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하늘

미사일과 전투기의 진화

by 성주영

1•2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육안으로 목표물을 탐색했다면 현대는 적외선 카메라, 레이더, 센서, GPS 기능 등의 발달로 목표물을 더욱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미사일 종류도 다양해져 하늘에서 땅으로 쏘는 공대지 미사일, 하늘에서 쏘아 하늘에 있는 목표물을 맞히는 공대공 미사일, 땅에서 하늘로 쏘는 지대공 미사일, 땅에서 쏘아 땅에 있는 목표물을 맞히는 지대지 미사일, 군함에서 하늘로 쏘는 함대공 미사일, 군함에서 땅으로 쏘는 함대지 미사일이 있다. 지대공 미사일의 대표적 예시는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Iron Dorm), 미국과 노르웨이가 공동 개발한 NASAMS(Norwegian Advanced Surface to Surface Missile System의 줄임말) 러시아의 S-300, S-400 S-500 등이 있다. 지대지 미사일로는 미국의 ATACMS(Army Tactical Missile System의 줄임말)와 HIMARS(High Mobility Artillery Rocket System의

줄임말)가 유명하다.


또한 미사일은 발사 거리에 따라서도 구분되는데 사정거리가 짧으면 단거리 미사일, 길면 장거리 미사일이라 한다.


미사일이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날아갈 경우 탄도 미사일이라 하는데 최초의 탄도 미사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만든 V2 로켓이다.


탄도 미사일의 대표적 예시로는 대륙간탄도 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s / 줄여서 ICBM)이 있다. 이 미사일은 유효 사거리가 5,500km 이상이라 대양 건너에 있는 대륙에 위치한 목표물에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또 다른 탄도 미사일로는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이 있는데 이를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s / 줄여서 SLBM)이라 한다. 이 미사일은 잠수함에서 발사하기에 레이더로 탐지하기도 어려워 적의 거점이나 주요 시설물들을 비밀리에 타격할 수 있다. 심지어 미사일에 GPS 기능, 적외선 카메라, 이미지 센서 등을 탑재해 끝까지 목표물을 놓치지 않는 미사일인 유도 미사일도 개발되어 정확도가 높아졌다. 유도 미사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적외선 유도와 레이더 유도다. 적외선 유도 미사일의 대표적 예시로는 미국이 원조해 줘서 우크라이나군이 활발히 쓰고 있는 휴대용 대공 미사일 스팅어, 한국의 신궁 등이 있다. 레이더 유도의 대표적 예로는 미국의 SIM-6, 한국의 해궁•천궁 등이 있다. 그러나 레이더 유도의 경우 기술적 결함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다. 뿐만 아니라 제트 엔진과 날개의 양력을 이용해 일정한 고도와 속도를 유지하며 비행하는 순항 미사일(cruise missile)도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미국의 Tomahawk와 ATACMS, 영국과 프랑스가공동 개발한 스톰 섀도우(영국 명칭)/SCALP(프랑스 명칭), 한국의 현무 등이 있다.


이외에도 악마의 폭탄이라 불리는 백린탄, 큰 폭탄 안에 여러 자탄들이 들어 있어 살상 범위가 광범위한 집속탄, 투하할 경우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리는 소이탄(=네이팜탄/도쿄 대공습과 베트남 전쟁 때 활용), 저고도에서 떨어뜨릴 수 있어 요격하기도 어려우며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활공 폭탄(러시아의 FAB-1500과 FAB-3000이 대표적), 지하에 있는 벙커까지 파괴할 수 있는 미사일인 벙커버스터(Bunker Buster)등이 있다. 맞다. 이번에 미국이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타격할 때 쓰인 그 무기다. 벙커버스터 중 가장 유명한 것이 BLU-109와 GBU-57이다. BLU-109는 지하 15m 이상을 관통해 들어갈 수 있고, 2m 두께의 콘크리트 벽도 문제 없으며 탄두 중량만 870kg이다. 이 벙커 버스터는 이스라엘이 2024년 9월 27일 이란의 지원을 받던 헤즈볼라를 32년 동안이나 이끈 하산 나스랄라를 암살하는데 사용되었다. 이스라엘은 지하 18m에 묻혀있는 은신처에서 회의를 주최하던 그를 BLU-109 100발로 암살했다. GBU-57의 경우 BLU-109보다 10배 더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으로 개발돼 더욱 정밀 폭격이 가능하다. 지하 60m 이상으로 뚫고 들어갈 수 있으며 길이는 6.2m, 무게는 약 13.6톤에 달하며 탄두 중량은 2.4톤에 달한다. 이러한 무게 때문인지 GBU-57을 탑재할 수 있는 폭격기는 B-2 밖에 없다. 이번에 미국이 지하 8-90m에 묻혀있는 포르도 핵시설을 공습하면서 한 번에 60m를 뚫는 GBU-57를 12발을 투하했다. 즉 연속으로 여러 발을 투하해 핵시설을 완벽하게 파괴하는 걸 목표로 삼은 것이다.(그 결과 포르도 핵시설은 큰 피해를 입긴 입었으나 그 안에 있던 농축된 우라늄은 공습 전 이미 다른 곳으로 이전되어 사실상 반쪽짜리 공습이 되었다)


