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현재 러시아는 13차례의 고강도 경제 제재에 직면해 있다. 물론 중국, 인도, 브라질을 통한 에너지 수출, BRICS(브릭스) 전용 기축 통화를 새로이 만들어 탈달러화를 통한 금융 리스크 감소 시도, 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탈퇴해 또 다른 결제망을 찾아 나서며 이와 동시에 정부가 실행하고 있는 강력한 경기 부양 정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재를 회피해 이에 적응하고 있는 추세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회피 전략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미지수라고 한다. 적어도 2•3년은 이러한 전략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그 이후는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 경제 학계에서의 중론이다. 현재도 러시아 경제의 여러 가지의 한계가 조금씩 보이고 있는 중이다. 일단 30만 명 부분 징집과 장기화되는 전쟁으로 인해 노동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남성들이 죄다 전쟁터로 징집당하면서 노동 인력 유출과 두뇌 유출이 가속화되었고(이와 관련한 통계는 다양하다. 영국 국방부는 2023년 5월 기준으로 130만 명이 포브스지는 2023년 6월까지 60만에서 100만 명이 떠났다는 통계를 내놨으며 경제학자들은 전쟁 발발 직후부터 2023년 6월까지 100만 명 이상이 러시아를 떠났다고 주장한다. 또한 2023년 12월 24일에는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에서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경제 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러시아 기업의 91%가 인력난을 호소하고, 2023년 한 해에만 480만여 명의 근로자가 부족하다는 보도를 내놨다.) 현재 이 공백은 여성과 노인이 메꾸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의 생산량이 전쟁 이전 수준까지로는 회복됐으나 전쟁터에서 빠르게 소모되는 물량을 채우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러시아의 기형적 경제 구조도 러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는 원인 중 하나다. 현재 러시아는 군수 산업 육성과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형적인 산업 구조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일단 러시아가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는 무기, 컴퓨터, 전자장비, 광학장비 등이다. 이는 군수 산업의 대표적 분야로서 러시아는 1-2년 내에 이들을 국산화시키고 이 분야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추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위의 분야에서 1-2년 만에 수입품에 의존하던 것을 국산품으로 교체했다는 건 그만큼 국산화시킨 품목들의 질적 수준이 기초적인 것만을 요구할 만큼 단순하고 쉬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즉 질적 상향이 없었다는 것인데 이마저도 전쟁이 끝나면 이를 생산하던 공장을 유지시킬 수 있냐는 것이다. 특히나 서방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러시아 내에서 생산하는 품목들보다 더 좋은 수준의 부품이나 품목이 출시될 것을 감안한다면 러시아의 저러한 전시 경제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또한 너무 군수 산업 분야에만 생산성이 집중되다 보니, 다른 분야에서의 산업 생산력은 이미 2024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이 더해 러시아 경제를 좀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다른 사례를 한 번 살펴보자.
일본이 1930년대 급격한 군국주의와 팽창주의로 나아가는데 있어 경제 구조의 불균형이 한몫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부터 근대화 정책의 일환으로 경공업 육성을 시도했고 그렇게 해서 만든 가발과 신발•옷 같은 상품을 해외 시장에 수출해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일본은 1868년 즉 19세기 중반이 넘어서야 저러한 근대화 정책을 시작했기에 이탈리아나 독일처럼 식민지 경쟁에 늦게 뛰어들게 된다. 기타 서구 열강들처럼 식민지를 경영하고 싶었던 일본은 팽창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경공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군수 산업에 집중 투자했고 이는 일본 경제의 불균형적 발전을 초래했다. 이러한 정책은 운요호 사건과 강화도 조약, 류큐 왕국 합병(타이완 출병), 청•일 전쟁, 러•일 전쟁에서의 승리와 1차 대전 동안의 전쟁 특수 효과로 인한 경제 성장 등 효과가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1차 대전이 끝나기 직전부터였다. 