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로 인한 수치
*들어가기 전: 오늘도 역시나 한국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또 매우 민감한 사안을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한국과 그 국민들에 대한 비판적 뉘앙스가 다수 포함되므로 그 부분이 불편하시다면 그냥 넘어가시길 바랍니다. 그냥 이런 일도 있었구나 차원에서 읽고 넘기셔도 별 문제 없습니다.
6. 후쿠시마 오염수: 후쿠시마 오염수 사건에 대해 알아보기 전 먼저 오염수가 왜 생겼는지부터 알아보자.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의해 초래된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원자력 제1 발전소의 비상디젤발전소가 침수되었고, 비상디젤발전기가 작동 불능이 되어 멜트다운 현상이 오는 바람에 원자력 제1 발전소가 폭발했다. 이후 녹아내린 핵연료와 물이 계속 접촉하게 됐는데 이게 그 유명한 후쿠시마 오염수다.
*멜트다운: 원자력 발전소에 있는 원자로 노심(=원자로 중심부)이 냉각 상태의 부족이나 이상 출력으로 인해 과열되어 녹아내리는 현상이다. 원자력 사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들 중 가장 위험한 사고다.
일본 정부는 이때까지 이 오염수를 지상에 저장 용기를 만들어 보관해 왔다. 하지만 매립지를 지어 보관하는데 한계가 생기자 2021년 다핵종 제거설비(ALPS/알프스)를 통해 이 오염수를 희석한 후 2051년까지 바다에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수립한다. (이런 경우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계획은 2023년 8월 24일부터 실행해 옮겨졌다. 한국에서는 일부 대학의 교수들과 대학생들 그리고 진보 정당을 중심으로(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는 이재명이었다. 이 때문에 작성자 본인은 국내 이슈에 대해서 만큼은 진보 성향이 있음에도 이재명 전 당대표와 더민당에 크게 실망했다.) 일본이 오염수를 바다에 처리한다고 무책임하다며 맹비난하면서 또다시 반일 감정이 확대되었다.
그렇다면 진짜로 일본은 오염수를 바다에 처리한 것일까? 일단 답부터 하자면 아니다. 방사능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인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문제없다고 주장한다. IAEA가 내놓은 보고서에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나와있다.
2021년 4월 13일 IAEA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사를 보면 이런 기사가 있는데 그 기사에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IAEA Ready to Support Japan on Fukushima Water Disposal, Director General Grossi Says'
Director General Rafael Mariano Grossi welcomed Japan’s announcement that it has decided how to dispose of treated water stored at the Fukushima Daiichi Nuclear Power Station and he said the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 stands ready to provide technical support in monitoring and reviewing the plan’s safe and transparent implementation. •••(중략)•••
Japan’s chosen water disposal method is both technically feasible and in line with international practice, IAEA Director General Grossi said. •••(중략)•••He added: “The Japanese Government’s decision is in line with practice globally, even though the large amount of water at the Fukushima plant makes it a unique and complex case.” •••(중략)•••Since the Director General took office in December 2019, he has offered IAEA support related to the Fukushima water issue in meetings with senior Japanese officials•••
이외에도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직접 방한해 한국 정부와 야당을 설득하러 왔을 때도 일본 오염수 관련 최종 보고서는 일본에 편향된 것이 아니고 일본을 위한 것도 아니라며 거듭 강조했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방류되면 바로 한국으로 오는 게 아닌 해류를 따라 미국의 알래스카, 하와이, 캘리포니아 등을 거쳐 4, 5년 뒤에야 한국 부근에 당도하게 된다.
"후쿠시마 방류수는 미국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하와이를 거치며 태평양을 크게 한 바퀴 돈 후 4~5년 뒤부터 한반도 부근에 닿는다. 그 과정에서 확산, 희석돼 삼중수소 영향은 의미 없는 수준이 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한삼희 선임논설위원의 환경 칼럼] 日 오염 처리수, 국제검증 결과 보고 판단할 일 中
이 말인즉슨 미국도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도 2021년 4월 12일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국제 원자력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Government of Japan's Announcement on Fukushima Treated Water Release Decision'
•••(생략)•••The United States is aware that the GOJ examined several options related to the management of the treated water currently being stored onsite at the Fukushima Daiichi site. In this unique and challenging situation, Japan has weighed the options and effects, has been transparent about its decision, and appears to have adopted an approach in accordance with globally accepted nuclear safety standards. We look forward to the GOJ’s continued coordination and communication as it monitors the effectiveness of this approach.
이외에도 까다롭다고 알려진 미국 FDA 또한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식품에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로 인해 생겨난 위험한 수준의 핵 오염 물질이 존재한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글을 2021년 4월 FDA 홈페이지에 기재했다.
