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의외의 선물 2
들어가기 전: 원래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매일 ‘은유로 읽는 세계‘ 시리즈가 업로드되기로 예정되어 있었고 어제까지만 해도 그 시리즈 작을 올렸으나 오늘은 저번에 썼던 전쟁 시리즈의 연장선 상으로 전쟁과 관련된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지포 창업자 조지 G. 브라이스델은 뚜껑이 따로 분리되는 오스트리아제 방풍 라이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라이터 뚜껑에 경첩(여닫이문을 문틀에 달아서 고정시킬 수 있도록 만든 철물 따위를 말함.)을 달고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의 라이터를 제작한다.(여담으로 1930년대 가장 화제를 모은 발명품은 지퍼였다. 브라이스델은 당시 자신의 라이터가 ‘지퍼에 견줄 발명품’이라는 의미로 지포라는 이름을 붙였다.)
1941년 진주만 공습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군은 담배와 함께 보급할 라이터를 찾고 있었다. 지포는 이때부터 모든 라이터를 미군에 납품했다. 쉽게 고장 나지 않는 지포는 담뱃불을 피우고, 어둠 속에서 빛을 밝히며, 추위 속에서 병사들의 체온을 지켰다. 지포는 단순한 생필품이 아닌 전우였던 셈이다.
제2차 세계대전은 당시 미군 보급품 리스트에는 초콜릿이 포함됐고, 무더운 태평양에서도 전쟁을 치러야 하는 미군에게는 녹지 않는 초콜릿이 필요했다. 이때 활약한 브랜드가 엠앤엠즈다.
아버지로부터 초코바 사업을 이어받은 포레스트 마스는 유럽에 머물 당시, 군인들이 딱딱한 설탕 껍질을 두른 초콜릿 사탕을 먹는 것을 목격한다. 이후 포레스트 마스는 초콜릿 회사 허쉬의 브루스 머리를 찾아갔고, 두 사람은 각자의 이름 초성을 따 ‘엠앤엠즈(M&M’S)’를 세운다. 엠앤엠즈가 처음 출시된 건 1941년 3월이다. 같은 해 12월 미국은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내열성이 뛰어나고 운반까지 용이한 엠앤엠즈 초콜릿도 함께 전선에 투입됐다.
전쟁이 끝나자 엠앤엠즈는 일반 대중에게도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엠앤엠즈 초콜릿은 모조품이 생길 만큼 엄청난 인기를 얻었는데, 1950년부터 엠앤엠즈는 자신이 원조임을 알리기 위해 초콜릿에 ‘m’ 로고를 새기기 시작했다. 이 디자인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여담으로 2023년 1월 새로 추가된 보라색 캐릭터가 성소수자를 연상하게 한다며 지나친 정치적 올바름 때문에 거슬린다는 보수 진영의 반발 때문에 엠앤엠즈 역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바 있었으며 현재 보라색 캐릭터는 철회되었다.)
2차 대전 당시 미군에게 널리 보급된 또 다른 초콜릿으로는 허쉬 초콜릿이 있다. 1937년 미군이 전투식량 개발을 위해 허쉬사에 협력을 요청하며 군납이 시작되었다. 이 허쉬 초콜릿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널리 보급되며 전쟁의 상징이 되었는데 특히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고 에너지 보충을 위해 이용되면서 중요한 전투식량으로 자리 잡았다. 맛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병사들이 한 번에 다 먹어치우는 일을 막고 오랫동안 휴대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허쉬 초콜릿은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사업을 확장하여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커피를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품’ 중 하나로 여겼다. 이때 보급된 것이 네슬레의 인스턴트커피, ‘네스카페’다. 1929년 네슬레는 브라질로부터 ‘막대한 양의 잉여 커피를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네슬레는 7년간의 개발 끝에 인스턴트커피를 개발했고, 1938년 스위스에서 자사 이름(Nestlé)과 카페(Café)를 합쳐 ‘네스카페’를 선보였다. 네스카페는 미군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야전에서 피로와 싸우던 병사들은 커피를 마시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각성 효과를 얻었다. 또한 의무관들은 부상병이 쇼크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뜨거운 커피를 마시게 했다고 한다.
세계 최초로 볼펜을 발명한 사람은 신문기자였다.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라슬로 비로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신문기자로 일했다. 당시는 만년필을 쓰는 시대였다. 라슬로 비로는 만년필 잉크가 너무 천천히 마르고 만년필 촉에 종이가 찢어지는 것을 불편하게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 인쇄용 잉크가 만년필 잉크보다 종이 위에서 금방 마른다는 점을 발견했다. 라슬로 비로는 화학자인 동생 게오르그와 함께 펜촉 끝에 작은 쇠구슬을 달고, 구슬이 굴러간 자리에 잉크가 남는 새 필기구를 만들어냈다. 최초의 볼펜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유대인이었던 비로 형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아르헨티나로 망명했지만(왜냐하면 당시 헝가리 역시 추축국에 참여 나치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만든 볼펜의 가치는 영국 공군이 알아봤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파일럿들에게 볼펜은 만년필보다 훨씬 유용했다. 전쟁이 끝나고 1950년이 되자 프랑스 사업가 마르세 비슈는 비로 형제의 볼펜 특허를 사들인다. 그는 자신의 이름 ‘비슈(Bich)’에서 ‘h’를 떼어내고 ‘빅(Bic)’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가 바로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필기구 회사로 성장한 빅(Bic)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