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

러시아와 북한 간의 만남

by 성주영

*들어가기 전: 이 글은 2024년에 쓴 글이라 현재의 국제 정세와 다를 수 있습니다. 최대한 최근 사건까지 반영해 글을 썼으니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번에는 북한이다. 최근 (글을 쓰고 있는 2024년 기준) 북-러 밀착에 대해 말이 많은데 이에 대해 한 번 다뤄보고자 한다. 한국에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2022년 2월 24일) 후 얼마 안 가 정권이 진보 정권에서 보수 정권으로 바뀐다. (2022년 3월 9일 20대 대선) 이후 윤석열 정부는 전임 정부였던 문재인 정부보다 북한과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한/미/일 삼국의 군사적 협력은 가속화되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는 증가했고, 대북 제재는 강화되었으며, 대북 확성기도 재가동시켜 선전전에도 돌입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부담이 커졌고, 국제 사회에서 또다시 한번 고립된다. 뿐만 아니라 북한 내 장마당 세대(북한의 MZ 세대) 사이에서 확산되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회의감(이 세대는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은 뒤 태어난 세대이고, 장마당에서 고생을 하며 자란 세대라 “나라가 자신들에게 해준 게 뭔가?”라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세대다)과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한류, 코로나-19,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초래된 북한의 경제 성장 저하, 중국의 수출입 통제 강화로 인한 생활고 심화, 최근에 발생한 심각한 홍수 피해까지 북한에는 악재에 악재가 겹쳤다. 이렇듯 국내외적으로 가중되는 북한은 본인들이 위기라는 것을 암시하듯 대외적으로는 한국에 대해 부력 도발을 시도한다. 올해 초부터 동해와 서해에 쏘아댄 미사일,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에 배치해 둔 장사정포, 오물 풍선 테러, 러시아와의 밀착도 북한이 스스로가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행한 것이다. 이 중에서도 러시아와의 밀착에 좀 더 초점을 둬보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2년째 전쟁 중이었고, 북한은 앞서 언급한 대내외적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러시아는 장기화되는 전쟁 때문에 포탄이 필요했으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한국을 견제할 필요가 있었고, 북한은 저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외교적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리하여 성사된 것이 양국 간의 정상회담이었고 그 산물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이하 북-러 조약)이다. 이 조약의 제4조와 제9조, 제10조의 내용이 주목할만한 사항이다.


제4조: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제9조: 쌍방은 식량 및 에네르기 안전,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의 안전, 기후변화, 보건, 공급망 등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분야들에서 증대되고 있는 도전과 위협들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호상 협력한다.


제10조: 쌍방은 무역 경제, 투자, 과학기술분야들에서의 협조의 확대발전을 추동한다. 쌍방은 호상무역량을 늘이기 위하여 노력하며 세관, 재정금융 등 분야들에서의 경제협조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며 1996년 11월 28일에 채택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와 로씨야련방정부사이의 투자장려 및 호상보호에 관한 협정에 따라 호상투자를 장려하고 보호한다.


쌍방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의 특별 또는 자유경제지대들과 이러한 지대들에 관여된 단체들에 협조를 제공한다.


쌍방은 우주, 생물, 평화적 원자력, 인공지능정보기술 등 여러 분야들을 포함하여 과학기술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키며 공동연구를 적극 장려한다


이 조항들을 살펴보면 대략 알 수 있는 내용이 있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경제적/군사적/기술적 지원을 받으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이를 통해 러시아의 지지를 등에 업고, 국내외적 위기를 타개하고,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위한 포탄을 공급받고 이와 동시에 한국을 견제하는 것이며 동시에 한국에게 미국&서방과 발맞추지 마라고 경고하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위 조약에 근거해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자국 군인을 파병한 것을 통해 재차 확인해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를 통해 러시아로부터 외화를 벌어들이고, 국내적인 정치적 리스크와 대외적 고립을 타개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때 저 조약의 제5조가 자동 군사 개입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위기감이 고조했으며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저러한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없다며 미국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는데 이에 대해 한 번 살펴보자. 아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일부다.


제1조: 당사국은 관련될지도 모르는 어떠한 국제적 분쟁이라도 국제적 평화와 안전과 정의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방법으로 평화적 수단에 의하여 해결하고 또한 국제관계에 있어서 국제연합의 목적이나 당사국이 국제연합에 대하여 부담한 의무에 배치되는 방법으로 무력으로 위협하거나 무력을 행사함을 삼갈 것을 약속한다.