•••(생략)•••The water, primarily the result of ocean and groundwater seepage through the damaged reactor core, has been treated with the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ALPS) to remove harmful radionuclides such as cesium and strontium, leaving only the mildly radioactive and less harmful isotope, tritium.•••(중략)•••Furthermore, FDA has no evidence that radionuclides from the Fukushima incident are present in the U.S. food supply at levels that are unsafe or would pose a public health concern and believes this action will have no effect on the safety of foods imported from Japan and U.S. domestic food products, including seafood caught off the U.S. coast.•••(생략)•••.
같은 해 9월에는 FDA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인근 지역에서 나온 식품에 대한 수입 경보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Today FDA is deactivating Import Alert #99-33 (IA) that has targeted certain food products from Japanese prefectures (Japan’s equivalent of a U.S. state) located near the damaged Fukushima Daiichi nuclear power plant since 2011.•••(중략)•••Now, after an extensive analysis of Japan’s robust control measures that include decontamination, monitoring and enforcement; after reviewing the results of 10 years of sampling food products from Japan; and after determining a very low risk to American consumers from radioactive contaminated foods imported from Japan, FDA has decided that the IA is no longer necessary to protect public health and therefore should be deactivated.•••
위에서 잠깐 언급한 ALPS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의 세슘 137, 스트론튬 90 등 방사성 핵종 물질은 대부분 제거된다. 그 경로는 아래와 같다.
오염수 -> 세슘 흡착 -> ALPS로 1차 정화 -> ALPS로 2차 정화 -> 삼중수소 농도 희석 -> 해양 방류
이는 IAEA가 한국을 포함해 전문가 모니터링 태스크 포스(TF) 팀을 구성해 꾸준히 확인하고 있는 부분이다.
*TF 해당국: 미국, 중국, 러시아, 캐나다, 한국, 호주, 프랑스, 아르헨티나, 베트남, 영국, 마셜 제도
그러나 여전히 ALPS가 완전히 걸러내지 못하는 게 있다. 바로 삼중수소(트리티움/tritium)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논란이 된 것도 이 삼중수소 때문이다.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통해 방출하려는 건 이 삼중수소다. 이 삼중 수소는 ALPS로 처리가 되지 않기에 이때까지 일본은 이를 물 분자 형태로 따로 보관해 왔고 이를 오염수 방출을 통해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삼중수소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삼중 수소는 일본이 방출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빗물, 강물, 바닷물 등 자연계에도 존재한다. 이 삼중수소는 우주방사선이 성층권에서 공기 분자와 부딪혀 생성되고, 이렇게 생성된 삼중수소는 비를 통해 대지와 해양으로 떨어진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2500배나 되는 양이 매해 새롭게 만들어져 비를 통해 내린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다. 이는 삼중수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FDA의 글에도 "•••(생략)•••leaving only the mildly radioactive and less harmful isotope, tritium."라고 나와 있는 것이다.
한국원자력학회가 2020년 분석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로 인한 예상 연간 피폭선량이 0.0035 나노시버트이다. 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음식에 존재하는 자연방사성 물질로 인해 우리가 받는 하루 피폭량이 1000 나노시버트임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매우 작은 수치다."라고 말한다.
한국에서 중수로를 가동할 때도 당연히 삼중수소가 배출되는데 우리가 배출하는 삼중수소의 양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보다 많다. 한국수력원자력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연간 213조 베크렐(Bq)을 내보내고 있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는 연간 22조 베크렐(Bq)을 내보낼 계획이다. 이는 한국이 일본보다 삼중수소를 9.7배가량 더 많이 방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21년에 발간한 중국핵능연감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2020년에 방출한 삼중수소 양만 해도 1054조 베크렐(Bq)이며 이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연간 배출 예정량인 22조 베크렐(Bq)보다 약 50배가량 많다. 또한 한국의 방출량과 비교해도 약 5배 더 높은 수치다.
IEAE는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현장 조사 보고서를 2024년 7월 19일에 발표했다. 2024년 7월까지 일본은 총 7차례에 걸쳐 희석수 55,000 m³ 를 바다로 흘려보냈다. 방류 때마다 일본에 상주하고 있는 IAEA의 인력들이 샘플을 검토하는데 지금까지도 방사성 핵종 농도가 국제 안전기준치 및 일본의 운영 기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라는 분석 결과가 나온다.
결국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반일 감정의 확대도 한국의 합리적이지 못 한 대일 태도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반일 태도 때문에 우리 어민들만 불안 심리로 어획 판매량이 감소해 재정적 손실만 봤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직전부터 불안감 등으로 소비가 위축돼 어민과 수산업 관련 종사자들이 피해를 본 것이다. 아래는 한겨레의 기사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 관련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들고 왔다.
