기관 USAID를 비롯한 정부 조직의 공무원 해고를 대규모로 단행해 자신의 기존 공약인 관료주의와 엘리트주의를 척결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해 MAGA 세력으로부터 환심을 산다.


이로써 트럼프는 정치에서 필요한 모든 걸 장악했다. SNS, 담론, 연설력•전달력, 논리력, 자금줄, 지지율까지그렇게 21세기의 히틀러가 미국에서 탄생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한 가지 더 추가할 것이 있다. 대중들의 명확한 불만을 인식하고 그것을 정치적 타깃으로 삼을 줄 아는 능력 또한 히틀러와 유사하다. 유대인을 낙인찍어 정치적 공세를 폈던 히틀러처럼 이민자를 미국을 갉아먹는 원흉이라고 낙인찍었다. 게다가 이민자를 일자리 대체 현상, 전통적 가치의 붕괴로 연결시켜 이에 불만을 가진 러스트 벨트 지역 노동자, 미국 서부 로키 산맥과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 중간에 위치한 덴버를 비롯한 중부의 전통적 공업 도시의 백인 중산층, 흑인과 같은 유색 인종의 저소득층 노동자, 보수 성향의 엘리트들, 그리고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까지 모두 섭렵했고 거기에 밴스를 통해 중도 보수까지 흡수했다. 여기에 앞서 이미 언급한 배런 트럼프의 SNS 전략까지 더해지면서 일자리 부족, 주택 가격 상승 때문에 스트레스받던 젊은 층들까지 포섭해 정치적 선전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에 더해 바이든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우유부단한 태도(비록 그의 접근이 트럼프보다 훨씬 정밀한 접근이었지만), 그로 인한 이슬람 유권자들의 이탈까지 초래되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의 결집 효과를 약화시켰다. 물론 도중에 해리스가 등장해 새로운 후보 교체를 통한 민주당의 결집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는 했지만 전달력•연설력 부족, 정책과 공약 준비 부족, 언행 실수, 기존의 뻔한 담론(인권, 낙태권, 인종 차별 반대, 양성평등, 성별 다양성등)의 반복으로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추가로 트럼프의 감세 정책과 자유주의 시장 원칙 유지작은 정부 선호 등을 통한 기업가들의 지지 역시 강력한 뒷받침이 되었다. 소득세 인하로 대중들에게 인기를끈 것과는 비교되는 국면이다. 트럼프가 관세 전쟁을 벌이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는데 결국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중산층에 대한 소득세 감면으로 국가 재정에 구멍이 생기자 이를 관세를 매겨 충당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이러한 트럼프 정책의 모순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미 미국인들은 나치의국민들처럼 저러한 기가 막힌 미사여구와 선전술 그리고 선거 전략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 모든 요인들 덕에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다.


그렇다면 국제 정세는 미국 대선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아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한피로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유가상승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체감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의 미적지근한 대응 때문에 초래된 이슬람 유권자와 미국 중산층들의 동시 반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급부상으로 인해 초래된 공장 유출 이로 인한 미 중산층들의 일자리 감소 그로 인한 중산층들의 불만 등 국제 이슈 역시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트럼프는 이 또한 기가 막히게 활용했다. 마치 히틀러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구가 나치와 게르만 민족의 부흥을 막는다고 선전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미국의 개입주의가 미국을 망쳤다고 주장하면서 저러한 대중들의 불만을 적극 활용해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이라크 사례를 예시로 들어가며 그 대안으로 미국의 이익이 되면 개입하고 아니면 발 뺀다라는 식의 선택적 개입주의를 제시했다. 즉, 이는 어디까지나 국제 이슈와 역사를 대중들의 정치적 불만에 맞게끔 해석해 이용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트럼프 즉 MAGA의 외교전략은 미국의 패권 유지 전략이 아니라, 패권을 사실상 포기하고 국제 정치에 대한 정치적 불만을 무기화하는 구조다. 다시 말해 국제정치가 국내정치의 도구로 쓰이는 것이다. 류한수 교수님의 주장에 근거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개입주의로 인해 망가졌으므로 선택적 개입주의를 통해 다자주의를 유도하여 그 안에서 미국에 체제를 이끌어나간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맥락에서 푸틴의 생각과 일치한다. 왜냐하면 푸틴 역시 대안적 담론의 확산을 통해 기존의 서구 중심의 국제 정세에 균열을 내고 그 틈을 자국이 채우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트럼프에게는 이것 외에 또 다른 생각 역시 존재한다. 바로 러시아를 포섭해 대중국 포위망에 동참시키는 역닉슨 체제다. 트럼프의 목표는 애초 유권자들과의 공약을 의식해 중국을 때려잡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저러한 구상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구상은 말이 안 된다. 저러기 위해서는 미국이 러시아와의 충돌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 구상이 왜 말이 안 되는지 상세히 살펴보자.