제2조 당사국 중 어느 1국의 정치적 독립 또는 안전이 외부로부터의 무력 공격에 의하여 위협을 받고 있다고 어느 당사국이든지 인정할 때에는 언제든지 당사국은 서로 협의한다. 당사국은 단독적으로나 공동으로나 자조(自助)와 상호 원조에 의하여 무력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지속 강화시킬 것이며 본 조약을 이행하고 그 목적을 추진할 적절한 조치를 협의와 합의 하에 취할 것이다.


제3조 각 당사국은 타 당사국의 행정 지배하에 있는 영토와 각 당사국이 타 당사국의 행정 지배하에 합법적으로 들어갔다고 인정하는 금후의 영토에 있어서 타 당사국에 대한 태평양 지역에 있어서의 무력 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 인정하고 공통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하여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


제4조 상호적 합의에 의하여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許與, 허용)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


제5조 본 조약은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에 의하여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비준되어야 하며 그 비준서가 양국에 의하여 워싱턴에서 교환되었을 때 효력을 발생한다.


제6조 본 조약은 무기한으로 유효하다. 어느 당사국이든지 타 당사국에 통고한 후 1년 후에 본 조약을 종지(終止, 종료)시킬 수 있다.


이러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이승만 정부 때 체결되었다. 이승만 정부 당시 통일 정책은 전쟁도 불사하는 북진 통일이었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이게 달갑지 않았다. 왜냐하면 1953년 7월 27일 가까스로 정전 협정을 맺은 뒤 한국 전쟁에서 빠져나왔는데 만약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넣을 경우 미군은 한국 전쟁 때처럼 또다시 개입해 피를 흘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은 제1항에 되도록이면 무력 사용을 삼갈 것을 약속한다는 문구를 넣었고, 제2항에는 당사국이 공격을 받는다고 생각될 때 양국 간의 협의와 합의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문구를 넣었다.


이후 한국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효과에 대한 의심이 계속되자 미국은 이 조약에 자동군사 개입 조항을 넣는 대신 인계철선이라는 개념을 통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허점을 보완한다. 인계철선 개념에 해당하는 사례가 바로 주한 미군이다. 주한 미군이 공격받게 되면 미국은 자동 군사 개입을 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를 감안해 본다면(교통 요충지이기에 통일되면 극동과 유럽을 연결시켜 줄 수 있어 무역 허브로써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제적 가치도 창출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통일된 한국은 노동 가능 인구와 지하자원의 증가로 국가 체급이 더욱 커지고, 미국 입장에서는 이러한 통일된 한국을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전방 기지로도 활용할 수 있기에 더욱 중요하다. 마치 빈 체제 때 오스트리아, 러시아, 프로이센, 영국 등이 네덜란드가 벨기에를 흡수하도록 해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프랑스에서 혁명이 터질 경우 진압하라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미국은 쉽게 한국을 포기할 수 없다. 즉 한국의 유사시에 미국이 군사 개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트럼프의 대중 견제 기조에 맞춰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다 인원 감축설, 역할 재조정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글쓴이 본인은 완전 철수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도 본인은 트럼프가 완전히 철수시키지는 않을 것이고 대신 철수한다고 말로 압박을 하거나 혹은 최악의 경우 주한미군 중 일부를 빼돌려 타지에 배치해 한국을 압박해 방위비 증액과 역할 분담을 부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왜냐하면 한국은 미국에 있어 계륵 같은 존재이기에 방위 부담을 지울 수는 있어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이 계륵인 이유는 지정학적•경제적 가치(반도체 때문)가 있으면서도 국내 정치적으로 진보가 정권을 잡느냐 보수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미국에 대한 대외 정책 기조가 달라지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보통 보수는 친미, 진보는 반미 혹은 미-중 사이 중립이라고 보면 된다.) 계속해서 동맹으로 유지하자니 일본만큼의 안정성이나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같아 탐탁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제적•지정학적 가치 때문에 중국에게 내주기도 어려운 것이다.


실제로도 글쓴이의 예상처럼 주한미군에 대한 철수보다는 인원 감축과 재배치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2025년 3월 말 미국은 3~6개월 가량의 순환 배치를 목적으로 추정컨대 주한미군 휘하 패트리엇 방공 포대 2대 가량을 중동으로 차출했다. 이 시기 미국은 예멘의 후티 반군 폭격에 집중하고 있었던 때다. 즉 이러한 전략 자산의 이동은 이와 유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같은 해 5월 29일에는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주한미군 육군의 주둔지인 캠프 캐럴의 방공포대대 500여 명이 바레인•이라크 등 중동으로 배치되었다. 5월 초까지만 해도 미국은 예멘 후티 반군을 매섭게 공습했다가 후티 반군이 상선 공격 중단을 약속하자 돌연 중단했는데 위와 같은 주한미군의 인원•병력 재배치는 이러한 격동하는 중동 사태와 관련이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5월 16일 주한미군 사령관 브런슨은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


“한국의 지리적 위치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주한미군은 북한을 격퇴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우리는 더 큰 인도•태평양 전략의 작은 부분으로서 역내 작전과 활동, 투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북한·러시아·중국 지도부의 셈법을 바꾸며 어떤 충돌이 일어나든 미국에게 선택지를 준다•••(중략)•••“


또한 같은 5월에는 Wall Street Journal(월스트리트 저널)이 주한미군 4,500명 감축을 보도한 바가 있다.