김분도(61) 목포활어회플라자 상인회장:
“코로나19 땐 이 전염병이 언젠가 끝이 날 것이라는 희망이라도 있었지. 일본 오염수 방류는 후세까지도 이어진다고 하니 앞으로 어쩌겠나. 여기 상인들 모두 자포자기지. 상인들 대부분 담담한 표정이지만 속내는 업종을 바꾸던가 장사를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다. 당장 손님이 줄어들 판인데 우리 정부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상인:
“추석을 앞두고 제사용품으로 건어물이 한창 팔릴 시기인데 꼭 이때 방류를 해야 했느냐.“
고영태(61) 북항시푸드타운 상인회장:
“정부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믿을 수 있는 조사 결과는 내놓지 않았다. 여야는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결국 우리만 피해를 보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30년째 장사하는 상인 유 씨(54):
“아이엠에프(IMF) 사태 당시에도 이 정도로 손님이 없지는 않았다. 최근 경기 침체 등 불황에 오염수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작년 대비 매출이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29년 경력의 상인 유 씨(50):
“손님들이 원산지를 보면서 ‘일본산이네’라고 반응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 국산을 달라고 하거나 사지 않으려고 한다. 상인들은 (오염수 방류) 논란이 그저 사그라지기만 기다릴 뿐이다.“
상인 최정순(60):
“여기 오는 손님들도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수산물이 안전한 거 맞냐고 많이들 물어본다. 그럼 우리는 그동안 아직 방류도 안 해서 괜찮다고 말했는데도 손님들이 오지 않았다. 방류 이후에는 더 안 올 것 같다.“
제주시 도두동 도두어촌계에서 만난 어민 양영배(56):
“지금이 한창 한치잡이 시기이지만 이미 제주 바다는 황폐화해 지난해 절반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염수마저 도착하면 제주도 바다는 끝났다고 본다.“
해녀 서복녀(82):
“해녀들도 만나면 다들 오염수 이야기를 한다. 걱정은 되지만 정부가 막지 못하는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걱정이 되지 안 되겠냐.“
김영철 전국어민회총연맹 집행위원장:
“정부는 자체 비축 76,000 t에 민간 유통업자에게 저금리로 돈을 빌려줘 130,000 t 수준으로 수산물 수매를 유도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전체 생산량을 보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일본이 방류했더라도 우리 바다까지 오는 시간은 아직 남아 있으니 우리 정부는 국제재판소 제소 등 최대한 빨리 중지시키려고 노력하라.”
이러한 어민들의 피해는 놀랍게도 한국 내에 퍼진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괴담 그로 이한 한국인들의 불필요한 그리고 과도한 불안 심리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은 엄연히 경제 선진국이다. G7 정상회담에 초청될 정도로 그 위상이 많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K-CULTURE와 K-방산 그리고 반도체와 가정제품 등은 세계 시장에서 호평받으며 한국을 먹여 살리는 기둥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의 지적 수준과 시민들의 의식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광우병 괴담, 중국의 사드 전파 괴담, 무지성 반일 감정과 불매 운동 등 그때도 수많은 선전•선동이 있었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거기에 웬만하면 넘어갔다. 하다 못해 IAEA 사무총장인 라파엘 그로시가 직접 한국까지 와서 후쿠시마 오염수는 안전하다고 설명까지 해줬어야 할 수준이었다. 그마저도 입국 과정에서 시민 단체의 지나칠 정도의 반발로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UN 산하 IAEA의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는 험난한 입국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야말로 국제적 망신이었다. 아래는 관련 기사 링크다. 직접 읽어보길 추천한다.
https://www.yna.co.kr/amp/view/AKR20230708001900504
심지어 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잡고 객관적인 검증과 검토를 바탕으로 잘못된 여론을 바꾸고 민중의 계몽을 이끌었어야 할 대학 교수들과 대학생들 마저도 대중의 집단적 적개심과 공포심에 동조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대학’이라는 간판과 ‘엘리트’라는 의식에 도취되어 본인들이 매우 똑똑하며 잘났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함정이다. 그리고 평균적인 대한민국 국민들 역시 저러한 선전에 휘둘리고는 마치 자신들 정도면 현명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자신들이 아는 것이 전부인 마냥 살아간다. 아니, 애초에 혹자는 아예 지적 게으름이 극에 달하기도 한다.(글쓴이 본인은 이러한 한국의 이중성과 모순에 굉장히 큰 실망을 느꼈다.)
광우병 괴담, 사드 전파 괴담, 무지성 반일로 인한 NO JAPAN 운동,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까지 한-미, 한-일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을 그저 감정적•정치적 일회성 이슈로 소비하고 난 이후 지금은 어떤가? 천하태평 그 자체다. 언제 그랬냐는 듯 말이다. 특히 NO JAPAN 운동과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운동 이후 일본을 이기겠다던 그 가소롭던 패기는 다들 어디 가고 이젠 다이소와 유니클로, 일본 여행, 일본 애니 없으면 못 사는 사람들이 되었다. 전 세계에서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상위권에 들지만(한국 내 대학 진학률은 2023년 기준으로 76.2%로 OECD 국가 중 1위이며 2018년 68.7%를 찍은 후 계속해서 상승세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대학 진학과 4년제 졸업장 취득은 의미가 없다. 이제는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대학 졸업 학위를 반납하는 것이 옳게 보일 정도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 국민들의 지적 수준과 의식 수준 그리고 지적 게으름을 철저하게 되짚어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