트럼프는 기후 위기로 인해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생기는 북극 항로를 개발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면서도 동시에 희토류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 손잡고자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역닉슨 체제(중-소 국경 분쟁과 중국의 마오 쩌둥과 흐루쇼프 간의 스탈린에 대한 이견 이로 인한 소련의 대중국 원조 중단 때문에 양국 간의 관계가 악화된 틈을 타 닉슨과 키신저가 핑퐁 외교를 통해 중국을 소련 포위망에 가담시킨 것을 닉슨 체제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트럼프는 이때와 반대로 러시아를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기에 이러한 전략을 역닉슨 체제라고 한다.)를 통해 러시아를 끌어들여 대중국 포위망에 동참하게 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광물 협정 서명을 압박하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산 광물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면 이를 빌미로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증(안전 보장)을 서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점에는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러시아가 대중국 포위망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냐는 것이다. 즉 역닉슨 체제의 성공 여부다. 중•러가 손을 잡은 이유는 포괄적으로 봤을 때 반서구•반미 때문이다. 현재는 우크라이나에 관련한 문제로 일시적으로나마 미국과 손을 잡지만 이게 언제까지 가느냐다. 또한 중국과 외교 관계를 섣불리 단절할 수 있냐는 것도 또 다른 문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대중국 경제 의존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2023년 한 해만 해도 러시아의 대중국 무역은 1900억 달러(약 235조 원) 가량의 무역 흑자를 봤으며 2024년 한 해 동안의 러시아와 중국 간의 누적 무역액은 2222억 7450만 달러(약 323조 원) 가량이었다. 과연 이러한 무역 흑자를 포기할 만큼 러시아는 미국 쪽으로 붙어 트럼프가 원하는 만큼 대중국 포위망에 동참하겠냐는 것이다.


둘째, 딜레마다. 현재 역닉슨 체제와 북극항로 개발을 위해 미국의 트럼프는 러시아와 손을 잡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압박을 가해 협상을 강제로 이룩시켜 휴전 합의를 볼 예정이다. 그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게 광물 협정 체결 서명을 강요했고, 인공위성을 통해 전달하는 군사 정보에 제한을 두는 등 강수를 뒀다. 반대로 러시아에게는 경제 제재 기간을 1년 연장하고, 우크라이나에 다시 무기 공급을 재개하는 것으로(사우디에서 우크라이나-미국 양측이 30일 간 일시적 휴전 합의를 본 직후 무기 공급을 재개했다.) 러시아에 압박을 가했다. 여기서 문제는 광물 협정과 북극 항로 개척을 위한 미국의 행보다. 일단 먼저 트럼프는 양국 사이에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저런 양면 전략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자체가 문제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광물 협정을 체결해 미국에 희토류를 싼 값에 넘겨준다면 경제적 이득을 담보로 안보 보증을 서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북극 항로와 희토류에 대한 러시아와의 협력이다. 미국이 광물 협정으로 인한 경제적 이윤을 핑계로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을 서준다는 것은 러시아 입장에서 꼴 사나운 일이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행정부는 결국 양국 사이에서 외교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할 방책이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없다. 그리고 현재 푸틴은 트럼프의 저러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쿠르스크주를 향한 공세를 퍼붓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협상 카드라 할 수 있는 쿠르스크를 재탈환 한해서 우크라이나의 협상력을 없애고 끝까지 미국이랑 힘겨루기를 하겠다는 추세다. 그리고 트럼프의 북극 항로 협력 의지를 비웃듯 러시아는 2025년 올해 들어서 두 차례나 북극 항로에서 미국과 충돌했다. 아래는 그에 대한 세부 내용이다.