1차 대전이 끝나기 직전인 1918년에는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농경지 비율이 줄어들자 일본에서 쌀 수확량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쌀 공급이 줄어들자 쌀 가격이 올랐다. 이에 불만을 품은 일본인들은 쌀 폭동을 일으켰다. 일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192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산미증식계획을 실행해 부족한 쌀 공급량을 메꿨다. 또한 1920년 일본에서 1차 대전이 끝난 직후 전쟁 특수효과가 사라지자 반동 공황이 발생했고 1923년에는 관동 대지진으로 인한 진재 공황이 발생했다. 이 두 차례의 공황이 가시기도 전 1927년 쇼와 금융 공황이 발생했고, 이 금융 공황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인 1929년에는 미국에서 발생한 경제 대공황으로 인해 경제에 큰 타격을 입는다. 돈이 많은 정부를 중심으로 경기 부양 정책을 편 미국, 식민지가 많아 보호 무역을 통한 경제적 블록화로 위기를 타개한 영국•프랑스와는 달리 일본은 이때까지 군수 산업 육성에만 몰두해 왔고 일본의 경제 구조는 불균형적 발전을 겪어왔기에 결국 이를 전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제 위기를 타개하지 못 한 내각의 정치적 무능함 때문에 일본 국민과 군부의 불만은 쌓여갔고 결국 경제 대공황이 발생한 지 2년 뒤인 1931년 만주 사변이 일어났다. 그다음 해인 1932년에는 일본이 1차 상하이 사변을 일으킨 후 만주국을 수립한 동시에 일본 국내에서는 1930년에 체결된 런던 해군 군축 조약에 반발해 해군성을 중심으로 한 일종의 쿠데타인 5.15 사건이 일어났다. 1933년에는 일본이 열하 사변을 일으켜 열하성을 만주국으로 강제 합병했으며 같은 해 국제 연맹에서 이를 강력 규탄하자 국제 연맹을 탈퇴했다. 1936년에는 육군의 청년 장교들을 중심으로 쿠데타의 일종인 2.26 사건이 일어났고 1937년에는 방공 협정을 체결 파시스트 이탈리아와 나치랑 손잡았으며 중•일 전쟁을 일으켰다. 1940년 일본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를 침공했고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공습, 1942년에는 남방 작전을 통해 6개월 만에 서구 열강을 상대로 동남아 전역을 휩쓸었다.
그러나 이러한 승리의 기쁨도 잠시 1942년 산호해 해전과 미드웨이 해전을 통해 전세가 기울기 시작했고, 과달카날 상륙 작전, 부겐빌 전투와 타라와 전투, 사이판 전투와 필리핀 전투, 이오지마 전투와 오키나와 전투 등을 통해 미국을 상대로 거듭 패전했다. 1945년 8월 6일에는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었으며 8월 9일에는 소련이 대일전에 참전했다. 같은 날 미국이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함으로써 1945년 8월 15일 일본은 천황의 옥음 방송을 시작으로 포츠담 선언을 수락•무조건 항복했다. 결국 9월 2일 일본은 미주리 선상에서 항복을 공식 인정함으로써 2차 대전에서 패망한다.
또한 미국의 경우 2차 대전 동안 전시 경제로 호황을 누렸는데 1944년까지만 해도 성장세를 보이다가 전쟁이 끝난 해인 1945년 -6%, 1946년에는 -11.6%, 1947년에는 -1.1%, 1948년에는 다시 4.1%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이는 독일(서독 기준으로 1945년에는 -10%, 1946년에는 -3.5%였다.), 일본(1940년까지만 해도 전시 경제로 호황이었다가 1945년 즉 패전한 그 해에만 -13.1%였다.), 프랑스(1945년에는 -3%였다.) 영국(1946년에는 -0.5%였다.) 등 승전국•패전국 할 것 없이 공통적으로 일어난 현상이었다. 그나마 미국의 경우 전시 경제의 후유증에서 빨리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 이는 마셜 플랜으로 서유럽 경제가 회복되면서 복구 수요가 빠르게 급증했고 미국은 그나마 전시 경제를 민간 체제로 즉 내수 체제로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역량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러시아는 이게 될지가 미지수다.)
즉 전시 경제로 호황이라면 전시 체제 이후에는
그 경제가 불황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왜냐하면 전시 경제로 군수품이 쌓이는데 전쟁 이후에는 경제 체제가 민간으로 전환되면서 쌓인 군수품들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상황이 러시아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현재 러시아 경제의 주축 중 하나는 민간 군수 기업의 발전과 생산을 통한 전쟁 특수다. 그리고 이러한 전쟁 특수는 루블화의 가치 하락 덕분에 더욱 가속화되는 것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러한 전쟁 특수 덕에 겉으로는 러시아의 경제가 안정화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2023년 러시아의 연간 경제 성장률이 3.6%였고, 2024년에는 2.3%였다. 이러한 플러스 성장세는 2026년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이러한 전쟁 특수가 끝나게 되면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도 저하하고,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전문가들 또한 이러한 견해에 대체로 동의한다.