미사일이 이렇게 발달하니 전투기도 진화하기 시작한다. 전투기에 플레어 사출 장치라는 것이 달리는데 이는 적외선 유도 미사일이 물체의 열(온도)을 이용해 목표물을 쫓는 원리를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플레어를 내보내어 화상 유도 미사일이 목표물을 오인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미사일에 이미지 센서를 부착시켜 플레어 사출만으로는 따돌리기 어렵게 만들었다.


여담으로 재미있는 사실은 이번 포르도 핵시설에 12발의 GBU-57을 투하한 이 공습의 작전명은 ‘한밤중의 망치(Operation Midnight Hammer)’였다. 이 작전과 전략적으로 아주 유사한 작전 3개가 있는데 바로 ‘인천상륙작전(Operation Chromite)’와 ‘2022년 우크라이나 역공세(2022 Ukrainian Counteroffensives)’ 그리고 ‘미드웨이 해전(Battle of Midway)’이다. 이 3개의 작전 모두 공통점이 성동격서(서쪽을 치기 위해 동쪽을 요란하게 한다)를 모티브로 했다는 점이다.


먼저 인천상륙작전은 미군이 어디에 상륙할지 아무도 모르게끔 상륙 직전 북한군의 시선을 끌기 위해 강원도의 여러 지역을 폭격, 학도병 772명을 필두로 지금의 포항 장사해수욕장 쪽에서 장사상륙작전 등을 벌이기도 했다. 그렇게 하여금 북한군 주력 부대의 시선이 서쪽 즉 인천이 아닌 동쪽으로 쏠리게 했고 실제로도 이 덕분에 북한군의 전력이 분산되고 북한에게 큰 혼선을 심겨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인천상륙작전은 성공해 북한군 주력 부대의 허리(보급로)를 차단•고립시키는데 성공한다.


또한 2022년 우크라이나 역공세 역시 북동쪽 하르키우 지역을 탈환하기 전 남쪽의 헤르손 지역을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하면서 러시아군에 혼선을 심겨줬고 병력 분산을 유도한 결과 우크라이나의 하르키우 방면을 향한 역공은 성공 하르키우 전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냈고 남쪽 헤르손 일부 지역에서도 러시아군이 철수해 헤르손(헤르손주의 주도)까지 무혈입성하게 된다. 즉 2022년 우크라이나의 역공세는 성동격서를 바탕으로 한 변형 격인 성남격동인 것이었다.


미드웨이 해전 역시 마찬가지다. 원래 일본이 미드웨이에 파견한 항공모함은 제1항공모함 대대 소속 6척 전부였다. 하지만 그중 2척을 빼돌려 지금의 알래스카 방면 알류산 열도에 배치해 미국의 항공모함 3척을 그리로 유인하려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국은 일본의 함정에 놀아나지 않았고 결국 일본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북쪽으로 빼돌린 2척을 제외하고 미드웨이 쪽에 파견한 항공모함 4척을 모두 잃었다. 일본의 이 작전은 성동격서를 모티브로 한 성북격동이라 할 수 있다.(일본 입장에서 동쪽에 위치한 미드웨이를 치기 위해 북쪽 알래스카 방면의 알류산 열도를 공격한 것이기 때문)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 즉 한밤중의 망치도 똑같다. 미국은 이란을 치기 전 기만술의 일환으로 미국 서부(이란 기준 동쪽)에서 B-2 폭격기(미끼)를 이륙시킨 뒤 미국 동부(이란 기준 서쪽)에서 B-2 폭격기(본진)를 추가로 이륙시켜 이란의 핵시설(포르도, 나탄즈)을 타격했다. 전형적인 성동격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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