2025년 2월 18~19일: 러시아의 Tu-95 전략폭격기와 Su-35 전투기 등이 알래스카 인근의 방공식별구역(ADIZ)에서 활동, 이에 대해 미국 NORAD는 F-35 전투기를 출격시켜 이들을 추적


2025년 4월 14일: 러시아의 군용기 6대가 알래스카 ADIZ에 진입, 미국은 F-35 전투기를 출격시켜 이들을 감시


셋째, 미국이 도박과 같은 역닉슨 체제를 실행시키면 기존의 동맹국들 간의 신뢰성 저하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에 대한 반감과 회의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유럽의 동맹들 뿐만 아니라 아•태 지역의 동맹국들에게도 미국에 대한 불신을 심겨주게 된다. 이럴 경우 각 나라들은 자국의 생존을 위해 중•러와의 밀월 관계까지도 고려해 볼 수밖에 없다. 그러면 당연히 트럼프의 역닉슨 체제를 통한 대중국 포위망은 강화되기는커녕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중국과 러시아가 이 틈을 파고들어 미국의 외교적 지위를 약화시킬 게 뻔하며 이를 통해 오히려 중•러 양국은 미국 견제라는 공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경우 러시아는 트럼프의 역닉슨 체제 덕에 경제 제재도 해제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일정 부분 전략적 성과를 달성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더욱 자신감을 가질게 분명하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중 하나가 에너지 정책인데(미국이 역닉슨 체제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강제로 화해시키는 것도 에너지 공급망 확보를 통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요해지는 건 자원 외교다. 이 경우 천연가스와 기타 풍부한 자원을 가진 러시아는 미국의 경제 제재 해제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부분적 승리에 힘입어 국제무대에서 힘을 발휘할 게 자명하다. 이러면 오히려 중•러 견제는커녕 미국의 패권적 지위만 약화시킬 것이 뻔하다.



이뿐만 아니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로 선택적 개입주의나 고립주의로 돌아서기에는 브래턴우즈 체제, 페트로 달러 협정,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등 너무 많은 개입을 해버렸다. 그렇기에 미국이 선택적 개입주의를 하는 순간 이는 패권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미 언급했듯 트럼프는 선택적 개입을 통한 다자주의를 표방하면서 그 속에서도 미국이 그 체제를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틀린 발상이다. 이미 한 번 범세계적으로 개입을 시작했으면 그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계속 개입함과 동시에 자국의 안정을 유지하고 전략적 모순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우 현실적이고 정교하면서도 도덕주의적인 외교 정책이 필요하나 트럼프는 이를 고안하는데 실패했다. 즉 미국은 패권을 잃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이 선택적 개입을 하고 싶지 않았다면 2차 대전 이후 UN을 창설하지도, 영국에게 무기대여법의 대가로 해외령이나 항구를 받지도 말았어야 했다. 게다가 브래턴우즈 체제 확립으로 인한 금-환본위제를 만들면 안 됐고 페트로 달러 협정도 체결하면 안 됐으며, 그리스 내전 원조, 중국 국공 내전에서의 국민당 원조, 한국 전쟁 참전, 베트남 전쟁 참전, CIA를 통한 남미 공작, 마셜 플랜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네덜란드를 압박해서 인도네시아 독립을 승인시켜 줘도 안 됐고, 2차 중동 전쟁 때도 영•프•이스라엘을 압박하면 안 됐다. 트루먼 독트린도 발표하면 안 됐다. 쿠바 미사일 위기?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 건설하도록 나뒀어야 했다. NATO? 필요 없다. SLAT1•2 체결? 안 된다. 중국과의 핑퐁 외교? 팔레스타인 분할 안 찬성? 하면 안 됐다. 4차 중동 전쟁 개입?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무자헤딘 원조? 우주 경쟁? 하면 안 됐다.


하지만 2차 대전 이후 이 모든 걸 다 한 것이 미국이었다. 이 순간부터 이미 미국은 발 뺄 수 없는 구조에 발을 들인 것이었다. 게다가 그 구조에서 소련처럼 졌으면 모르겠으나 또 소련을 꺾어서 이기기까지 했다.


그러니 이 상황에서 미국이 19세기 초-중반 때처럼 고립주의나 선택적 개입주의로 돌아간다?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게 하고 싶다면 미국이 이때까지 가진 모든 것을 중•러•이란한테 반환하거나 내려놓고 가야 한다. 이게 얼마나 큰 일인지 다음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자.