또한 러시아 경제는 현재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징조도 보이고 있다. 이론적으로 인플레이션(inflation)이 오면 경기가 과열되고 물가가 폭등하며 디플레이션(deflation)이 올 경우 경기가 침체하고 물가가 지나치게 폭락한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란 둔화를 의미하는 stagnation과 폭등•과열 등을 의미하는 inflation이 합성된 용어다. 즉,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경기 둔화와 물가 폭등이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태인 것이다. 디플레이션이 올 경우에는 금리를 인하해 중앙은행이 시중에 화폐를 풀어 민간의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키면 된다. 인플레이션이 올 경우에는 금리를 인상해 중앙은행이 민간에 풀려있는 화폐를 흡수해 화폐 가치를 올려 대응하면 된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의 경우 금리를 인하시켜 스태그네이션(stagnation)을 해결하려 해도 인플레이션(inflation)때문에 그렇게 하기 어렵고,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해결하려 해도 스테그네이션(stagnation)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이러한 정책적 딜레마를 형성하기 때문에 해결하기가 까다롭다.
현재 러시아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에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왜냐하면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국민들이 전쟁 피로감을 체감하게 되고 결국 반발이 터져 나와 푸틴의 정치적 안정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통해 민간 시장의 통화를 흡수해 화폐 가치를 올려 물가 상승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년 만에 러시아는 21%라는 최고 수준의 고금리 상황에 직면했고, 버터 가격은 올해에만 30%나 뛰어올라 사치품이 되어버렸다. 러시아인의 주식 중 하나인 감자의 경우 가격이 73%나 올랐고 계란은 품귀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상승률도 9.5%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2024년 기준)
루블화 가치의 경우 1년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분석에 의하면 이러한 루블화의 약세가 러시아에게 득이 될 수 있다고도 한다. 루블화가 약세일 때 러시아가 중국•인도•브라질 등을 통한 에너지 우회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이면 달러당 교환할 수 있는 루블화가 많아지고 이렇게 벌어들인 루블화를 통해 국내 군수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전쟁 특수 효과를 지속시켜 러시아의 GDP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급부도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 저러한 방식의 경제 성장에는 명백한 한계가 존재하고, 러시아인들의 구매력이 약화되어 안 그래도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과 더불어 러시아인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러시아인들도 이를 통해 전쟁의 여파를 느낄 것이고 이로 인해 불만을 가질 것이 분명하며 이러한 불만이 존재하는 한 푸틴 입장에서도 좋을 리가 없을 것이 자명하다. 지금으로서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환율 개입을 지양하며 오히려 금리 인상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러시아 중앙은행에서는 저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만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토대로 한다면 낙관적으로만 전망하기에는 어렵다. 그 이유를 한 번 들여다보자.
위 그래프는 3개월 간격으로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그래프다.
위 사진은 1년 동안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 변동 양상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위 사진은 3년 동안의 러시아 루블화 가치 변동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러시아의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연도별로 보자. 2022년 13.7%, 2023년에는 5.9%, 2024년에는 9.5%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빚어진 연도별 시장 금리 상승률은 어떨까? 2022년에는 20%, 2023년에는 16%, 2024년에는 21%다. 그렇다면 러시아의 국채 금리는 어떨까? 2022년에는 19.5%, 2023년에는 12%, 2024년에는 15.2%다. 이렇게 높은 금리를 제시해서라도 러시아가 국채를 계속해서 발행하는 이유는 전쟁의 여파로 러시아 국채 매입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러시아는 현재 전쟁 자금이 필요하다. 즉 이 말인즉슨 러시아는 현재 전쟁 장기화를 위한 자금이 없다는 의미고, 전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저러한 고금리 국채 발행이 나중에 국가에게 빚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발행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 러시아가 유령 선박을 통해 경제 제재를 우회해 제3 국으로 덤핑공세로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시도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도 맞다. 그리고 전시 경제로 러시아 경제가 표면적으로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러시아의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을 살펴보자. 2022년에는 -1.2%, 2023년에는 3.6%, 2024년에는 4.1%다. 또한 러시아의 수출도 전쟁 이후 늘어난 것은 맞지만 지출은 전쟁 이후 늘어난 수출보다 더 높다.(전쟁 비용 지출이 막대하기 때문) 그나마 러시아가 강세라고 평가받는 석유 수출도 사실 러시아 경제를 부활시켜 주기에는 어렵다. 왜냐하면 전쟁이 끝나면 석유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니 석유값이 자연스레 하락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경제 구조가 이미 언급했듯 예나 지금이나 자원 수출 중심이기에 이는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안겨다 줄 수밖에 없다.(푸틴이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을 통해 러시아 경제 부흥을 이끌어 대통령이 되었으나 이 전쟁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가 모른다는 게 참 아이러니다.) 게다가 이민자 축출, 징집 등으로 산업 현장에서 일할 노동력을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고용주들이 임금을 평시보다 훨씬 높기 주는 대가로 여성, 노인 등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들 자체가 저 숙련 노동자인 데다 이렇게 상승한 실질 임금이 특정 지역(우랄 산맥과 볼가 강 인근 지역)에만 편중되어 있어 지역 간 부의 불평등 또한 더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실질 임금이 아무리 올라도 이미 언급했듯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높기 때문에 러시아인들에게 체감되는 물가는 여전히 높다.