7월 9일에는 미국의 싱크탱크인 Defense Priorities에서 보고서를 냈는데 그 보고서의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헌재 전체 28,500명의 주한미군을 10,000명 수준으로 줄여야 하며 순환 배치 전투 여단과 육군전투항공부대를 포함한 제2 보병사단 대부분을 철수, 나중에는 전투 비행 대대까지 철수하여 결과적으로 주한미군의 총병력의 1/3만 남기고 모두 철수하라는 내용이었다.(참고로 Defense Priorities는 공화당의 큰 손으로 잘 알려진 Koch 형제의 후원으로 2016년에 설립된 신생 싱크탱크다. Koch 형제는 막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통해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지만 그전까지는 주로 국내정치애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외교 정책까지도 확장을 하면서 Defense Priorities를 창립하게 된다.) 이 보고서의 내용에는 주한미군의 감축뿐만 아니라 각 지역•국가마다 축소해야 하는 미군 규모 역시 상세히 나와있다. 그중 아시아 부분만 한 번 살펴보자.


한국: 전투기 4개 편대에서 2개 편대로 감축, 지상 전투 부대 대부분 철수, 한국에 자주국방 요구(이미 위에서 언급했던 것과 유사하다.)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해병대 26,000명에서 9,000명으로 축소, 일부 공군은 오키나와에서 미사와•요코타 기지로 이전


대만: 미국 군사 고문단 500명 전원 철수


호주: AUKUS 활용, 핵추진(원자력 추진) 잠수함 즉 SSN 3척 배치


결과: 아시아 내 미군 병력 22,000명 축소, 동맹국들의 자주국방 유도, 제2 도련선 쪽으로 전략의 초점이 이동


여기서 도련선이란 미국의 외교•안보•군사 전문가들이 동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의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선이다. 제1 도련선은 오키나와-대만-필리핀-보르네오 북부를 잇는 선이고, 제2 도련선은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괌-사이판-팔라우-파푸아 뉴기니 등을 연결하는 선이다. 제3 도련선은 하와이-알류샨 열도-사모아를 잇는 선이다. 그러니까 한국 전쟁 직전 미국의 국방장관이었던 애치슨이 지정한 애치슨 라인(미국의 방위 대상에 필리핀과 일본만 포함시키겠다는 선)과 유사한 개념이자 각각의 도련선을 아시아•태평양에서의 제1 방어선, 제2 방어선, 제3 방어선이라고 보면 된다.


앞서 언급한 저 보고서는 Defense Priorities라는 싱크탱크의 댄 콜드웰과 제니퍼 캐버너 이 둘에 의해 작성되었다. 이 두 명 중에서 댄 콜드웰이 제2 도련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그는 제1 도련선의 경우 중국과 너무 근접해 중국의 집중 타격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기에 너무 위험하다는 논리를 제시하며 그럴 바에는 제2 도련선에서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병력 배치와 구조로 재편하자고 주장한다 그의 이러한 구상은 설득력이 있다. 중국의 경우 해상 전략의 일환으로 A2/AD(Anti-Acess, Area Denial 즉 반접근•지역거부)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해군력이 열세인 중국이 해군력이 강세인 미국을 상대로 태평양과 남중국해 그리고 대만해협을 비롯한 자국의 근해에서 어떻게 방어전을 펼칠지에 대해 구상한 전략이다. DF-21(둥펑 21) 대함 탄도 미사일(이동하는 함선을 공격하기 위해 설계된 탄도 미사일), 전자 방해 공격 즉 ECM(Electronic Counter Measures/전자전에서 상대의 전자기기의 성능을 방해하거나 저하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장비나 수단을 의미한다.), EMP(Electromagnetic Pulse/강력한 전자기 펄스를 발생시켜 전자 장비 자체를 파괴하거나 오작동을 일으켜 전자 장비를 무력화시키는 무기 체계)를 활용해 미 해군이 동아시아 주요 해역에 접근하는 것을 막은 다음 증강된 자국의 해•공군력을 통해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동아시아 주변국들 예를 들자면 한국, 일본, 필리핀, 대만 등을 제압해 속국 또는 위성국으로 만드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 때문에 미국의 제7 함대(아시아•태평양 담당)가 제1 도련선에서 싸울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반면 현재 미국 국방부 정책 차관이자 올해 8월에

나올 미국의 국방 계획 전략서 즉 National Defense Strategy를 작성하고 있는 엘브리지 콜비에 의하면 그는 제1 도련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제1 도련선을 중국의 해양 진출을 막을 수 있는 최우선의 방어선이라고 본다. 또한 그는 여기가 뚫리면 제2 도련선에서 중국을 저지해야 하므로 미국의 분산 배치와 기동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제1 도련선에 많은 미군을 영구 주둔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콜드웰처럼 회의적이다.