동유럽은 러시아한테 다시 넘어간다.


-> NATO 와해, 발트 3국 침묵, 동유럽 친러 정권 부활


중동은 이란과 터키, 그리고 러시아가 장악한다.


-> 사우디·이스라엘·UAE는 혼란 속 종교근본주의•군사적 행보 강화


동아시아는 중국이 설계하는 ‘신조공질서’

즉 중화 중심주의로 회귀한다.


-> 한국·대만·필리핀·베트남은 줄타기하다 결국 굴복


-> 일본은 핵무장 시도 또는 미국 없이 독자 노선


->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도 외교적 공백이 발생 중국이 대안적 담론을 확산시키거나 인도의 급부상으로 다자주의 가속화


남미에서 역시 권력의 공백 발생


-> 미국의 영향력 축소 그로 인한 중•러의

대안적 담론 확대 & 브라질 중심의 질서 재편 그로 인한 다자주의 심화


국제통화체계는 탈달러화 + 위안화 블록 출현


-> 미국의 통화패권 상실 = 국내 재정·국방 유지 불가


중국•러시아•이란의 대안적 담론 확산


중국: “서구의 자유는 혼란이다. 우리는 안정이다.” -> 디지털 감시 기반 통치 모델 확산


러시아: “서구의 가치란 위선이다. 전통이 진실이다.” -> 정교회 기반 반진 보·반리버럴 선전


이란: “서구는 타락했다. 우리는 신에 기반한 질서다.” -> 신정 기반 반서구 무슬림 국가들의 연대화


중•러•이란의 공통적인 대안적 담론: “서구는 위선과 모순 덩어리이자 무자비한 착취자다. 우리가 다자주의를 통해 그로부터 고통받는 국가들을 구원하겠다.” -> 제3세계 국가들의 전략적 이동과 서구•미국의 지위 약화


결과: 중•러•이란의 대안적 담론의 확산으로 인한 미국 약화, 유럽 분열&약화돼 채로 별도의 세력화, 아•태 지역과 중동 내 친미 성향 국가들의 안보 불안정 심화, 제3세계 국가들 간의 독자 세력화, 극단적 다자주의 극대화, 냉소적 자국중심주의 심화, 규칙 기반 국제 질서 쇠퇴 등


그래서 작성자는 이에 대항하고 다자주의가 발현되고 있는 신냉전에서의 주도권을 되돌려놓기 위해 계몽주의적 현실주의(=가치혼합형 현실주의)를 통해 미국의 중•장기적 이익을 훼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 네오콘과 헨리 키신저의 외교적 구상(2차 이라크 침공& CIA를 통한 남미 공작 등)을 비판하며 미국과 서구 담론의 도덕성 회복 그리고 가치 수호자로서의 역할 복귀를 강조한다. 계몽주의적 현실주의 즉 가치혼합형 현실주의의 핵심 원리는 아래와 같다.



계몽주의적 현실주의(=가치혼합형 현실주의) 10개 원리 (Enlightened Realism – 10 Principles)


1. 힘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 국력은 이상을 실현하는 도구이며, 그 자체로 정당화되지 않는다.


2. 이상 없는 현실주의는 폭력이며, 현실 없는 이상주의는 공허하다.


-> 이상과 정세 감각은 반드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3. 자국 이익은 타자의 존엄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추구되어야 한다.


-> 패권은 책임이며, 정의 없는 패권은 제국주의로 퇴화한다.


4. 보편 가치는 전략적 무기가 아니라 설계 원칙이어야 한다.


-> 자유, 인권, 평등은 정당성의 원천이지, 도구로 이용되어선 안 된다.


5. 국제 질서는 지속적 설계 행위의 결과다.


-> 설계에 참여한 자는 유지와 조정의 책임을 지닌다.


6. 비개입은 무책임일 수 있으며, 과잉개입은 파괴다.


-> 개입은 정밀하고, 책임 있고, 규범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한다.


7. 패권국은 이성과 도덕 그리고 가치를 잃을 수 없으며, 이 셋을 상실한 패권은 반드시 붕괴한다.


-> 이 셋은 패권의 시작이자 종말을 막는 유일한 방패다.


8. 이상과 현실의 병행 (Idealism and Realpolitik): 도덕성과 정당성을 지키되, 이를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실현한다.