이렇기에 러시아 경제가 리스크가 없거나 호황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 내용과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종합해서 보면 어디까지나 러시아 경제가 빛 좋은 개살구임을 알 수 있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위 그래프와 내용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을 비롯한 러시아 경제의 불투명성과 불안정성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사실 러시아는 산유국으로서 그전부터도 유가의 상승•하락에 따라 국가 GDP가 요동을 치는 등 경제 성장이 불투명했다. 예를 들면 2014년에서 2015년 사이 국가 GDP가 2060억 달러에서 1350억 달러로 하락했다. 이때 국제 유가 역시 1배럴 당 100 달러에서 40 달러로 떨어졌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면서 국제 유가가 70달러 선까지 회복되어 러시아 국가 GDP는 2020년 1840억 달러 대비 2270억 달러로 증가한다. 2023년에는 2020억 달러로 하락한다. 2024년에는 2300억 달러로 다시 증가한다.) 그리고 러시아는 현재 빚을 내 전시 상황에서 정부 주도로 재정 지출을 통해 경기 부양을 하고 있는데도 이 정도다. 이 말인 즉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 경제가 다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또한 러시아는 전쟁으로 인한 서방의 각종 경제 제재로 인해 서방 기업과 중국의 금융 기관, 자국의 국영 기업들이 광산 개발을 위한 투자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2년 전인 2020년 러시아는 희토류 광물 개발에 15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이어 글로벌 2위 희토류 생산국이 되겠다고 계획했으며 2030년까지 국제 시장에서의 러시아산 희토류 점유율을 1.3%에서 10%까지 늘릴 심산이었으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 제재 때문에 이러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게다가 러시아를 떠난 해외 기업들이 전쟁 전만큼 러시아로 다시 돌아올지도 미지수다. 왜냐하면 이미 러시아의 리스크에 한 번 당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카네기 폴리티카(Carnegie Politika)라는 외교 전문 사이트에 2024년 12월 20일에 나온 칼럼인 ‘Russia’s Economic Gamble: The Hidden Costs of War-Driven Growth’에 러시아 경제와 관련한 4가지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째, 현재 군수 산업이 러시아 경제를 떠받치고 있으나 생산성과 효율성은 굉장히 낮고 이러한 산업 구조가 내수 시장하고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 국방과 치안 부문에서 예산이 대부분 쓰여 민간 부문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는 현재 러시아 예산의 40%가 군비에 사용되고 있는다는 것을 통해 유추 가능하다.)
둘째, 기술 고립과 혁신 부족이다. 일단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에 현재 신기술 유입이 사실상 차단되었다. 근데 현재 러시아는 이러한 기술적 간극을 메꿀 자체 능력조차 없다. 또한 전쟁 때문에 예신의 40%가 군수 분야에 사용되니 안 그래도 부족한 R&D 투자는 더 감소했다.
셋째, 인적 자본 유출 즉 두뇌 유출이다. 특히나 IT관련 인재들이 서방 쪽으로 대거 빠져나갔다. 근데 여기서 문제는 이미 빠져나간 IT 인재들이 전쟁 종료 후 다시 러시아로 돌아오겠냐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민족주의적 분위기가 강한 러시아에 돌아올 경우 전쟁 기간 조국을 배반한 배신자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큰 데다 전후 러시아 내에서 IT 관련 시설이나 장비가 부족할 것이기에 이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넷째, 민간 투자 부진이다. 전쟁 이후 러시아 정부의 정책이 정확히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고 밝혀져야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높지 않으며 이렇게 되면 신규 투자 위축으로 인해 경제 전반의 역동성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는 한 러시아의 경기가 호황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