더 자세한 건 콜비 차관의 National Defense Strategy가 나와봐야 알 것이다.


일단 여기까지만 본다면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보다는 주한미군의 역할 재조정과 인원 감축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즉, 앞으로의 주한미군은 북한 견제뿐만 아니라 중국 견제에도 사용될 것이라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계획을 두고 대한반도 정책이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것이라고 평가하며 자칫 잘못하면 북한에게 한미 동맹의 약화로 내비칠 수도 있고 한미 관계의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와 산업 능력, 특히나 이번 관세 협상에서 미국에 구미가 당겼던 한국의 조선업과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감안해 본다면(특히나 국제 관계를 비즈니스처럼 바라보는 트럼프라면 더더욱이) 여전히 주한미군이 계속해서 주둔할 가능성은 높으며 아무리 중국 견제를 외치며 주한미군의 역할 재정립•확대를 주장하더라도 주한미군의 본질적 역할인 북한 견제 역시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가 이렇게 하는 것은 한국이 동맹국으로서의 역할을 좀 더 하길 바란다는 의도도 내포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도 미국 펜타콘 출입 기자였던 김동현 기자 분이 ‘우리는 미국을 너무 모른다’라는 저서에서 말씀하셨듯 미국은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더 많은 희생과 대가를 지불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의 트럼프의 주한미군 감축과 역할 재조정•확대 역시 이런 미국의 의도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어느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중 견제로 확대되면 북한의 키맨이 중국인데, 중국과 한국이 원수 사이가 되고 무역·경제뿐만 아니라 중국이 북한을 조종해서 우리에게 장난을 칠 수도 있는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다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현재 이재명 정부가 대북 정책에서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고 경제적 차원에서 중국의 심기를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향후 미국과의 마찰을 불러일으킬 잠재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특히 트럼프는 중국을 억제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데 현재 한국의 이재명 정부는 중국을 협력의 대상으로 보니 이는 당연히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왜 글쓴이가 앞서 보수는 친미 진보는 반미이거나 미-중 사이의 중립이라고 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셈법과 속내가 다른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역할과 규모가 어떻게 확정될지 세기의 관심이 쏟아지는 요즘이다.


마지막 여담으로 아직까지 희망이 있는 것이 2025년 7월 11일 상원 군사위원회는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대한 표결을 찬성 26: 반대 1로 가결했다. 군사위가 공개한 요약본을 보면 NDAA에는 “한반도에서 미군 감축 혹은 연합사령부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은 국방장관이 이 같은 조치가 국익에 부합한다고 의회에서 인증받기 전에는 금지된다”라고 적시되어 있다. 국방수권법은 미 연방 의회가 매 회계연도 국방 예산을 승인하는 핵심 법률이다. 해당 회계연도 1년 간만 유효한 한시법으로, 매년 새로 제정돼 변화하는 안보 환경과 국방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담는다.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주한미군 규모를 줄이지 못하게 하는 조항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이던 2019 회계연도 법안에도 들어간 적이 있다. 이때 당시 법안은 주한 미군의 수를 22,000명 이하로 감축하는데 국방예산을 사용하는 것을 막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거나 줄이는 것을 막기 위한 적극적 조처로 평가받았다. 이번에도 이와 똑같은 조치가 취해진 것이었다. 참고로 2026 회계연도 NDAA의 효력 기간은 2025년 10월~2026년 9월이다. 그렇다면 2026 회계연도 NDAA가 발효되기 전까지는 어떨까? 2024년 10월~2025년 9월까지 효력이 있는 2025년 회계연도 NDAA가 적용되는데 여기에서도 주한미군 병력 현 수준 즉 28,500명 유지 및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핵우산) 제공 공약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한국에게 있어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그나마 통제해 주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할 수 있겠다.


어찌 됐든 위 정보들을 통해 알 수 있는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미국은 한국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며 포기하지 않는 한 이제부터 주한미군은 대북 억제와 더불어 대중 견제 역시 병행할 것이라는 점이다.


*PLUS: 글이 너무 긴 데다가 기존의 내용에 덧붙여 급변하는 상황까지 추가하느라 글이 좀 중구난방인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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