9. 이중 진리 구조 (Dual Truth Doctrine):


- 절대적 진리: "인간 존엄은 침해될 수 없다"

- 항상적 진리: "국가는 자국 이익을 우선하며, 반복되는 권력 구조 속에서 움직인다" 이를 통해 계몽주의를 바탕으로 한 서구의 보편적 가치(인권, 자유, 평등을 전쟁과 외교 전략 안에 녹여낸다.


10. 전략적 가치 외교 (Value-Blended Diplomacy): 가치 중심의 동맹체계를 현실의 지정학적 조건에 맞춰 조정함으로써, 도덕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담보하는 외교 틀을 형성한다.



계몽주의적 현실주의(=가치혼합형 현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서구 패권 복원과 질서 복구 전략:


1. 왜 서구 중심 질서가 회복되어야 하는가


- 중·러·이란의 대안적 질서는 권위주의적 팽창주의에 기반하며, 자유·인권·법치를 위협함


- 서구 질서는 보편적 가치와 민주적 제도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예측 가능성과 상호 신뢰를 구축함


- 계몽주의를 바탕으로 한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내부 담론을 스스로 점검하고 반성할 수 있는 능력을 내재함


- 이는 단순한 '패권 유지'가 아니라, 보편적 가치와 글로벌 안정성 유지를 위한 구조임


2. 서구 질서의 도덕적 우위와 전략적 필요성


- 자성 가능한 질서: 권력의 절제, 제도화, 다자협력 기반
- 중·러·이란의 질서는 불투명, 비제도적, 임의적 권위주의 질서
- 도덕적 우위는 실용주의와 병행되어야 하며, 현실적 힘과 결합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


3. 신질서 재설계의 핵심 축


- 미국-유럽-아시아 자유주의 진영의 연계 강화
- NATO + 아시아 자유주의 동맹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대만) 중심의 안보 협력 네트워크
- 가치 기반 경제·에너지 블록화 (친환경 + 자원 협력 + 산업 동맹)
- UN, G7, G20 등 기존 다자 틀의 재정비 및 글로벌 사우스의 유입 구조 마련


4. 핵심 전략 요소


- 첨단 기술 및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 공급망 안정화 + 친환경 에너지 전환 병행
- 문화·정보·여론전 강화: 중·러의 내러티브를 넘어설 매체 전략 및 교육·문화 교류 확대
- 중간국가 및 전략적 요충지의 외교적 선점: 동남아, 중동, 동유럽, 아프리카 주요국과의 맞춤형 협력



5. 중·러·이란 삼각 전략 차단 구상 및 대만 침공 시나리오 대응 전략


5-1. 세 축의 전략적 공통점과 상호 연계


- 반서구 정체성 공유: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체계적 도전
- 다자주의를 통한 패권 도전: SCO, BRICS, UN 내 연대
- 프락시 활용 전략: 하마스, 시리아 정권, 친러 분리주의, 쿠데타 세력 등


5-2. 각국 전략 분석


- 러시아: 에너지 무기화, PMC 활용, 제3세계 포섭
- 중국: 경제 동맹(일대일로), 기술 패권 도전, 남중국해 군사화, 희토류 등 전략 자원 무기화
- 이란: 시아파 네트워크, 핵무장 시도, 하마스/후티 등 프락시 조작


5-3. 지역별 차단 전략


- 유럽·발트해: NATO 강화, 핀란드/스웨덴 방어체계 확립, 우크라이나 지원 및 자포리자·헤르손 수복 목표
- 중동: 이란 지렛대 활용한 핵협상 유도. 실패 시 오일 동맹으로 고립 강화. 이스라엘 정보·방위 체계 강화 및 중동 친미국과의 외교 회복 시도
- 동북아·인도태평양: 한미일 안보 협력, 대만 연계 증진, 동남아 포섭, 가상 전쟁 대비


5-4.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 대응


1. 대만군과 주일미군이 대만 본토 방어. 필리핀군과 주둔 미군이 지원
2.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 주한미군은 북진 후 만주 진입
3. 인도는 히말라야 넘어서 국지전 개시, 파키스탄 견제
4. 호주는 경제 후방기지로서 군수 지원 및 필리핀 파병
5. 동남아 포섭 시 인도차이나에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견제
6. 미 제7함대가 괌/하와이에서 집결 후 남중국해 진입, A2/AD 돌파, 상륙 전초기지 마련
7. NATO 연합군 도착 후 대규모 상륙전, 상하이·난징 점령, 북경 진격
8. 수도 포위 후 중국에 협상 요구


5-5. NATO-미 해군 합류 시나리오 (시간 단축형)


1. 나토 지상군이 미 본토 훈련기지로 이동
2. 미 제7함대 전개 준비
3. 나토 병력·장비를 괌/하와이로 수송
4. 제7함대 + 영국 항모·프랑스 핵잠으로 구성된 함대 편성
5. A2/AD 돌파 후 상륙 준비


5-6. 전략적 이점


- 시간 절약: 수에즈·말라카 경유보다 빠름
- 심리전 효과: 서방 연합 인상
- 물자 연계: 미-유럽 병참 통합 운용
- 작전 효율성 향상: 단일 사령부 하 통합작전 수행


5-7. 전략적 연결: 유럽-아시아 안보 파트너십 형성


- 인도-프랑스, 일본-영국, 한국-폴란드 양자협력을 다자화
- EU 인도·태평양 전략 실체화
- 동남아 주요국 NATO 파트너국 초청


5-8. 군사 훈련 확대 방안


- Balikatan 훈련에 프랑스·영국 해병대 참여 유도
-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합동 해상훈련 정례화
- 미국-유럽-아세안 삼자 훈련 체계 구상



6. 전략적 설계의 철학적 기반


- 계몽주의적 현실주의(=가치혼합형 현실주의)는 단순한 이상론이나 권력정치가 아닌, 가치와 힘의 균형 위에 설계됨
- 절대적 진리(인간 존엄, 자유, 법치)를 근간으로 하되항상적 진리(역사 구조, 힘의 반복)를 이해하고 활용해야 함
- 설계는 곧 생존이며, 질서는 무력 아닌 철학으로 시작돼야 함



이 보고서는 계몽주의적 현실주의(Enlightened Realism)라는 철학적 전략 틀을 통해 중국·러시아·이란이 퍼뜨리는 대안적 담론(alternative narrative)의 확산을 차단하고, 서구 자유주의 질서의 사상적 정당성과 전략적 지속성을 회복하기 위해 작성되었다.


현 국제질서는 단지 힘의 균형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그 밑에는 담론의 전쟁이 흐르고 있으며, 정의, 자유, 질서를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패권의향방도 달라진다.


중·러·이란은 "서구는 위선적이다", "자유주의는 실패했다", "다자주의는 곧 반패권의 길이다"라는 식의 '정직한 야만 vs 위선의 문명' 프레임을 퍼뜨리며, 세계 질서의 해체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는 단지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이며 따라서 이들에게 맞서기 위해선 단순한 외교나 군사력만이 아니라 사상의 무기가 필요하다.


여기서 제시하는 계몽주의적 현실주의(Enlightened Realism)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고안된 사상-전략 복합체이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의견서가 아니다.

이는 하나의 철학이자 실천 지침이며,

우리가 서구적 질서의 붕괴를 막고, 중·러·이란의 담론적 확장을 저지할 수 있는 전략적 정당성과 사상적 무기를 제시한다.


이제,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무엇이 정당한가?"가 아니라, "무엇이 정당하다고 끝까지 주장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해답은, 이 보고서가 제시하는 계몽주의적 현실주의 안에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며:


저는 국제 정세에 깊은 관심을 가진 21살 청년입니다. 저는 특정 기관에 속한 전문가도, 정규 교육과정을 마친 연구자도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시대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고 느꼈고, 그 역할을 제가 해보고자 이 전략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보고서를 통해 드리고 싶은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자유주의 세계질서는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도 다시 설계될 수 있는 생동하는 구조입니다.


- 중·러·이란의 전략은 단순한 지역적 팽창이 아니라, 내러티브와 담론 구조를 바탕으로 한 문명적•장기적 도전입니다.


-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반응이 아닌 철학적 기반 위에 세워진 지속 가능한 유연한 억제 전략이 필요합니다.


- 계몽주의와 현실주의, 이상과 전략은 대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보완하고 강화합니다.


미국과 서구를 비롯한 자유주의가 등대 잃은 배처럼 방황하고 있는 요즘 이 글이 작게나마 그 등대가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